양돈업계에서는 매년 이맘 때면 10월 양돈 대란설이 고개를 든다. 돼지 사료 생산 동향이나 돼지고기 수입 증가와 10월의 비수기 등을 감안할 때 돼지 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최근 3년의 10월 가격을 보면 지육 kg당 2004년 2천8백원, 2005년 2천9백원, 2006년 2천7백원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가격 수준은 1년 내내 3천5백원에서 4천원대에 형성되던 가격과 비교하면, 매년 이 맘 때 쯤 나오는 대란설이 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니었음이 확인된다. 올해도 예년에 못지 않게 걱정스런 목소리가 나온다. 본지가 취재한 결과(2133호 6면) 올 상반기 돼지 도축두수가 전년동기 대비 5.7% 증가했고, 여기다 모돈 사육두수가 증가 일로에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 돼지 출하량은 6~7% 증가, 10월 돈육 비수기엔 지육 kg당 평균 2천5백~2천6백원선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물론 미국산 쇠고기에 광우병위험 특정물질인 척추뼈가 발견됨으로써 대란설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어찌됐든 올 10월 생산비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은 분명해 보인다. 때문에 양돈 농가들로서는 적잖이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올해에도 예년처럼 10월 한 달만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10월이 지나면 예년 가격을 회복할 것이냐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조치 등이 이뤄진다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현재의 검역 중단 조치가 해제되고 다시 수입이 활발히 재개된다면 10월이 아닌 그 이후의 상황도 낙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양돈인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걱정만 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쯤에서 우리 양돈농가의 경쟁력을 한 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양돈농가들은 대체적으로 지육 kg당 3천원은 넘어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냉정하게 살펴볼 것은 이 같은 생산비가 MSY(모돈 두당 연가 출하두수) 12.7두(지난해 기준)를 근거로 생산비를 계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MSY 20두가 넘는 양돈 선진국과 비교할 때 부끄러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외국 양돈 환경과 비교할 때 우리의 여러 가지 한계적인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MSY 20두는 결코 쳐다보지도 못할 성적이 아니다. 노력을 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성적이라는 점에서 우리 양돈농가들의 각성이 요구된다. 실제 국내 양돈농가 중에는 MSY 20두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는 양돈농가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MSY 12~13두 벽을 넘지 못한다면 우리 양돈산업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 양돈산업이 이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전적으로 양돈농가들에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MSY 20두 이상을 뒷받침 할 수 있도록 시설 현대화 등 여건 조성이 산업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무튼 매년 이 맘 때 쯤 나도는 10월 양돈대란설은 그야말로 ‘설(說)’에 그쳤으면 한다. 아울러 앞으로 양돈농가들의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양돈대란은 10월이 아니라 1년중 어느때라도 올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