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한우협, 생산·유통·제도 개선 전반 아우르는 정책 과제 제시
국내 조사료 자급률 제고를 위한 한우업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회장 민경천)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조사료 확대계획 수립 및 제도개선 건의’를 제출하고, 생산 기반 확충과 유통 구조 개선을 포함한 종합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협회는 이번 건의를 통해 조사료 재배 확대를 위한 현장 중심 추진 계획과 함께, 제도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한 다각적인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농가 홍보부터 공동구매까지…현장 중심 확대 전략
한우협회는 우선 조사료 재배 확대를 위해 농가 참여를 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사료 직불금 상향(최대 700만원), 전문단지 확대, 정부 및 지자체 지원 정책, 국제 정세에 따른 가격 동향 등을 집중적으로 알리며 재배 확대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조사료 전문단지 확대를 위한 기반 조사도 병행된다. 지역별 법인과 대규모 농가를 대상으로 확대 의향과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 개선 과제를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유통·가격 안정 위한 공동구매 및 계약재배 추진
먼저 생산 확대와 함께 비용 부담 완화와 유통 개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사일리지 필름 공동구매 사업을 추진해 농가의 자재 비용을 낮추고, 계약재배 활성화를 통해 생산자와 수요자 간 신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조사료 잉여 물량이 발생할 경우 지역 간 이동을 지원해 수급 불균형을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계약가격보다 시장가격이 낮아질 경우 차액 보전 등 정부 지원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또한 들녘경영체와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국내산 조사료 공급망을 체계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협회는 이 같은 계획이 실행될 경우 국내 조사료 재배 면적과 생산량이 10~15%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농지·직불제 구조 손봐야”…제도 개선 요구
또한 생산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현행 제도상의 한계를 지적하며,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농지은행 임대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일부 농지에서 하계작물만 재배하고 동계에는 조사료를 재배하지 않거나 타인이 재배하는 경우에도 직불금은 임차인이 수령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제 조사료를 생산하는 농가가 직불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작기 분할 또는 이모작 의무화를 통해 실경작자 중심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종자비와 작업비 상승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 국비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특히 사일리지 제조비 지원단가를 현행 톤당 6만3천380원에서 7만원 수준으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농기계·시설 지원이 법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개별 농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도을 지적하며, 국비 보조 확대 필요성도 제기했다.
직불금·공동구매·계약재배 확대
현장 중심 생산 기반 확충 추진
직불제 개편·가격 공시 도입 요구
수급 안정·비용 절감 효과 기대
유통 정보 공개·공공 역할 강화 필요
유통 구조 개선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한우협회는 조사료와 볏짚 등의 가격과 물량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가격 공시 시스템’ 구축을 요구했는데, 이를 통해 잉여 지역의 물량이 부족 지역으로 원활히 이동하도록 하고, 적정 가격 형성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농협을 중심으로 한 계약재배 확대와 일부 물량에 대한 정부 수매를 통해 가격 기준을 마련하고, ‘조사료은행’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농협 조사료 유통센터 역시 단순 유통을 넘어 건조·정제·압축 등 1차 가공 기능까지 수행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포함됐다.
재배 기반 확대…새만금·유휴지 활용 제안
재배 면적 확대를 위한 구체적 방안도 제시됐다. 새만금 부지 내 조사료 재배 농가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하천부지와 공유지 등 유휴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비농업인 소유 농지에 대한 처분 의무를 강화해 농지은행이 이를 매입한 뒤 조사료 생산에 활용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이는 농지 투기 억제와 공공형 농업단지 조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됐다.
품종 개발 등 중장기 과제도 제시
아울러 이모작 확대를 위한 품종 개발 필요성도 언급됐다. 기후 변화로 동계 조사료 수확 이후 하계 작물 파종 시기가 겹치면서 농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수확 시기를 앞당기고 생산성을 높인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사료 자급, 한우산업 지속가능성의 핵심
한우협회는 이번 건의가 단순한 생산 확대 정책이 아니라, 한우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조사료 자급률을 높이지 못하면 수입 의존 구조 속에서 생산비 부담이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며 “생산·유통·제도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건의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조사료 생산 기반 확대와 함께 한우 산업의 비용 구조 개선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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