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홍석주 기자]
“강릉은 기온이 높아 꿀벌 피해가 비교적 적고, 밀원이 풍부하며 오염률도 낮아 양봉업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기후와 질병 등의 문제는 양봉산업의 기반을 뒤흔드는 심각한 위협 요인이자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1978년부터 양봉업에 몸담아 온 이경빈 한국양봉협회 강릉시지부장은 현재 160봉군 규모의 대표 양봉장 ‘샘양봉원’을 운영하며 지역 양봉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이 지부장은 “올해 꿀 수확량이 전년 대비 약 15%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록적인 폭우와 폭염으로 인해 생산량도 줄고 분봉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며 “이상기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없이는 양봉산업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양봉은 단순한 먹거리 생산을 넘어 화분매개체로서 공익적 가치를 지닌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응애류와 바이러스 등 병해충 피해를 막기 위한 효과적인 방제 대책 마련도 산업 지속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밀원수 부족으로 인한 양봉 생태계 위축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강릉의 주요 밀원은 아까시나무인데, 개화기 이후 밀원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농약과 제초제로 인해 꽃이 피기도 전에 제거되거나, 도시화로 인해 번식이 불가능한 ‘삼배체(무번식 씨앗 식물)'가 식재돼 꿀을 얻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어 “아까시나무를 벌목하고 소나무로 대체하는 행위 역시 양봉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행정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희망적인 변화는 있다. 이 지부장은 “강릉 지역 양봉업에는 젊은 층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노년층이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한 반면, 청년 양봉인들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 사양관리 등 현대적 방식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 차원에서도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스마트 양봉 기술 교육을 강화하는 분위기가 활발하다”고 덧붙였다.
이 지부장은 양봉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행정 지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강릉시는 공유지를 양봉에 활용할 수 있도록 약 10일간 공고 절차를 거쳐 임시 허용하고 있으나, 현장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꿀 농축시설, 화분반죽기 등 가공 장비 지원은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청정 강릉을 지키고 고품질 벌꿀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농가·조합·행정이 삼위일체로 협력해 강릉을 명실상부한 양봉 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