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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화제의 현장-전북한우조합

“조합 설립 기본 이념 지키는 것에 집중할 뿐”
신뢰로 쌓은 가치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다수농가 공익 창출 목적 초심 유지
100두 이상 대규모 농가 가입 제한
조합원 생산물 가치 있게 판매 열중
코로나 어려움 속 호황 이룬 원동력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전북한우조합(조합장 김희동)이 가는 길은 예사롭지 않다. 100두 이상의 대규모 농가는 조합원으로 받지 않고, 코로나로 대부분 매장이 매출 하락에 허덕일 때도 전북한우조합의 총체보리한우
전문매장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호황을 이어나갔다. 작년에는 한우도매가격이 낮아진 만큼 소매가격을 두 차례나 낮추기도 했다.
기이하다고 할 수 있는 이런 전북한우조합 의 운영방식과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궁금했다.
김희동 조합장은 “전북한우조합은 태생부터가 남달랐다. 조합원 스스로가 한우조합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창립됐고, 조합원과 조합이 하나라는 가치를 목표로 지금까지 운영해 왔다. 조합은 조합의 역할을 다하고, 조합원은 조합원의 역할을 다하는 기본을 지키려 노력했던 것이 지금의 우리 전북한우조합을 만든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규모 농가만 조합원으로 받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앞서 말했다시피 우리는 다수의 농가를 위해 만들어진 자생 단체다. 대규모 농가들의 가입이 많아지면 조합이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고 판단했고, 수 차례 진지한 논의를 거쳐 현재는 100두 이하의 농가만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준조합원으로 일정 기간(1년 이상)을 거치면 100두 이상 농가도 가입이 가능하다)”며 “우리 조합이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기업이라면 대규모 농가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유리하겠지만 우린 필요 이상의 수익을 낼 이유가 없는 조합이다. 조합원의 생산품을 가치 있게 팔아내고, 직원들이 노력하는 만큼 보상받는 구조로 운영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면 조합원들과 상의해 출자를 더 받거나 행정에 지원을 요청한다. 조합의 수익이 목적이 아니라 조합원인 농가들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는 점을 충분히 설득하고, 필요시에는 소비자가격을 낮춰 혜택이 최대한 다수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합의 성장이 목표가 아니라면 굳이 대규모 농가를 받아 부담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지적은 신선하게 들렸다. 또한, 조합이 순수한 기능에 충실하면 규모를 떠나 할 수 있는 역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새롭게 느껴졌다.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은 그만큼 초심을 지키는 것이 어렵다는 뜻. 전북한우조합이 가는 길은 그 초심을 지키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듯했다.
김 조합장은 “선대 조합장님들이 지켜오신 신념과 우리 조합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조합원이 조합을 신뢰하는 만큼 조합도 조합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인력 관리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며 “가공장에서 직원이 어떻게 일 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품질이 달라진다. 판매장에서 직원이 어떤 자세로 손님을 대하느냐에 따라 그 손님의 우리 매장에 대한 평가가 결정된다. 그 작은 차이가 우리의 가치를 결정하고, 우리 조합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기에도 매장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넘쳐났고, 요즘도 하루평균 500~600명이 방문할 만큼 장사가 잘된다. 단순히 가격이 싸다고 될 일은 아니다. 가격이 싸면서도 품질은 좋아야 하고, 거기에 서비스까지 좋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장사가 어렵다.
한우조합의 판매장 직원들을 보면 마치 직원 모두가 자기 가게인 것처럼 일한다. 그리고, 바쁘게 움직이는 와중에도 미소를 잃는 법이 없다. 조합가공장에서 개발한 다양한 가공 제품들은 계산대에 예쁘게 진열돼 있다. 곰탕, 소량포장 국거리, 육포까지 푸짐한 한우고기로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친 손님은 빈손으로 가지 않는다. 너도나도 나가는 길에 하나씩 들고 간다.
한 매장 담당 직원은 “곰탕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좋다. 한번 먹어보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맛이다”라고 자랑했다.
전북한우조합은 작년에 두 차례에 걸쳐 한우고기 판매가격을 인하했다.
김 조합장은 “한우고기 도매가격이 낮아졌으니 판매가격을 내릴 기회가 생겼다. 낮추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발 없는 소문은 빠르게 퍼졌고, 매출은 올라갔다. 정직한 가격으로 한우고기를 판매하는 곳이라는 인식은 아무리 많은 홍보비를 뿌려도 절대 가질 수 없는 이름이다. 이것 역시 기본이 무엇이냐에 주목하고 행동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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