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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최윤재 교수의 ‘목소리’ <18>균형식사가 국민건강에 중요하다 (2)

채식 위주 식단, 체내흡수율 낮아 영양 불균형 야기
신체 발달·면역력 저하 등 문제 발생 가능성

  • 등록 2019.12.06 10:29:34


(서울대학교 교수,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2-2) 채식주의 식단의 영양생리학적 문제점
채식주의 식단의 영양생리학적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채식주의 식단은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반면 지방의 섭취는 부족하다. 국내 한 논문은 한국인 중 20년 이상 채식을 지속한 사람 45명 (남성 23명과 여성 22명, 평균연령 49.5세)과 일반인 30명 (남성 15명, 여성 15명, 평균연령 48.9세)의 영양소 섭취 현황을 조사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채식인들의 탄수화물 섭취량은 총에너지 섭취량의 66.4%로, 일반인의 56.3%보다 유의적으로 높게 나왔으며, 이는 보건복지부에서 권장하는 55~65% 보다 높은 수치이다. 한편 채식인들의 지방 섭취량은 총에너지섭취량의 15.3%로, 일반인의 25.1%보다 유의적으로 낮게 나왔으며, 보건복지부에서 권장하는 15~30% 범위의 최소값에 겨우 속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미경, 2012). 이와 같이 우리나라 채식인들의 경우 탄수화물의 섭취량이 높은 반면에 지방의 섭취량은 매우 부족하여 영양 불균형 문제가 발생한다.
둘째,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는 다양한 영양소의 섭취가 어렵다. 채식 유형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채식은 칼슘 및 비타민 D, B12, B6, 철분, 오메가 3 지방산 등의 영양소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조선일보, 2015). 이들 영양소의 부족은 아래와 같은 다양한 문제들을 야기한다.
① 비건과 오보 베지테리언(계란은 허용)의 경우 특히 칼슘과 비타민 D의 섭취량이 부족하다. 이들 영양소의 부족은 성인 남녀의 정상 골밀도 비율을 낮추고, 골감소증 비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최순남, 2011). ② 비타민 B12는 세포분열과 혈액생성에 관여하는 비타민이며, 박테리아에 의해 합성되어 동물의 내장과 근육, 어패류, 유제품 등 주로 동물성 식품에 함유 되어있다. 따라서 채식인들에게 가장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이며, 실제로 채식인들의 비타민 B12 부족 및 결핍률은, 락토-베지테리언(우유는 허용)과 락토-오보-베지테리언(우유와 계란은 허용)은 32%, 비건은 43%에서 최대 90%까지 보고되었다(Roman Pawlak 등 2013). ③ 비타민 B6의 섭취량 부족은 피부염, 구내염, 구순염, 간질성 혼수, 설염, 우울증, 뇌파계의 이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비타민 B6가 100여 종의 아미노산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들의 조효소, 탈탄산 반응, 단일탄소 대사, 아미노기 전이 반응, 헴 신생합성 및 지질·탄수화물대사 등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타민 B6의 주요 공급원은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고등어, 연어, 달걀 등이다. 따라서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는 비타민 B6의 섭취량이 부족하기 쉽다. ④ 다양한 비타민뿐 아니라 지방산의 섭취도 부족할 수 있다. 필수지방산이 결핍되면 피부에 염증이 생기고, 피부가 벗겨지며, 위장에 문제가 생기고, 면역기능이 손상될 수 있으며, 특히 성장기에는 성장지연을 유발할 수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체내에서 스스로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식품을 통해서 섭취해야 하는 필수 지방산이다. 오메가-3 지방산은 에이코사펜타엔산(Eicosa Pentanoic Acid, EPA), 도코사헥사엔산(Docosa Hexaenoic Acid, DHA), 리놀렌산 (α-Linolenic Acid, ALA) 등이 있다. 대부분 호두, 들깨, 들기름 등 식물성 식품에 존재하는 오메가-3 지방산인 ALA는 체내에서 사용되기 위해서 DHA와 EPA로 전환되어야 하는데, 실제 우리 몸에서는 ALA를 이용할 수 있는 형태의 DHA와 EPA로 만드는 전환율이 2~10%로 아주 낮다. 다시 말해 오메가-3 지방산을 식물성 식품을 통해 섭취한다 해도 생물학적으로 그 이용률이 낮다. 따라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비채식인의 경우 DHA와 혹은 EPA를 0.5~1.8g 섭취하도록 권장하지만, 채식인의 경우에는 ALA를 하루 열량의 1~2%를 섭취하도록 미국심장학회와 미국채식연합에서는 권고하고 있다.
⑤ 더 나아가서 채식인들은 비채식인들에 비해 철분을 많이 섭취하는데도 체내 철분의 결핍으로 빈혈 발병률이 높다. 왜냐하면 식물성 식품에 들어있는 철분은 체내 흡수율이 낮기 때문이다. 여러 번 강조한 바와 같이 동물성 식품에 들어있는 철분은 흡수율이 좋은 헴(Heme) 형태로 존재하지만, 식물성 식품에 들어있는 철분은 흡수율이 낮은 비헴(Non-heme) 형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전형적인 서구형 식사(western diet)의 경우 철분 흡수율이 약 18%인 반면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과 비건의 철분 흡수율은 각각 10%, 5%로 낮아, 체내 철분 결핍으로 인한 빈혈 발생률이 높다 (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 2014). ⑥ 마지막으로 채식인들은 아연의 낮은 체내 흡수율로 인해 아연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 아연은 체내 약 100여 개 효소 및 조효소의 구성요소로 작용하여 촉매활성에 기여하고, 유전자 발현 조절과 면역 작용 및 세포분화에 관여하는 영양소다. 따라서 아연이 부족하면 성장 지연, 식욕 감퇴, 설사, 탈모, 신경장애 등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아연은 적육에 많이 들어있을 뿐 아니라, 동물성 단백질은 아연의 체내 흡수율을 높여준다. 반면에 전곡류와 콩류 등 식물성 식품에는 아연의 흡수를 억제하는 피틴산(phytate)의 함량이 높아, 채식위주의 식단으로는 인체에 필요한 아연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결국 채식위주의 식단은 탄수화물 과다섭취 뿐 아니라 비타민D, B6, B12 등의 부족, 칼슘, 철분, 아연 등의 낮은 체내흡수율 등으로 인해 영양소의 불균형과 결핍을 초래하여 신체 발달 및 조절 면역기능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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