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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ASF 발생 이후 축산분야의 과제

  • 등록 2019.11.27 10:41:33


유 용 교수(서울대학교)


2019년 9월 17일에 경기도 연천에서 발생한 ASF는 10월 9일 이후로 양돈장에서 발생하지 않아 양돈업계는 안도감을 갖고 있다.  2018년 중국에서 ASF가 발병했을 때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곧 발병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있었지만, 정부와 양돈업계에서 잘 막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에서 감염되어 넘어오는 멧돼지에 대해서는 국방부, 환경부에서 전혀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공언한 것이 결국 허언이 된 상황이다.  접경지에서 ASF가 발생한 것은 이제 큰 고비를 넘겼지만, 지금부터 제 2의 ASF 발생을 철저히 막아 또 다른 혼란이 없도록 해야겠다. 
정부에서는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ASF에 대해 초기에 강력한 차단방역정책으로 ASF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정책기조아래 양돈장들에 대해서 다소 과도한 안락사 정책을 취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행정구역단위로 양돈장을 대상으로 안락사를 시킨 것은 아마도 전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미 과도한 안락사와 함께,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울타리를 쳐서 멧돼지의 이동에 따른 ASF의 확산을 막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데, 이같은 방법은 효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양돈장들을 대상으로 안락사를 진행할 때 아쉬웠던 것은 양돈농가들에 대해서 양돈장을 운영하지 못하는 기간동안, 그리고 새로 입식하여서 농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때까지의 피해규모를 산정하여 세밀한 보상체계를 준비하는 정책이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우선 대규모 안락사를 시키고, 나중에 생계비보상, 정책자금이자 지원등의 정책이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기르던 돼지들을 안락사시킨 농가들은 재정적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화시설자금, ICT지원 등으로 정책자금을 지원받은 양돈농가들뿐만 아니라, 사료업체들에게 사료비여신을 가지고 있는 농가들은 매달 이자부담에 시달라고 있다고 한다.  정부에서는 향후에도 제 1종 법정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농가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보상체계를 가다듬어 SOP에 확정해 놓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으로 사료산업, 양돈업계에서도 이번을 계기로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우선 사료산업계에서는 출하차량에 대한 관리가 더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하겠고, 지입차량이라도 광역자치단체를 넘지않도록 관리가 되어야 하겠다.  경기도 차량은 경기도에만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에 정부에서 보여준 방역정책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 사료회사들 뿐만 아니라, 첨가제회사, 수의사들이나 동물약품회사들도 지역적으로 구분하여 영업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될 시점이라 생각한다.  EU의 여러 나라들의 수의사들도 전국적으로 영업하는 형태가 아니라 일정 지역을 맡아서 관리하는 것이 현실이므로 질병의 차단을 위해서 우리나라도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하겠다. 개별 양돈장들은 규모화, 전문화의 형태로 양돈산업이 발전하면서 자체 농장들이 차단방역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는 양돈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지역적으로 개별 농장의 차단방역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정 범위내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무차별 안락사가 진행되는 것은 없어야겠다. 차단방역시설에 많은 투자를 하고, 비용을 들이고 있는 양돈장들의 입장에서 일정 지역내에 모든 양돈장들의 돼지가 안락사된다면 개별농장의 차단방역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ASF는 구제역과는 달리 접촉성감염에 의해 질병이 전파되는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고, 2018년 9월 26일 벨기에는 멧돼지에서 ASF바이러스가 발견되었을 때 해당 지역내 양돈장의 돼지들은 전혀 안락사를 시키지 않고, 멧돼지들만 모두 박멸하여 아직도 ASF의 추가 발병이 없다. 
마지막으로 양돈장을 운영하는 농가들에게 간곡하게 부탁하고 싶다.  이번에 연천에서 ASF가 발생함에 따라, 접경지역의 양돈장들에서 사육중이던 40여만두의 돼지들이 안락사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렇다면 함께 양돈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접경지역의 양돈장들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차원에서 한돈협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금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향후에 어떤 질병이 어디에서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시대가 되었는데, 특정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동반자적인 입장으로 함께 돕는 아름다운 모습이 양돈업계에서 반드시 있어야겠다.  한돈협회에서 모돈 두당 1천원씩 계산을 하여 모금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접경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일수록 더욱 모금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따뜻한 온정을 나누었으면 한다.  2013년 양돈산업이 불황을 겪었을 때에도, 전국적으로 모돈감축 10%운동이 전개될 때에도 많은 농가들이 함께 참여하여, 성공적인 모돈감축이 이루어져 2014년부터 양돈업계가  다시 호황을 누렸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고통을 함께 나누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하는데, 접경지역에서 우리나라 양돈산업의 큰 축을 담당하던 많은 양돈장들의 어려움을 우리나라 전국의 양돈장들이 함께 나누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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