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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창간 34주년 특집-포커스>농협축산경제-일선축협 진로는

거시적 안목서 경제사업 협업구조 다시 짜야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수입 축산물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관세 제로화 시대가 다가오는 등 한국축산의 대내외적 여건변화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와 일선축협이 지금의 느슨한 형태에서 벗어나 보다 튼튼하고 항구적인 사업연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개별사업이나 사안에 따라 협력하는 체계로는 급변하는 축산지형의 변화 속에서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루빨리 큰 틀에서 사업체계를 다시 점검하고, 축산경제사업 전반에 걸쳐 축산경제와 축협이 제도적 장치를 바탕으로 각자도생에 흔들리는 협동조합 사업시스템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컨트롤타워 역할 중요…계통조직 협동이 시장경쟁력
새로운 지형 맞서 과감한 M&A·성장동력 발굴 시급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와 일선축협은 우리나라 축산업이 지금처럼 농촌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해온 과정을 주도해온 협동조직이다. 농협 축산경제는 그 과정에서 축협중앙회로, 다시 통합농협중앙회를 거쳐 농협경제지주로 조직의 틀이 변화되어 왔고, 일선축협 역시 한 때 199개(2000년 말 농협중앙회 회원기준)에 달할 정도로 많이 설립됐지만 지금은 139개(지역 119, 품목 23)로 정예화 됐다.
외부영향이 없다면 당분간 일선축협과 농협 축산경제의 조직과 사업내용은 지금의 틀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한국축산의 지형이 협동조합 중심에서 민간자본(기업)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점은 농협 축산경제와 일선축협에 생존이 걸린 숙명적인 과제를 던지고 있다.
현재 농협 축산경제는 하림그룹 등 민간기업과 다양한 분야에서 상생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동조합 안팎에선 내부조직, 즉 일선축협과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작업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농협 축산경제와 축협이 지금의 느슨한 연계 또는 경쟁에서 탈피해 한층 유기적으로 시스템이 살아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어 시장경쟁력을 확보할수록 민간기업과 협력이나 경쟁도 한층 용이해질 수 있다는 논리이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는 지역별·품목별 축산업을 선도하는 협동조직인 일선축협의 구심체인 동시에 스스로 거대기반을 확보하고 각종 사업을 직접하는 경영체이다. 축산경제와 축협은 가축개량시설부터 배합사료공장, TMR사료공장, 특수사료공장, 가축시장, 도축시설, 계란집하장, 집유장, 동물병원 등에 있어 전국에서 가장 큰 사업기반을 갖고 있다. 축산물플라자, 하나로마트, 안심축산물전문점, 육가공공장, 유가공공장 등 축산물 가공유통시설은 물론 축산연구원, 축산물위생연구원, 축산테마공원(안성팜랜드)까지 축산업은 물론 전후방 연관산업까지 망라돼 있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은 사업규모와 다르다. 농협 축산경제가 펴내는 축산경제사업 주요 통계집에 따르면 정책사업적 측면이 강한 생산지원부문에선 대부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유통·가공부문 특히 소매부문에선 취약성을 드러낸다. 시장점유율만 분석하면 축종별 또는 사업단계별 편차가 크다.
반면 민간기업들은 어떨까. 축산을 대표하는 기업에서 올해 자산규모 11조9천억원으로 재계서열 26위에 진입한 하림그룹은 이제 명실상부한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에 한발 더 가까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지바이오, 사조그룹 등도 발 빠른 M&A와 공격적인 직영농장 확보로 축산시장 쟁탈전에 과감하게 뛰어들고 있다.
민간기업이 축산계열화 사업을 바탕으로 그룹으로 불릴 정도로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워오는 동안 축산경제 조직은 단 한건의 M&A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하림이나 이지바이오, 사조 등이 활발한 M&A로 우리나라 축산업의 지형을 바꿔 나가는 동안 축산경제는 그냥 손을 놓고 있었다는 내외부의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결정을 해왔다.
농협 축산경제와 일선축협이 조직력에 취해 있는 사이 민간기업들의 시장장악력은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모든 조직의 가치와 역량을 사업기반이나 자산규모 등으로 진단할 수는 없다.
농협 축산경제와 일선축협의 사업장이나 전체 규모가 결코 민간기업에 비해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농협 축산경제와 일선축협 사업과 조직 안에 협동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축산경제조직과 축협 경제사업에 있어 컨트롤타워의 존재여부는 분명히 논쟁거리이다. 조직체계 상 축산경제가 컨트롤타워가 맞다. 그러나 사업별로 일선축협과 협업보다 각자도생에 치중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보면 ‘조정’ 역할의 한계치가 분명히 드러난다.
일예로 협동조합 내부의 도축시설 과잉문제에 대한 대처법을 볼 수 있다. 대형팩커를 지향하는 양돈조합들은 최근 들어 대규모 도축시설을 건립하거나 추진 중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협동조합 내부의 치열한 경쟁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도 농협 축산경제의 선택은 “부천축산물복합단지 추진을 시작할 당시와 일선축협과 시장상황 등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여건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서 부천복합단지의 규모와 기능을 고민하고 있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당장 도축가공사업에서 내부경쟁이 불 보듯 뻔하지만 목우촌을 포함한 축산경제와 일선축협의 시장을 향한 공동 전략은 부재한 상황이다. 20년 가깝게 끌어온 배합사료공장의 연합작전은 그나마 이제 일부지역을 대상으로 다시 첫 발을 떼는 상황이다. 이 마저도 지금껏 그래왔듯이 상당히 지난한 과정이 예고돼 있다.
이 때문에 지금처럼 농협 축산경제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자기만의 목표달성에 매달리는 구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금이라도 축산경제와 일선축협 사업장과 사업장 간 협동이 작동될 수 있도록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컨트롤타워가 바로 서야 한다. 시스템이 작동될 때 따로 노는 사업에서 하나의 조직으로 민간기업과 제대로 실력을 겨뤄볼 수 있다.
협동조합의 강점인 협동이 제대로 살아 있어야 성장동력도 확보 가능하고 경쟁도 해볼 수 있다.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야 축산경제와 일선축협은 지속가능한 축산과 함께 조직의 생존력도 강해질 것이다.
일선축협 조합장들이 가장 우려하는 사업경합을 불식시키고 농협 축산경제가 양축가 조합원과 축협의 대표조직으로 기능하면서 밖으론 그들을 대변하고, 안으로 협동을 작동시키는 조정자 역할을 다할 때 축산농가, 축협과 행복한 동행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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