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단협·오리협 전량폐기 촉구 성명
사조측 2개월 내 판매 중단 약속
국내에서 손꼽히는 오리계열화 사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사조그룹의 또다른 계열사에서 수입산 오리고기를 판매해온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오리를 비롯한 축산업계로부터 맹비난이 쏟아지면서 사조그룹측은 조만간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등돌린 여론을 완전히 되돌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이병규)와 한국오리협회(회장 김병은)는 사조그룹 계열사인 사조오양측이 수입산 오리고기를 판매해온 사실을 확인한 직후 성명을 통해 “최악의 가격폭락 사태로 오리농가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는 가운데 솔선수범해야 할 대기업이 오리고기 수입에 앞장서는 행태는 업계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수입 오리고기의 전량 회수 및 폐기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성명에서 “지난 2년여 동안 발생된 AI여파와 경기침체로 국내산 오리고기 소비는 바닥을 헤매고 있고, 가격은 생산비를 밑돌고 있으며 냉동재고량은 1천만 수에 육박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사조그룹의 오리고기 수입은 가뜩이나 얼어붙은 오리산업에 찬물을 쏟아 붙는 격”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사조그룹 계열사의 한곳으로 오리고기 전문업체인 사조화인코리아 역시 불황으로 인해 냉동 재고량이 100만수에 달하고 있음에도, 또다른 계열사인 사조오양측이 자신들의 영업이익을 위해 저렴한 수입산 오리고기를 들여오고 있는 행태는 도저히 납득할수 없다”고 격분했다.
최악의 오리산업 극복을 위해 의무자조금 납부 등 범업계 차원에서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 대기업인 사조그룹은 국내 농축산농가들의 생존권은 고려하지 않은 채 눈앞의 이익만을 노린 얄팍한 상술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사조그룹의 오리고기 수입은 향후 한우, 한돈 등 수입 축산물로 범위가 넓어지는 단초가 될 수 있는 만큼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수입 내역 모두 공개 ▲대국민, 축산인에 대한 공개 사과 ▲시중 판매·유통 수입 오리고기 전량 회수 및 폐기 ▲그룹차원의 재발방지 약속을 사조그룹측에 촉구했다.
이처럼 파문이 확산되자 사조오양 측이 진화해 나섰다.
사조오양 측은 현재 업계가 처한 현실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온라인제품은 즉시 판매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산 오리고기를 수입하고 있는 해당업체의 대안이 마련되는 약 2개월후에는 수입산 오리고기 판매를 완전히 중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국내산 오리고기 소비 활성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계열사와 사육농가 간 상생방안을 적극 모색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김병은 오리협회장은 이에대해 “다소 미흡한 점은 있지만 사조그룹측의 향후 움직임을 예의주시 할 것”이라며 “만약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시 축산관련단체는 물론 소비자단체와 연대해 사조제품 불매운동과 항의집회 등 강력한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