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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고라 털로, 육용으로 오르락 내리락…웰빙시대 ‘가치 재발견’

토끼띠 해 / 토끼산업의 오늘과 내일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저지방 고단백 영양식품으로 주목…소비자 거부감 해소가 관건
최근 전용도축장 가동…유통체계 확립·꾸준한 홍보활동 시급과제


 

▲애완동물로 시작
우리나라에서 산토끼가 아닌 가축으로서 집토끼가 사육되기 시작한 것은 1900년대 초 일본으로부터 집토끼를 수입하면서 부터다. 집토끼의 초기 사육은 귀여운 생김새와 온순한 성질 때문에 애완동물로서 사육하게 됐다. 고기, 모피 등 활용가치가 높았지만 각 가정에서 1~2마리씩 길러지는 소규모 형태를 유지했다. 이런 형태가 상당기간 지속돼 오다가 양토산업이 규모를 갖추고 발전하게 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중일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일본군에 방한용 토끼모피가 필요하게 되면서 부터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 일본정부가 정책적으로 우리나라 농가에 토끼사육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이 당시 주로 사육된 품종은 크기가 크고 보온력이 좋은 털을 가진 대형종이다.

▲앙고라 털 유행으로 토끼산업 전성기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후 토끼산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해방직후와 6.25를 겪으면서는 개체수가 급감하기도 했지만 휴전 이후 농가가 소자본으로 기를 수 있는 토끼의 사육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개체수가 빠르게 증가했다. 정부에서도 외국으로부터 여러 품종의 종토를 수입해 농가에 분양보급하면서 토끼사육을 장려했다.
개체수는 1951년 겨우 6만8천200두만 남았지만, 1955년 29만599두까지, 1962년에는 132만4천803두까지 증가했다.
당시 토끼사육의 주목적은 고기의 생산보다는 앙고라 토끼털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를 공급하기 위함 이었다. 이 같은 유행은 경기가 호전되면서 생활수준이 높아져 화학섬유를 대신해 앙고라 털 같은 고급 동물성 모직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앙고라 털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그들 국가에 수출하면서 외화벌이에 톡톡한 한 몫을 했다.
앙고라토끼의 사육두수는 1961년 1만2천451두였던 것이 1967년에는 20만3천479두로 무려 17배가 성장했다. 전체 토끼 사육두수의 25%를 차지하는 것이었다.
이때가 국내 토끼산업으로서도 대규모 사육형태가 자리를 잡은 시기라고 볼 수 있다. 토끼사육장이 목재에서 철제 케이지로 바뀌었고, 사료도 토끼전용 펠럿사료가 보급되면서 자가생산으로 조달하던 한계를 넘어섰다. 양토산업이 현대화, 규모화 됨에 따라 경영형태를 갖춘 양토산업이 이뤄졌다. 국내 양토산업의 전성기라 봐도 좋을 시기다.

▲기나긴 침체기
전성기를 누렸지만 그 기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앙고라 털의 유행이 지나면서 수출이 감소하고, 토끼털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가격 폭락이 오고 말았다. 1971년 앙고라 토끼 사육두수가 불과 4년 전인 1967년의 1/10수준인 2만740두까지 떨어졌다. 토끼 총 사육두수도 크게 감소했다.
침체기를 걷던 토끼산업이 또 한 번의 전환기를 맞는다. 1975년 당시 정부의 초식가축 장려 정책에 따라 육용종 토끼의 사육을 적극 지원하면서 부터다. 정부는 다시 외국으로부터 육용종 종토끼를 수입, 분양하기 시작했고 토끼사육두수는 단기간에 급증했다.
특히, 대규모 사육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500~1천두 농가가 늘어났고, 3천~5천두 규모의 전업양토경영을 하는 양토장이 생기면서 근대화된 형태로 전환됐다.
하지만 생산에 대한 지원은 있었지만 이를 어떻게 판매하겠다는 계획이 없었던 문제로 토끼산업은 다시 긴 불황으로 최근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육용토끼의 유통을 위해 필수적인 전용도축장도 최근에야 마련됐다.

▲토끼고기의 재발견
토끼고기는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저지방 고단백 영양식품으로 미용, 다이어트식 및 당뇨, 신경통 등에 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돼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미 수차례 연구를 통해 밝혀졌고, 한방 의학서적들을 통해서도 수차례 토끼고기의 장점이 설명된 바 있다. 다만 아직 국내에서 토끼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에 의해 쉽게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토끼고기가 가진 장점은 현대 사회의 식생활에서 건강식품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장점이 많은 만큼 활용방법에 따라 충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국내에서 토끼를 사육하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육용토끼의 유통체계 및 소비형태가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육은 물론 판매까지 농가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안되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감안해 소비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사육후 판매까지 이어질 수 있는 출하구조를 갖춘 다음 안정적인 규모로 시작해 점차 크기를 늘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향후전망 및 발전방향
토끼고기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기존 주요 축산물에 비해 함유수분이 적고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넒은 소비계층을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이것이 토끼가 가진 발전가능성이다. 다만 유통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저변확대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현 구조가 획기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이상 발전속도가 더딜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열악한 환경이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토끼산업이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단계를 밟아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있고, 이를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자립해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토끼고기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생산비를 낮추는 노력이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토끼고기가 가진 장점에 대해 소비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꾸준하고 다각적인 홍보 마케팅이 이뤄져야 한다. 홍보자료 및 포스터를 배부하고, 시식회 및 할인판매를 통해 소비자들이 토끼고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행사가 필요하다.
사육농가는 사육에 전념하고 체계적인 유통구조를 통해 토끼고기가 다양한 루트로 소비자들에게 공급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소비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식품’이라는 이미지를 확보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같은 과제들은 기본적으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토끼가 가진 잠재력은 매우 크다. 그 잠재력이 폭발하게 된다면 미래 우리 축산업에서 토끼가 차지하는 역할은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2011년 토끼의 해. 오랜 침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토끼산업이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한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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