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회장 최원병)가 인적쇄신을 포함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농협은 지난 4일 새벽 가락시장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농협을 강하게 질책한 직후 각 사업부문별 대표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농협은 대표이사 긴급대책회의에 이어 지난 5일에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세부실천계획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농협중앙회 전무이사와 사업부문별 대표이사, 조합감사위원장을 비롯해 집행간부(상무) 이상은 전원 사의를 표명했다. 계열사 임원들도 곧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농협중앙회 인원을 10% 이상, 2천명까지 줄인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조직 전체가 술렁거리고 있다. 또 총 60개에 달하는 부서를 사업부문별로 통폐합을 거쳐 10개 안팎을 줄인다는 계획도 전해지고 있다. 집행간부를 대폭 축소하고 부장급도 줄이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1·2급 직급을 통합 운영하고 현재 급수에 따른 급여체계를 보직별로 전환한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현재 2급이 맡고 있는 부부장직에 1급을 배치해 급여를 줄이고, 일부 1급 부장들은 계열사 임원으로 전진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비상경영위원회에서 논의된 구조조정방안에 대해 ▲지주회사제 도입을 통한 지배구조혁신 ▲인적쇄신을 통한 구조조정 ▲농기계임대사업 조기 정착 ▲유사업종 자회사 통합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농산물 산지점유율 60%, 소비지 점유율 15% 달성을 통한 농산물유통선진화 달성 등이라고 밝혔다. 먼저 경제사업은 농업인 실익위주의 운영을 위해 비효율을 제거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자본을 새롭게 확충해 현장의 지역조합과 농업인이 필요로 하는 산지유통 활성화 등 신규사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도록 기능을 재조정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값싸고 품질 좋은 농축산물 공급을 위해 2015년까지 3천평 이상의 소비지 대형 직거래망 50개를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신용사업부문은 운영체계의 획기적인 개편을 통해 투명하고 경쟁력있는 사업체제를 구축키로 했으며, 교육지원사업은 현재 700여개가 넘는 사업을 철저히 분석해 선심성 사업을 정리하고, 조합중심의 맞춤형 지원체제로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일 새벽 가락시장을 방문해 “농협이 (돈을) 벌어 가지고 사고나 치고, 정치를 하니까 안 된다. 농협 간부라는 사람들이 농민을 위해 온 머리를 다 써야지. 농민들은 다 죽어 가는데 이권에나 개입한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