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지난 5월 한 달간 남부권인 경남 창녕을 시작으로 중부권을 거쳐 벌꿀 생산을 위한 이동양봉의 긴 여정이 마침내 강원도 철원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현장에서 만난 이동양봉 농가들은 지난 수일 동안 연이은 강행군에 조금은 수척하고 지쳐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꿀을 찾아 길을 나서는 이동양봉업은 현대판 유목민 생활과 전혀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고난의 연속이자 험난한 여정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아까시나무꽃 개화 상태를 점검하고, 아까시꿀 작황을 미리 예측해 보기 위한 ‘민관합동 현장 실태조사<사진>가 지난 5월 26~28일까지 경기도 연천과 마지막 일정으로 강원도 철원군 일원에서 합동 조사를 진행했다.
이곳 북부권 역시 중부권과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현장조사단이 찾은 북부권역은 낮은 기온으로 아까시나무꽃 개화가 평년에 비해 4~5일 정도 늦어진 편이었다.
특히 유밀기간 동안 낮과 밤의 온도 편차로 아까시나무꽃에서 꿀 유밀이 저조한 상황이었다.
이동양봉장에서 만난 한 농가는 “남부권부터 중부권까지 계상 60군(벌무리)으로 현재 4드럼 정도 생산했다. 지난해에는 악조건 속에서도 6드럼을 생산했으나, 올해는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생산량 많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한 농가는 “나 같은 경우는 지난해와 동일한 계상 100군을 가지고 북부권에 도착하기 이전에 3번을 채밀했으나, 지난해에 비해 40% 정도 생산량이 줄어든 것 같다. 이제는 나이도 먹고 점점 이동양봉이 힘들어진다”며 “앞으로는 이동양봉도 포기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대에 못 미치는 벌꿀 생산량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결국 날씨가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낮과 밤의 큰 일교차, 잦은 비, 저온으로 인한 아까시나무꽃 냉해 피해 등이 겹치면서 벌꿀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은 것이다.
특히 일조량 부족에 따른 아까시나무꽃 크기와 송이 수도 적을뿐더러 지역별로 개화 시기도 편차가 심해 지역 간 이동에 따른 불편도 감수해야 했다.
이는 결국 벌무리(봉군)당 꿀벌 세력 차이와 이동지 주변 밀원자원 분포에 따라 생산량이 극명하게 차이를 보였던 한 해로 기록됐다.
이에 양봉 업계는 올해 아까시꿀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략 30%~3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양봉농협이 지난 5월 31일 기준 조합원으로부터 수매한 아까시꿀 수매량은 총 2천800(806톤)드럼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약 5천400(1천555톤)드럼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벌꿀 생산량이 급감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벌꿀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중부권(충남과 경기 남부)에서 이상기온에 따른 저온현상 등으로 꿀 생산량이 매우 저조함에 따라 상황을 종합해 보면 올해는 흉작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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