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국 시장에 대한 쇠고기 개방 압력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OIE(국제수역사무국)가 미국과 캐나다를 ‘광우병 위험 통제국가’라고 잠정 판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한우 산업계가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OIE의 이 같은 판정 움직임을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지만, 막상 잠정 판정 소식을 접하고 보니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이 더욱 코앞에 다다른 느낌이다. 특히 한·미 FTA 8차협상에서 미국 측이 ‘뼈가 들어있는 쇠고기도 수입하고, 관세도 조기에 완전 철폐하라’고 요구했다고 하니 미국이 국내 쇠고기 시장 개방에 어느 정도 집착하고 있는 지 짐작이 간다. 이런 상황에서 한우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미국이 광우병 검사를 전체 소의 1%에서 0.1%로 축소한 것은 광우병을 은폐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쇠고기 시장 개방을 밀어붙이고 있는 미국을 규탄하고 있다. 따라서 한우 산업계를 비롯한 축산업계가 미국의 이 같은 개방 압력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지 주목된다. 그러나 한우 시장에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미국산 쇠고기가 완전 개방됐을 경우 한우 가격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며, 소를 팔아야될지 새로 구입해야될 지 몰라 큰 소든 송아지든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일부에서는 조기 출하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농경연은 미국산 쇠고기 개방 수준에 따른 쇠고기 수급과 가격 전망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 경우 쇠고기 수입량은 모두 30만톤에 달하고 이에 따른 산지 소 값은 큰소(수소)가 5.1%하락하고, 송아지가 14.5%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따라서 지금 현재로서는 무엇보다 완전 개방 저지 수단이 강구돼야 하는데 그 수단이라야 정부의 축산업 사수 의지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데 안타까움이 있다. 결국 축산업계로서는 개방과 관계없이 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 개방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그것을 어디서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농림부는 농림부대로, 농협중앙회는 농협중앙회대로 그런 방안 마련을 위한 T/F팀을 구성,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농림부나 농협의 노력 못지않게 강조되는 것은 생산자 단체 자체적인 전략 마련이다. 즉 한우협회, 또는 축산관련단체협의회 직속의 전문가 자문기구등을 설치해 생산자 스스로 전략을 마련하고 그 전략에 따라 정부에 요구할 것은 정부에 요구하고, 생산자 스스로 실천 해야할 것은 스스로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생산자는 정부가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고, 정부는 생산자가 알아서 대응해주기를 바란다면, 우리 한우 산업, 우리 축산업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생산자 단체와 농협중앙회, 농림부의 분발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