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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축산의욕 있어도 벽이 너무 많다

문화적 소외감에 정책지원 열악…주민 민원에 ‘속수무책’

[축산신문 취재부 기자]
어떤 산업이든 그 산업의 미래는 그 산업을 이어갈 젊은 후계자들에 달려있다. 따라서 그들 후계자들이 어떻게 하면 꿈과 희망을 펼쳐갈 수 있을 것인가는 기존 산업계와 정부의 관련 기관 단체는 물론 학계가 모두 함께 풀어나가야할 숙제일 것이다.
축산업도 마찬가지다. 축산업의 미래는 기존 축산농장을 대물림하든, 새로 축산에 입문하든, 축산업을 하고자 하는 후계 인력이 축산업을 의욕적으로 할 수 있는 산업 여건을 갖추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축산 여건은 후계 인력들에게 어느 정도의 의욕을 줄 수 있을까. 축산업이 농촌에서 경쟁력있는 산업임은 대체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도시에 기반을 두고 있는 산업과 비교, 의욕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홍천에서 한우협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한현선(한빛목장· 35세)씨는 “축산이 타 경종농업에 비해 비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돈을 떠나 농촌생활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이 필요하다”며, 농촌 생활에서 활력을 찾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씨는 그 이유로 “농촌의 젊은 사람도 이제는 학력이 높아져, 도시에서 이미 도시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성들이 농촌을 기피하는 것과 같은 이유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축산을 하고자하는 젊은 후계자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에겐 자금이 우선 문제다. 농업전문학교나 여주자영농고와 같은 농업전문교육기관 졸업생들의 경우 창업을 포함한 영농자금 지원 대상에서 우선 순위 혜택이 부여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영농자금 지원 역시 여타 사업과 마찬가지로 담보능력에 따라 수혜 여부가 결정되고 있어 축산 의욕은 있지만 축산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농업전문학교 졸업생은 “능력있는 부모가 뒷받침되는 경우라면 대부분 영농지원자금 활용은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반면 막상 자금이 필요한 이들에게 담보 능력이 없으면 정부 지원은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신용 담보를 통한 지원 한도를 대폭 확대하되 자격 검증을 더욱 강화, 능력을 갖춘 후계 인력들이 축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축산을 하고자 하는 후계자들이 일단 축산을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개방시대, 소비자 시대 등 시대적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경기도 양주에서 낙농업을 하고 있는 신윤섭(산내음목장· 32세)씨는 부친의 목장을 대물림했다. 목장 규모를 키우고, 로봇 착유기와 같은 첨단 기자재를 설치했다. 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하고 전문 컨설팅 교육도 받았지만 아직도 목장 경영이 어렵게만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중에서도 신씨를 어렵게 하는 것은 목장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다. 나름대로 깨끗한 목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주민들이 “냄새가 난다”는 등의 신고를 하면 속수무책이라는 하소연이다. 신씨는 따라서 축산 단지화 등을 통해 축산 자체 경쟁력을 강화함은 물론 지역 사회로부터 공감을 얻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축종별 특성에 따라 후계 인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양계산업의 경우 산란계는 거의 장치 산업에 해당, 대물림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지만 육계는 수시로 진입과 퇴출이 가능함에 따라 산업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어 대물림을 희망하는 후계 인력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현장 표정이다.
이렇듯 축산업은 농촌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도시와 비교, 문화적으로 소외되는데서 오는 기피현상을 어떻게 풀어나가야할 것인가하는 문제에서부터 축산에 의욕은 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축산의 꿈을 접어야 하는 문제도 해결 과제다. 또 어렵사리 축산을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축산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컨설팅이 뒷받침 돼야 한다. 특히 축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는 정책지원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시급하다.
따라서 우리 축산업을 더욱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는 축산 후계자 양성과 함께 축산 후계자들이 축산 현장에서 의욕을 갖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축산 생산에서 유통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의 인프라 구축을 포함하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후계자 육성 관리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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