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현장에서 지역 주민과 ‘환경 분쟁’을 한 번이라도 겪어 본 축산 농민이면 누구나 ‘축산농민이 죄인인가’하는 논제에 공감하는 무엇인가가 있을 것으로 본다. 축산 농민이 어떤 사람인가, 우리 국민들의 고급 영양을 책임지는, 국민들이 그야말로 고마워해야할 사람이다. 더욱이 축산업이라는 것이 ‘3D’ 업종으로 취급될 만큼 노동 여건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축산 그 자체를 천직으로 여기며 축산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축산 농민들은 국민들이 가까이 하고 아껴야할 사람이지, 멀리하고 미워해야할 사람이 아니다. 특히 올들어 더욱 조여오는 개방 압력에 축산 농민들이 더욱 힘들게 맞서고 있다는 점도 국민들이 이해해야할 부분이다. 축산 농민들은 이처럼 말 그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럼에도 축산 농민은 축분뇨 냄새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눈치를 보며 마치 죄인인양 허리를 굽히고 목소리를 낮추고 있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친환경적이지 못한 축사를 헐고 친환경 축산을 위해 더욱 깨끗한 축사를 설치한다고 해도 지역 주민들이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사실은 축산 농민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축산 농민들이 지역주민들로부터 나쁜 인상을 받게 된 데는 나름대로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축 분뇨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환경을 오염시킨다든지, 아니면 심한 악취를 발생시켜 주민들의 주거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등이 그것이다. 거기다 주민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면 축산 농민들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좋은 이미지를 갖기 어렵다. 하지만 축산 농민들 나름대로 지역 주민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함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주거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는 친환경 축사를 설치한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막기만 하는 사례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축산 농민들은 깨끗한 축산, 아름다운 축산이 아니면 앞으로 축산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본지가 추진하고 있는 ‘크린팜 캠페인’도 바로 그런 취지에서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축분뇨 문제와 관련, 종종 외국의 사례가 인용되는데 축산물 수출국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덴마크나 네덜란드 등은 국민들이 축산에 대한 이해가 높아, 농·목장 주변에서 축분 냄새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우리도 본 받아야할 대목이다. 모름지기 냄새가 전혀없는 축산은 있을 수 없다. 적어도 축산 농민들이 축분뇨 냄새를 줄이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이 전제된 가운데 그래도 조금씩 풍기는 냄새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이해가 요구되는 것이다. 그리고 축산은 농촌 경제의 버팀목으로서 우리 국민의 고급 영양을 공급하는 산업일뿐만 아니라 우리가 잘 육성 발전시킬경우 수출산업으로 성장 가능성도 지니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으면 한다. 축산이 환경 오염 산업이 아니라 농촌을 살리고, 국민을 살리는 효자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축산 농민들이 무척 애를 쓰고 있음을 알아달라는 것이다. 축산 농민이 언제까지 죄인 아닌 죄인으로 외국 축산물과 경쟁하게 할 것인가. 우리 축산 농민들이 좀더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외국 축산물과 경쟁할 수 있게, 가까이는 지역 주민에서부터 멀리는 도시 소비자들까지 좀더 각별한 관심과 이해가 있었으면 한다. 이들 축산 농민들이 마음놓고 축산을 할 수 있도록 농지법 개정을 통한 인프라 구축 등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