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살포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가을장마’ 가 또다시 발목을 잡고 있다.
기후변화 속에서도 경축순환농업을 유지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동자원화시설과 양돈농가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벼 수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는 매년 이맘때면 이른바 ‘액비 성수기’가 시작된다.
이같은 추세는 이듬해 4월까지 이어지며 여름철 잔뜩 쌓여있던 액비를 소화하고, 다가올 비수기를 대비해 저장탱크를 비워놓아야 하지만 4~5년 전부터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관련 법률에 따라 강우시에는 액비살포가 금지돼 있는 현실에 기후변화로 인해 가을에도 장마와 태풍이 반복되면서 벼수확은 물론 액비 살포가 가능한 날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9월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연휴 기간 내내 비가 내리며 일선 현장에서는 액비 살포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강수일수는 15.1일로 역대 2위로 많았다.
10월1~11일의 전국 평균 강수량은 76.7㎜로, 평년 10월의 한달치 강수량인 63㎜를 이미 넘어서고 있다.
경기 지역 공동자원화시설 관계자는 지난 14일 “초지와 밭은 물론 수확기가 빠른 조생벼 재배 지역의 액비 살포마저 계속 미뤄져 왔다. 앞으로 넘쳐나는 액비를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어려움을 표출했다.
근래들어선 겨울에도 강우가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가축분뇨 자원화업계와 양돈농가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자연순환농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액비 성수기라는 표현이 무색해 진지 오래다. 액비 살포가 가능한 시기가 꾸준히 줄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에서는 기후변화를 이유로 가축분뇨 연료화나 정화방류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경축순환농업 없이는 가축분뇨 처리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근본적인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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