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우리나라 축산업이 복합영농, 부업 축산에서 전업화, 정예화, 규모화 과정을 거치면서 빠르게 발전해온 40년 동안 축산현장에서 농가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성장해온 조직이 협동조합이다. 그러나 협동조합 조직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양축가 조합원의 든든한 동반자로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 위해선 외형적인 성장에 만족하지 말고 한발 더 나아가 바로 지금 ‘혁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81년 1월 1일 설립된 축협중앙회는 축산신문이 창간되던 1985년 당시 전성기를 달리며 가축 사양기술 보급과 배합사료 공급을 축으로 지역별, 축종별로 빠르게 설립된 일선축협과 함께 축산업 성장을 견인했다. 90년대 이후 협동조합은 국내 축산물 유통체계 개혁을 선도하면서 국민 식탁에 안정적으로 육류를 공급하며 우리 축산업이 농촌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협동조합의 역할은 교육지원사업을 비롯해 가축개량과 가축시장, 생축사업, 번식사업, 가축병원, TMR과 배합사료 생산, 조사료 유통, 동물약품, 기자재, 그리고 축산물 판매장과 플라자, 가공장, 하나로마트 등 유통사업까지 다양한 분야의 경제사업으로 확장되며 축산현장에서 더욱 빛을 냈다.
비록 축협중앙회는 정부 주도의 농축협 중앙회 통합과정을 거쳐 농협중앙회(축산경제)로, 또다시 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농협경제지주(축산경제)로 재편됐지만, 농협 축산경제는 지금도 여전히 일선축협과 함께 지도경제사업을 주축으로 농촌경제를 주도하는 한국축산의 중심을 이끌고 있다.
중앙회 조직인 축산경제의 지난 40년간 사업 물량 변화를 보면 경제사업은 1985년 4천101억원에서 2025년(P) 8조1천343억원으로 약 20배 성장했다. 일선축협 역시 2024년 기준으로 경제사업 물량이 총 22조8천54억원으로 집계될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 139개 축협의 조합당 평균 경제사업 물량은 1천640억원에 달하고 전체 축협의 당기순이익은 2천448억원이다. 경제사업 규모가 1조원을 넘긴 조합이 3개소, 2조원을 넘긴 조합도 있을 정도이다. 전체 축협의 상호금융 사업 규모(예수금+대출금)는 142조5천52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외형적인 수치를 보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사업환경이 급격히 변하면서 미래의 전망이 밝지 못하다는 점에서 협동조합 조직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를 지낸 남성우 박사(전 농협대학 총장)는 농협 축산경제가 앞으로 비전을 찾기 위해 할 일로 가장 먼저 임직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전문가 특채와 교육훈련 강화를 주문했다. 또 과감한 민간 경영체제 도입과 개인 성과급제를 통한 조직 활성화, 시대 변화에 맞는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간 업체와 제휴를 통한 유통사업 활성화는 물론 계통조직에 대한 축산물 공급 전담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신사업 개발과 노후화된 사업장의 생산효율 제고, 대외협력 강화를 통한 공익적 기능 제고도 농협 축산경제의 비전에 포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협동조합 운동가로 평생을 축협인으로 살아온 선배(축협동우회 임원)들은 농협 축산경제에 근무하는 후배들에게 충분한 자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결국은 도태되는 시대”라며 과감하게 신규 사업을 늘리고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또 협동조합은 사업을 통한 조합원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며 사업을 좀 더 키우고, 축산업계를 대표해 비중 있는 목소리를 크게 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냈다. 도전적인 자세로 축산업 발전에 무엇인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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