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52년 낙농업 외길…사위의 손길로 이어지는 목장
발효퇴비·무항생제 인증 등 깨끗한 원유생산 원천
네팔로 건너간 작은 송아지, ‘희망의 젖줄’로 승화

52년간 젖소를 기르는 축산지도자가 네팔로 송아지를 기증하는 등 나눔운동을 실천하고, 최근 사위에게 대물림을 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평택축협장과 농협중앙회 이사를 역임한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창신뜰길 174-44. 푸른목장 이재형 대표(73세)는 그의 형<이재준(93세)>으로부터 1981년 젖소 5마리를 얻어 고덕면 율포리 산91-2번지에 입식하면서 낙농가가 됐다.
매년 두수가 늘고 능력도 향상되어 목장경영이 좋았으나 목장부지가 고덕국제신도시로 수용됨에 따라 2017년 현재 위치(오성면)로 이전했다.
이 대표는 “율포리목장은 야산으로 외지고 민원도 없어 목장경영상 천혜의 조건을 갖춘 이곳(오성)은 안성천이 가까워 장마기간이면 연례행사처럼 민원발생이 된다. 그래서 목장부지 6천평 가운데 축사 2천600평을 제외한 3천400평은 축분발효건조실(780평)과 사료작물포다.
젖소 120여두에서 나오는 축분 1일 2톤, 연간 700여톤은 매일 뒤집어 부숙이 잘된다. 발효퇴비는 인근의 경종농가에서 앞 다퉈 가져간다고 한다.
푸른목장 착유우 74두에서 생산하는 1일 원유 2.3톤은 평택축협을 통해 매일유업으로 낸다.
이재형 대표는 “딸만 둘을 두어 5년전 두 딸<장녀 이슬기(45세).큰 사위 임대종(44세), 차녀 이나례(42세).둘째 사위 황진태(42세)>에게 대물림 수업중였는데 2년 먼저 시작한 장녀와 큰 사위가 지난해 그만뒀다”면서 “지금은 둘째사위가 대물림 수업중으로 최근 목장경영을 위임했다”고 덧붙였다.

황진태씨는 “장인어른이 일궈온 목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밀크웨이, OK목장 등 평택 관내는 물론 파주 해돋이목장과 순천, 고창 등 목장경영을 잘한다고 알려진 전국의 목장 40여개를 방문했다”면서 “그 결과 목장경영의 1순위는 돈을 벌어주는 경산우의 비율은 높이고 육성우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푸른목장의 현재 경산우와 육성우 비율은 8:2로 경산우가 압도적으로 높다. 대부분 농가들이 경산우와 육성우의 비율을 비슷하게 가는 것에 대해 황진태씨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곡물가격이 높아지고 98%의 사료곡물을 해외에 의존하는 국내 낙농현실에서 살아남는 방법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황진태씨는 이어 “현재 우리목장 평균산차는 2.7산으로 전국평균(2.4산) 보다 높지만 3산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를 위해 선진목장을 견학하고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주최한 낙농2세교육도 참여했다”고 전했다.
푸른목장이 그동안 받은 현판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깨끗한 축산농장>과 <HACCP(위해요소관리기준)>을 비롯해 농협중앙회 <축산환경개선사업 참여농장>, <가축행복>, <무항생제인증> 등 괄목할만한 인증서도 다수다. 이재형 대표와 황진태씨는 <가축복지농장>과 <저탄소목장> 등 최근 부각되는 인증서 취득을 위해 청결하고 위생적인 축산물생산에 매진한다.
헤링본착유시설(12×2=24두)을 갖춰 위생적으로 착유하는데 착유전용티슈 ‘방방곡곡 누비라(삼주실업)’를 사용하여 청결함을 더한다. ‘방방곡곡 누비라’는 물 흡수력이 좋아 편리하고 경제적으로 많은 낙농가가 십 수년째 이용한다.
이 대표는 나눔운동에도 적극 나서 3년전에는 헤퍼코리아를 통해 네팔에 젖소 송아지 3마리를 기증했다.
푸른목장 K-072를 기증받은 네팔의 어니따 어디까리씨는 지난 2022년 12월 25일 선물(K-072)을 받고 유량 낮은 토종 젖소는 점차 정리했다. 유량 높은 한국 젖소는 사육방법도 달라서 그녀는 매달 진행하는 헤퍼농업현장학교(FFS)를 지난 2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으며, 터득한 낙농교육은 목장에 적용했다. 그 결과 1일 최고 유량 27.8kg의 원유생산으로 토종소(2∼3kg) 보다 약 10배의 소득변화를 가져왔다 한다.

헤퍼코리아 이혜원 대표는 “어디까리 부부는 럼피스킨, 열사병, 출산후산증후근, 유방염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국지원을 감사해한다. K-072는 지난해 6월 24일 35.3kg의 딸소(K-000037)를 낳아 6개월간 건강하게 키우고, 백신도 접종시켜 두끄 마야 마가르 가족에게 선물됐다”고 설명했다.
푸른목장이 기증한 ‘K-073’은 2022년 12월 네팔 신둘리 시범낙농마을 ‘인두 다할’ 농가에 전달됐다. 헤퍼 농업현장학교(FFS)를 통해 한국의 낙농기술을 전수받는 인두씨는 서울우유 파주유우진료소 김영찬 수의사가 방문시 “젖소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 움직이고 싶을 때 움직이도록 목줄을 채우지 않으면 좋다”고 컨설팅한 것을 바로 실천한 모범농가.
네팔은 목줄을 채워 키우는 것이 관례다. 목줄을 채우지 않아 도망가면 어떻게 하지? 또 발길질을 걱정했으나 K-073 젖소는 사료급여를 제외하고는 헤퍼에서 조그맣게 만든 울타리 운동장에서 편하게 쉰다. 지난해 8월 7일 38.7kg의 건강한 수송아지 K-000051을 출산, 1일 우유생산량은 20kg, 최고 27.8kg을 기록. 원유는 헤퍼와 코이카가 설립한 카말라마이 여성낙농협동조합 집유소로 낸다.
인두씨는 “집유소에는 디지털 시스템이 도입되어 우유 품질과 유대를 바로 알 수 있다. 집유소와 우사 앞에 석회발판을 설치해 위생적인 우유생산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이렇듯 나눔행사는 전 세계인을 푸르게 이어주는 만큼 푸른목장의 미래도 푸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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