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화 웜벳동물병원 원장(충북대학교 명예교수)
축산업은 현대인의 삶에 식량 안보와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산업 분야이지만, 결국 수익성을 창출하고 더 나아가 극대화하는 것이 축산업의 존립을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사료비의 인상과 원유 수급의 불균형 등에 따른 낙농가의 수익성 감소가 목장의 운영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사실, 국내의 열악한 사료 생산 조건 및 사육 공간, 온난화로 인한 더위 스트레스, 국가 재난성 질병의 발생 등 해결해야 할 문제는 쌓여만 가고 있지만 축산 행정관서, 연구기관 및 낙농현장의 부단한 노력에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으며, 또한 이것이 일회성의 대책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난제들을 정확하게 파악하며, 각 전문 분야별로 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목장주는 주기적인 경영분석을 통하여 불필요한 투자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최대의 수익성을 창출하는 내실을 높이는 목장의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필자는 축산 전문 경영인이 아니어서 목장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조언은 어렵지만, 젖소 번식 관련 종사자로서 번식 효율의 증진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젖소의 생애 전 기간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육성기 발육에 관심을 기울이고, 13~15개월에 번식을 개시하여 생후 24개월까지는 첫 분만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생애 총산유량 증가, 번식 효율 증진 및 도태 감소에 유리하다.
둘째, 분만 후 여러 질병의 발생이 비유 초기 산유량의 감소나 조기 도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큰데, 이러한 질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지난 산차에서 임신이 지연되며 발생한 비만이다. 따라서, 이전 산차의 적기 임신이 다음 산차의 산후 질병 발생이나 번식 효율 및 도태에 유리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셋째, 분만 후 약 1개월 시점에서 생식기 상태의 점검이 매우 중요하다. 생리적 공태기 소의 난소, 자궁 등 생식기 상태를 확인하고, 자궁축농증 등 질병이 있는 개체는 이 시기에 처치를 해주어야 임신 간격의 지연을 최소한으로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이 시기의 생식기(난소) 검사는 산후 발정주기가 개시되었는지 가늠할 수 있으며, 이후 번식 능력의 예측 인자로 활용될 수 있다.
넷째, 첫 수정 수태율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것이 번식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핵심 요소이다. 첫 수정 수태율을 40~50% 정도로 유지하게 되면 이후 번식관리 두수가 감소하게 되며, 인공수정료 등 관리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번식 간격의 단축에 따른 간접적인 산유량의 증대와 불임으로 인한 도태 감소로 관리 비용 절감 및 수익성 증대 효과를 가져온다. 분만 후 첫 수정 수태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첫 수정 전까지 생식기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고, 신체 상태 점수(BCS)가 최소 2.75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번식관리 기본 수칙을 실천해야 한다.
1) 정확한 발정 확인과 적기 수정을 위하여 1일 최소 2회의 발정 확인이 필요하며, 허용발정(다른 소가 승가 시 가만히 있는 상태) 시작 약 10~12시간 후에 수정한다. 자동 발정 감지 장치의 사용도 도움이 된다.
2) 소에 대한 모든 관찰(발정 등), 조치 및 치료 사항을 기록으로 보관하여야 하며, 문제가 발생 시 기록의 활용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준다.
3) 목장의 여건과 환경을 고려한 번식 목표(분만 간격, 분만 후 첫 수정 간격 및 수정 당 수태율)를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평가하여 목표를 달성하도록 한다.
여섯째, 국내의 젖소 목장 수는 계속 감소하는 반면, 목장별 사육 두수는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국내 낙농가의 전업화, 기업화로 변화됨에 따라 목장의 적정 번식 효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목장 내 인원의 소통과 더불어, 목장주를 중심으로 수의사, 사양 전문가, 인공수정사 등 각 분야 종사자의 유기적인 협력이 중요하다.
끝으로,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철폐가 목전에 다가왔다. 이제 목장에서는 생산성 증진에 기여하는 투자는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수익을 저해하는 요소는 과감히 줄이는 등 효율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