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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고급육의 기준은 ‘근내지방 섬세도’로 바뀐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센터 진실 연구사

우리나라 소 도체 등급판정은 육량과 육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중 육질등급은 근내지방도, 육색,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 등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방 분포 정도인 근내지방도, 즉 ‘마블링’ 함량이다.

마블링은 배최장근 단면에서 지방이 근육 내에 흰색 반점이나 줄무늬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이를 9단계로 나눠 지방 축적 정도에 따라 등급을 부여한다. 그러나 현재의 근내지방도는 지방이 얼마나 섬세하게, 균일하게 분포했는지는 평가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같은 근내지방도 ‘8’이라 해도 어떤 고기는 지방이 고르게 퍼져 있고, 어떤 고기는 덩어리처럼 뭉쳐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지방의 분포상태, 즉 ‘근내지방 섬세도’는 한우의 품질을 평가하는 새로운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근내지방 섬세도는 근내지방도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지방 입자의 미세함과 고른 분포 정도를 의미하며, 소비자 기호에 큰 영향을 준다. 일본은 이 개념을 이미 도입해, 이미지 분석 기술을 통해 섬세도를 수치화하고 있다. 일본 오비히로 대학의 구찌다 교수는 이미지 측정 장비와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 화우(일본 흑소)의 섬세도를 정량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육질 향상을 위한 유전 능력 추정 연구를 진행해 왔다.

구찌다 교수의 이미지 분석 방법을 활용해 한우의 근내지방 특성을 조사한 결과, 지방의 뭉침과 고른 분포를 수치화할 수 있었지만, 일본 화우와 한우는 도체 등급 평가 부위가 다르고, 평가 방식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근내지방도 간 섬세함의 유의적인 차이를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한우에 적합한 섬세도 지수를 개발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2020년, 국립축산과학원과 축산물품질평가원, 충남대학교 등이 공동으로 한우용 섬세도 지수를 개발했다. 이 지수는 등심 단면 이미지에서 지방 입자의 면적과 분포 정도를 분석해 지방이 얼마나 고르고 섬세하게 퍼져 있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근내지방도 6~9등급에 해당하는 30개월령 한우를 대상으로 적용한 결과, 뭉쳐 있는 지방과 섬세하게 분포된 지방을 유의미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한우 생산자들은 주로 비육 후기에 농후사료를 장기간 급여해 근내지방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생산비 부담이 크고 소비자들의 기호 역시 단순히 지방이 많은 고기보다, 섬세하고 고르게 퍼진 고기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립축산과학원은 섬세도 향상을 위한 사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섬세도에 대한 유전 능력 평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기존 섬세도 지수를 보완해 새로운 섬세도 지수를 고도화하고 검증을 추진하고 있다.

근내지방 섬세도는 한우의 품질을 새롭게 정의하는 기준이 될 수 있으며, 생산자의 부담은 줄이고, 소비자의 기호에 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지표다. 앞으로도 한우 산업이 지속가능하고 고급화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량적 지표 개발과 현장 적용을 위한 체계적인 연구와 협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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