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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전문가 간담회 ‘삼겹살 품질이슈, 무엇이 문제인가’ <지상중계>

‘지방 1cm’ 기준, 맛·소비자 취향 무시…품질 하향 평준화 우려

[축산신문 김영길·서동휘 기자]

최근 과지방 삼겹살 이슈와 함께 소비자들의 삼겹살 품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마련한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이 오히려 큰 혼란과 함께 소비자와 산업계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본지는 이에 따라 객관적인 시각에서 소비자 신뢰 회복과 삼겹살 품질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  일 시 : 2024년 2월 29일(목) 14:00~15:00
■  장 소 : aT센터 창조룸2
■  주 최 : 축산신문
■  좌장 : 정구용 상지대 명예교수
■  정 리 :  김영길·서동휘 기자
■ 사진 :  전우중 부장

■  참석자

    · 서정호 팀장(농림축산식품부 축산유통팀)
    · 손세희 회장(대한한돈협회)
    · 박광욱 부회장(전국양돈조합장협의회)
    · 김용철 회장(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 이수현 실장(소비자시민모임) 
    · 이정화 대표(태흥한돈)
    · 박화춘 박사(버크셔케이 대표)
    · 최상식 대표(소잡는 총각)
    · 박준건 유튜버(유튜브 정육왕)

 

 

매뉴얼 아닌 정보 제공 소비자 선택…과지방, 시장 자정에 맡겨야

 

지방이 ‘맛’ 결정 불구 정부 매뉴얼 시각적 판단만

‘K-푸드’ 국산 차별화 노력 무색…수입육 홍보효과

매뉴얼 따른 추가 비용 막대…소비자가격 ↑불가피

일부 비도덕적 행위를 9조원산업 전체 문제로 ‘확전’
 

좌장(정구용 상지대 명예교수)

지난해까지만 해도 3월 3일 삼겹살데이만 되면 관련산업계는 물론 소비자들까지 모두 즐거운 축제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번 간담회에 오기 전 대형유통업계와 대화를 해보니 “제발 덜 팔렸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삼겹살 품질 이슈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

정부의 대책이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서정호 팀장<과지방 해소 대책>

삼겹살은 가공장 소매점의 정선작업 정도에 따라 지방함량 등 품질의 차이가 크게 발생한다. 그러나 일부 업체에서 과지방을 적절히 제거하지 않아 과지방 삼겹살 논란을 유발했다.

제도적으로 원천차단 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 돼지 등급판정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지육 단면만으로는 지방함량을 확인할 수 없을 뿐 만 아니라 지방 정도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다양, 획일적인 기준 설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해외도 없다. 그렇다고 전국의 5만개 소분할업체에서 삼겹살 등급판정을 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감안, 소분할 업체에 대한 점검 및 지도 교육을 강화하고. 소비자가 선호도에 따라 구매할 수 있도록 지방함량 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데 과지방 논란 해소 대책의 초점을 맞춰왔다.

우수 축산물브랜드와 대형마트 및 전문가 협의를 거쳐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 을 마련, 자체 매뉴얼이 없는 가공장, 소매점에 보급했다. 획일적인 기준은 정할 수 없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 엄격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찌개용, 냉동용 등으로 활용 가능한 부분도 폐기 대상으로 인식되고, 지방 1cm 이상은 불량 삼겹살로 취급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전문가 현장 의견수렴을 거쳐 오해를 불식 시킬 수 있도록 매뉴얼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유관 부처 단체 등과 협력, 과지방 정선이나 눈속임 판매 등에 대한 수시 · 정례점검 · 지도를 강화하고 미흡 업체는 운영 및 시설자금 등 지원사업 대상에서 패널티를 부과하겠다.

소비자 선호에 따라 삼겹살 구매가 이뤄지도록 부위별(가슴 · 배 · 허리)로 지방 특성을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농협 대형마트 등과 협조해 모든 삼겹살 슬라이스가 보이게 펼쳐서 투명용기에 포장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최상식 대표

서울과 평택에서 식육점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취향은 매우 다양하다. 지방을 좋아하는 소비자도 있고, 혹은 싫어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제가 운영하는 식육점에서는 지방함량이 많은 제품과 적은 제품을 별도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과지방 삼겹살이 언론에 주목을 받아서 이슈가 되고 있기는 하나 그 사례가 많지는 않다. 중요한 것은 판매자의 마인드와 기준이다. 지방을 최소화 하면 과지방 논란은 사라질 수 도 있지만 과연 우리 소비자들에게 좋은 것인지 판단해 봐야 한다.

간담회에 오기전 식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지인들과 과지방 삼겹살 대책에 대해 논의해 봤는데 한결같이 법률적 기준이나 제재가 아닌 소비자 선택과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준건 유튜버

사회 생활 초창기 식육업을 시작했고 외식업을 통해 고기 판매도 해봤다. 일반 식육점과 식당에 납품되는 고기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 왕소금구이 프랜차이즈가 유행할 무렵에는 삼겹살의 지방두께가 3.5cm나 됐다. 지방이 필수적이었다.

이후 지방이 상대적으로 두껍고 우리와 같은 등급제가 아닌, 사육기간과 사양방법, 지방함량 등에 대한 까다로운 검증을 통해 생산되는 스페인산 이베리코가 들어왔을 때는 국내 시장에 지각변동이 발생할 정도였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도 YLD 품종이 보편적인 일반 정육점과 달리 식당에는 YBD, 버크셔, 듀록 등 다양한 품종과 맛을 강조한 고품질의 프리미엄 돼지고기가 속속 출현했다. 지방의 맛은 키우는 시기에 따라 달라지고 소비자들의 ‘맛있다’ 는 기준도 다양하다.

획일화 된 육질이나 기준이 아니라 다양한 품종, 맛의 삼겹살이 제공되고 그 선택은 소비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한다. 반면 지방 기준의 획일화가 맛을 강조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희석시키고 국내 돼지고기 품질의 하향 평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좌장> 정구용 명예교수

획일적인 지방의 규격화는 소비자의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

 

 

 

 

■ 박화춘 박사

사실 삼겹살은 지방의 맛을 먹는 것인데다 구워먹는 만큼 일정수준 이상의 지방이 반드시 필요하다. 삼겹살은 단백질인 적색고기와 지방인 흰살고기로 구분되며 구성 성분으로 보면 단백질은 수분이 70%, 지방 7~8% 수준이다. 따라서 삼겹살을 고형분으로 보면 지방이 50%이상이 되야 우리는 이를 고소한 맛으로 먹는다고 본다.

쇠고기도 마블링이 잘 되어 있는 제품이 선호된다. 참기름, 가을철 전어와 겨울철 방어가 유명한 이유도 지방이 많기 때문이다. 삼겹살의 고소한 맛은 지방의 올레인산 때문인데 이베리코 품종으로 만든 최고급 하몽의 경우 올레인산 함량이 53%를 넘기도 한다. 모양새도 중요하지만 성분도 중요하다.

과지방만 해도 그렇다. 붉은 색 근육이 빠져있다는 시각적인 접근만으로 ‘살코기’ 가 아니라고 한다. 더구나 모두 ‘비곗덩어리’ 라는 저속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표현된다. 정확한 가치가 표현될 수 있도록 언어적인 순화 노력이 절실하다. 붉은색 근육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모두 잘라낸다는 것은 정말 불합리하다.

철저히 소비자 기호와 시장에 맡겨야 한다. 모든 고기의 상태를 규정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기준이 아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 돼야하고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한다.

돼지고기의 경우 불포화지방산이 더 많다. YLD가 55%, 버크셔는 65%가 불포화지방이다.

이번 과지방 논란은 여러 시각에서 봐야 한다. .

 

■이정화 대표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직화구이로 자리잡은 삼겹살이 ‘K-푸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삼겹살의 문화를 이해한다면 지방에 대해 보다 여유롭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의 과지방 논란은 어느 한 부분에 지방이 몰려있는 삼겹살로 부터 비롯됐다. 반면 지방이 없다고 화를 내는 소비자도 존재하기에 우리 회사에서는 화가 날 정도의 지방 함량을 가진 삼겹살은 아예 판매치 않고 있다. 1년 이상 과지방 논란에 대해 언급하는 언론이나 기자 개인의 취향은 존중하지만 모든 소비자들이 같지는 않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지방은 좋고, 나쁘다로 접근해선 안된다. 지방이 가진 좋은 기능도 많고, 맛있게 먹을 수도 있다. 삼겹살 지방을 더 먹는다고 해서 문제가 되겠나. 더구나 그 적절함은 누가 결정하겠는가.

소비자와 시장은 이미 성숙돼 있다. 소비자의 선택과 시장 논리에 맡겨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포장방법 등의 개선 방법는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 이수연 실장

소비자시민모임에서는 지난 2023년 11월6일부터 15일까지 최근 1년 이내 삼겹살을 구매한 전국의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선호하는 삼겹살 지방 정도는 ‘중간 정도’가 응답자의 65.3%로 가장 높았다. 이런 가운데 구매한 삼겹살 품질에 대해 60.3%가 불만족했던 경험이 있었고, 그 이유 가운데 69.5%가 지방(비계)이 많았다는 문제였다. 응답자의 10명 중 4명이 지방이 많은 삼겹살로 불만족을 겪은 셈이다.

특히 삼겹살 품질과 관련해 가장 알고 싶은 정보로 응답자의 53.3%가 지방함량을 꼽았고, 86.5%는 삼겹살 판매시 지방 정도에 대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동안 삼겹살 지방 부분에 대한 유통업계의 대응이 부족했다는 생각이다. 소비자의 이해에만 의존하려고 했던 부분이 컸다. 소비자들은 이제 더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더 많은 정보와 함께 유통방식의 개선을 원하고 있다.

 

<좌장>

대면 판매시 소비자 불만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냈다. 먹는방식 등 물어보고 용도에 맞는 부위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이 불가피한 온라인 판매시 보완책은 무엇일까.

 

 

■김용철 회장

언론에 노출된 과지방 삼겹살은 당연히 문제가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사면 클레임이 없기에 육가공업계에서는 철저히 주의를 기울이고 관리하고 있다.

다만 삼겹살은 돼지 개체별로 다르고 소비시장도 다양하다. 사육시기에 따라 지방두께도 달라지는 현실에서 공산품 처럼 표준화 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런데 언론보도와 정부의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 발표 이후 대형 유통업체들의 반품이 2배 이상 증가했고, 소비자들은 정상적인 제품 마저 구매를 주저하고 있는 현실이다.

 

■ 서정호 팀장

고품질의 차별화 된 제품도 필요하고 지방의 진실도 이해하지만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제품이 유통되는 건 옳지 않다. 더구나 언론의 이슈가 되고 문제가 부각되면 국내산 삼겹살이 외면 받게 될 수도 있다. 소비자가 원하고 판매자가 양심적이라면 1cm든, 3cm든 과지방 얘기를 꺼내지도 않을 것이다. 아주 적은 사례라도 더 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정 노력을 유도하는 게 정부의 목표다. 그렇다고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 누가봐도 아닌 것은 막자는 것이다. 다만 오해 없이 설명을 하고 싶은데 쉽지 않은 부분이다.

 

<좌장>

정부의 생각과 달리 가공유통업계는 정부의 품질관리 매뉴얼에 적시된 ‘삼겹살 1cm’ 에 맞추기 위해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 삼겹살데이인데도 소비자가 (매장에) 덜 오고, 덜 팔렸으면 좋겠다는 호소가 말이 되느냐.

 

 

■손세희 회장

삼겹살이 K-푸드를 주도하면서 그 시장도 보다 다양화 되고 있다. 우리는 생산성과 고기 생산량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다른 국가의 양돈산업과 다르다. 품종도 달리하고, 사육방법까지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에 획일적인 잣대로 삼겹살 품질을 맞추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 소비자의 선택지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소비를 활성화 하고, 소비자들에게 큰 혜택이 제공되는 삼겹살데이에 품질 이슈가 부각되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 자체가 우려스럽다. 생산자 역시 보다 고품질의 돼지고기 생산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비현실적인 기준이 나와선 안된다.

 

유통 차단 자구노력 필수…포장변경도 효과 기대

‘정부 기준’ 인식 매뉴얼 집착 안될말…개입 신중을

업계, 소비자 이해 의존 말고 다양한 정보 욕구 충족

등급제 손질 등 생산단계 시장 정보 피드백 체계 필요

 

■ 박광욱 부회장

소비자는 “지방 많은 게 싫다”는 데 우리는 “맛있는데 왜 싫어하느냐” 는 접근은 옳지 않은 것 같다. 냉정한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돼지 품종은 물론 육종회사의 종돈에 따라 지방층의 두께가 다르다. 정부의 품질관리 매뉴얼 대로라면 국내에서 등지방이 상대적으로 적은 회사의 종돈이 선택돼야 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단순히 ‘근육의 양’ 만으로는 판단하려는 추세가 너무나 안타깝다.

최근 언론 보도나 정부의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은 시각적인 판단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느낌이다. 자칫 얇은 지방의 수입 삼겹살을 홍보해 주는 부작용과 함께 돼지 품종(종돈)에서부터 사육방법, 가공, 선별, 유통에 이르기까지 진정한 ‘맛’을 중요시 해 온 국내산 돼지고기가 외면받고 나아가 양돈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품질관리 매뉴얼에 준한 가공이 이뤄지다 보면 수율 하락과 이로인한 경제적 추가 비용이 크다. 도드람양돈농협만 월 20억원이 넘는다. 국내 전체로는 최소 3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 투입된다는 의미다. 이대로 가면 삼겹살을 비롯한 돼지고기 품질도 하향 평준화 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와 산업 모두 피해다.

 

■ 박화춘 박사

과학적 접근없이 다이어트, 심혈관 질환과 지방의 상관관계가 자주 거론되는 문제점이 많다.

삼겹살과 지방에 대해 올바른 지식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더구나 과지방이라는 부위는 종자, 사양관리, 사료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하고 특히 출하체중과 관련이 깊다. 또한 우리는 근간, 근내 지방을 인위적으로 늘리려는 시도까지 했었는데 이럴 경우 다른 지방도 더 늘어나게 된다. 객관적인 정보제공으로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지방 두께가 기준이든, 권장이든 규제화 돼선 안된다. 맛은 기호이기 때문이다.

 

■손세희 회장

사실 오래 키울수록 맛있고 지방이 두꺼워 질 수 밖에 없다. 생산자에게 어떤 기준을 맞춘 돼지고기 생산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생산자들 역시 시장에서 요구하는 품질의 돼지고기 생산에 노력해야 하는 건 맞다. 그러나 편향된 시각으로 접근하는 요구까지 수용할 수는 없다.

 

 

■이정화 대표

우수 축산물 브랜드에 선정되려면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하나 별다른 혜택은 없고 오로지 실수나 잘못만 부각되고 있다. 대부분 돼지고기 브랜드들은 과지방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골고루 지방이 들어가 있는 삼겹살 제품만이 유통되도록 1차 포장단계부터 정선 작업에 신경을 쓰고 있다.

국내 돼지고기 시장과 소비자들은 충분히 성숙돼 있다. 시장의 자정 기능만으로도 과지방 문제는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 작은 파장이 국내 양돈산업 전체를 흔들고 있다.

 

<좌장>

똑같은 사람이 먹어도 품질 평가가 달라지곤 한다. 삼겹살 품질을 획일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단순히 시각적인 판단 기준으로 인해 막대한 추가비용이 뒤따르다면 국내산 삼겹살이나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준건 유튜버

보편적인 유통되는 삼겹살에서 언론에 보도된 수준으로 과한 지방이 붙어있다면 당연히 제거해 판매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지방 1cm’ 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심각한 혼란이 발생했다. 규제화 된다면 가공이 까다로워 지고, 수율이 떨어질 것이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지방이 적은 맛없는 돼지고기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심지어 등심 부위에도 지방을 바라고, 이제는 근내, 근간지방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일부 창고형 매장에서 3분할 통삼겹살을 판매했는데 지방이 없는 미추리 부위만 남는다고 한다. 그만큼 지방이 많은 부분을 좋아한다는 의미다. 과도한 과지방 부위만 제거했으면 끝나는 문제였다. 포장방식의 개선은 어찌보면 소비자 알권리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 박광욱 부회장

처음에는 시각적인 부분을 중요시 할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결국 맛으로 선택하게 될 것이다. 도드람양돈농협의 경우 맛에 특화된 돼지고기 생산을 3년째 하고 있다. 종돈 부터 사료, 사양관리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맛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여기서 생산된 돼지들은 오히려 지방이 두껍다. 물론 일부 양돈농가들의 속성 사육 사례가 존재하지만 이런 문제점은 적극적인 계도를 통해 근절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좌장>

가슴삼겹, 배삼겹, 허리삼겹 등 지방함량에 따른 분할 판매 방안도 제기됐다. 다만 칼을 대는 순간부터 비용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

 

 

 

■이수현 실장

지난해 과지방 삼겹살에 대한 모니터링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이 바로 과지방의 기준이었다. 삼겹살 모양자체가 일률적이지 않고, 소비자들이 판단하는 과지방의 기준도 다 달랐다.

과지방을 어디까지 봐야하는가 하는 기준 정립 자체가 문제였다.

 

 

■ 손세희 회장

과지방 논란이 삼겹살의 소비자가격 까지 올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만약 국내산 삼겹살 가격이 올라가면 정부는 또다시 수입육을 들여올 것이다. 과민반응이나 규제화는 절대 금물이다.

대형마트에 가보면 가장 비싸게 팔리는 돼지고기가 바로 지방이 두꺼운 유색 품종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온라인 판매시에도 소비자들이 제품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시장의 자정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언론에서 자꾸 거론한다는 이유로 정부가 비현실적인 선을 그어서는 안된다.

지난해 과지방 삼겹살 보도 당시엔 특별히 대응하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잘못됐고 개선돼야 할 사안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가 획일적인 잣대로 고급화,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는 국내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고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소비자 선택권을 주는 게 맞다. 소비자가 맛에 관심이 없다면 등지방이 얇은 2등급 돼지 만들고 적은 체중에 출하하면 된다.

 

■박광욱 조합장

과지방을 싫어한다면 다 제거해서 보내야 한다. 다만 그 댓가는 소비자의 몫이다. 추가비용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지어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러한 현실이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전달됐으면 한다. 지금까지는 공급자 차원에서 감내해 왔지만 언제까지 이어질 수는 없다.

정부가 많은 고민을 해 온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지방 1cm를 넘기는 삼겹살은 불량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 이정화 대표

소비자의 취향은 너무 다양하다. 결코 지방만 보고 반품하지 않는다. 시장에서도 반품을 요구하면 다 받아준다. 우리 사회가 이미 선진화 돼 있기에 ‘보이지 않는 눈’ 에 의해 자연히 정리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싸게 팔 때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되고 큰 이슈가 되기도 한다. 이 부분 역시 산업계와 소비자 사이에 신뢰가 있다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 김용철 회장

과지방은 당연히 가공판매 과정에서 제거돼야 하고 소비자 요구시 즉시 반품 배상이 필요하다. 특히 온라인 판매시 세심한 품질관리가 필요하지만 산업과 시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획일적인 정부 매뉴얼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

돼지 등급제의 개선 또는 자율화도 이뤄져야 한다. 대형마트에서는 1등급 이상의 돼지고기만을 요구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삼겹살 품질 등급 판정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1등급 이상이 모두 좋은 품질의 돼지고기로 소비자들이 오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금의 육질판정 등급기준을 고기량과 근내지방 함량을 추정할 수 있는 등지방 두께 정도의 기계판정으로 개선, 혼란을 막아야 한다. 아울러 도체 가공과정에서만 판단할 수 있는 삼겹살 품질관리를 위해 농가. 사료, 가공 등이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 소비 시장의 정보가 생산단계에도 피드백 될 수 있는 소통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 박화춘 박사

과지방 삼겹살을 잡겠다며 마련한 ‘지방 1cm’ 품질관리 매뉴얼은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스페인에서는 ‘이 세상에 똑같은 하몽은 없다’는 말이 있다. 삼겹살도 마찬가지다. 살코기의 70~75%가 수분이다. 결국 고기를 먹는 것은 물을 먹는 것임을 간과해선 안된다. ‘비계 덩어리’라는 표현 자체도 폄하다. 왜 지방을 먹어야 하는지를 자꾸 알려야 한다. ‘1cm 스탠다드’ 가 아니라 계도 홍보로 가야한다. ‘미추리는 맛없다’ 는 정보도 자꾸 제공해야 한다. 삼겹살을 판매하지 못하면, 국내 양돈산업은 망한다. ‘지방1cm’ 라는 잘못된 잣대에 의해 직접 생산액만 9조원을 넘은 산업이 무너질 수 있다.

 

■서정호 팀장

시장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매뉴얼 개정시 반영하겠다.

 

 

 

 

■이수현 실장

소비자시민모임에서는 정부의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토대로 전국의 1천290개 판매점을 대상으로 과지방삼겹살 판매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과지방 삼겹살 판매비율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이 가장 높았고. 농협하나로마트. 대형마트, 수퍼마켓의 순이었다.

농식품부의 품질관리 매뉴얼은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언론과 소비자들에게 남은 건 ‘지방1cm’ 뿐이라는 현실이 안타깝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삼겹살 가격에는 과지방부위도 포함돼 있다. 당연히 철저한 검수와 관리가 필요하다. 포장시 삼겹살을 접거나, 겹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지방부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나아가 삼겹살 지방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한 만큼 지방 정도와 함께 품질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요인에 대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이미 소비자들은 지방에 대해 많은 지식 수준이 많이 성숙해 있다.

 

■손세희 회장

시장의 자정 기능이 더 활성화 될 수 있는 대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 이상은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그때 가서 온라인판매 대책 등 극단적인 방안까지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 양돈농가들은 너무 힘들다. 도산 위기임에도 조금이라도 더 소비를 늘리기 위해 할인판매도 마다않고 있는 상황에 소비자와 양돈산업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정부 대책이 나와선 안된다.

한돈협회 차원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윈-윈할수 있는 방안을 보다 더 고민해보겠다.

 

■최상식 대표

소비자가 손쉽게 과지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포장개선 방법에 공감하지만 정부의 관련 개선안을 보면 보다 세심하게 가다듬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금의 과지방 삼겹살 논란은 유통단계에서 일부 비양심적인 판매자에 의해 불거진 문제다. 당연히 유통단계에서 풀어야지 생산단계에서 품질을 맞추라는 것은 무리다.

 

■박화춘 박사

지방은 3대 영양소 가운데 하나다. 좋은 지방이 바로 흰살코기임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아울러 지금은 숙성고기의 시대다. 그만큼 성숙한 돼지, 더 큰 돼지가 맛있는 재료가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서정호 팀장

정부에서 삼겹살과 관련한 논란이 과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시길 바란다. 앞으로도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관련산업계와 논의해 나가겠다.

 

 

 

<좌장>

삼겹살을 구매 할 때 1등급이면 기대치가 높은데 지방이 많으면, 실망감이 크게 다가온다.

현재 시행되는 등급제도 살펴야 하지 않나. 생산자만을 위한 등급제가 아닌, 소비자를 위한 등급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실제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보면 삼겹살 발골시 순수 삽겹살만 발골치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식육처리 기능사 제도의 개선을 통해, 실제 진짜 올바른 삼겹살이 판매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도 이번 기회를 통해 밝혀본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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