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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K-축산, 국민속으로(3) / 비건이 친환경이라는 오해들

  • 등록 2023.05.10 11:13:43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비건제품, 육류 느낌 내기 위해 각종 합성물질 사용
탄소배출 과다 등 환경 저해 여러 문제 야기

 

비건 ≠ 친환경
한국 사회는 ‘비건’ 열풍에 빠졌다. 화장품, 패션, 식품 할 것 없이 모든 제품군에서 ‘비건’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업들은 동물성 재료를 배제한 ‘비건’ 키워드를 마케팅 용어로 앞세우며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명품 브랜드에서는 동물 가죽 대신 인조 가죽을 사용한 비건 레더를 지속 가능한 소재로 홍보한다. 
그러나 비건 제품이 곧 ‘친환경’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비건 제품은 단지 제조 및 가공 과정에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들 제품은 기본적으로 ‘크루얼티 프리(cruelty free, 학대가 없음, 즉 동물을 해치거나 죽이지 않았다는 의미)’에 대한 인증을 받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비건 화장품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현대사회에서 지칭하는 ‘비건’은 ‘비동물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게 오히려 더 적절하다.

 

플라스틱과 함께하는 비건
문제는 비건 제품이 환경을 더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비건이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점에만 관심을 가질 뿐, 그 제조 과정에서 어떤 재료들이 사용되는지, 그 결과물들이 어떤 부작용을 낳을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전문가들은 비건 제품이 오히려 환경에 더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표적으로 인조가죽은 동물 피혁 대신 그 느낌을 비슷하게 하기 위해 플라스틱 기반 재료인 폴리우레탄(PU), 폴리염화비닐(PVC)을 주로 사용한다. 이런 합성물질은 제조 과정에서 천연 섬유보다 탄소를 몇 배 더 많이 배출하며, 세탁할 때 미세 플라스틱까지 내보낸다. 또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 종류라서 쓰레기 문제를 더 악화시킨다.
더 많은 자원 사용하는 비건의 미래
비건 푸드 역시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았을 뿐, 이러한 식품들이 환경에 이롭다고 단정할 수 없다. 흔히 비건이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식물’ 이미지 때문에 친환경적이라고 착각하기 쉬울 뿐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식물 또는 곡물 재료를 재배하기 위해 동물성 재료 못지않게 많은 자원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비건 식품의 주요 재료인 ‘콩’을 재배하기 위해 아마존 산림이 파괴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동물성 재료로 얻을 수 있는 영양소를 동일하게 얻기 위해 더 많은 양의 식물성 재료를 수급해야 하고 이러한 자원 사용을 가속화시킨다. 더 많은 산림이 파괴하고, 더 많은 물을 사용해야 전 세계가 추구하는 비건 유행에 필요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 우롱하는 대기업 비건 마케팅
국내 비건 시장은 이제 초기 단계이지만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확장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서 이 시장이 향후 급성장할 수 있음을 예측하게 한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채식주의자 조사에서 Z세대(1990-2000년 초중반)의 채식주의자 비율이 50%를 넘겨 주목을 받았다.
흥미로운 것은 많은 설문조사에서 이들이 비건 식품을 소비하는 이유로 ‘환경’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제일 많이 선택하는 점이다. 그리고 대기업들은 이런 소비자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진실을 가리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한다. ‘클린’, ‘에코’, ‘비건’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마치 그들 제품이 친환경 제품인양 소개한다. 
더 많이 왜곡, 부추기는 이러한 마케팅은 결국 더 많은 환경을 파괴할 뿐이다. ‘에코퍼’라는 이름으로 생산되는 인조가죽은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생산되지만 결국 몇 년 사용하지 못하고 쓰레기가 되는 문제가 남는다.
환경을 생각한다는 소비자들이 비건 제품을 소비하면서 더 많은 환경이 파괴되는 현실은 알고 있을까. 그들이 소비하는 비건 제품이 오히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더 많은 쓰레기를 양산하는 현실을 알게 된 후에도 비건을 그리 당당하게 선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참고문헌
ㆍAngelina Frankowska, Harish Kumar Jeswani, Adisa Azapagic(2019), “Environmental impacts of vegetables consumption in the UK”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ㆍ“콩 재배 확대가 아마존 삼림파괴 주범 <美.브라질 과학자>” (사이언스타임즈, 2006년 9월 6일자) 
ㆍ“비건 가죽을 친환경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겨례21, 2022년 7월 31일자)
ㆍ“[팩트체크] 친환경적인 ‘비건 레더’? 실상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인조가죽 ②” (PLANET TIMES, 2022년 9월 16일자)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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