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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최윤재 교수의 ‘목소리’ <16>축산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명확하게 교육·홍보해야 (8)

WHO, 적육·가공육 발암물질 경고는 ‘과유불급’ 초점
한국인 권장 섭취량 미달 불구 자극적 보도로 ‘혼선’

  • 등록 2019.11.29 10:27:53


(서울대학교 교수,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축산물 내 오염물질과 잔류물질에 대하여 (2)
유해물질이 잔류하지 않는 안전한 축산물의 공급을 위해서는 축산물 내 오염물질과 잔류물질에 대한 실태조사를 철저히 행해야 하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정확한 기준치 파악이 필수적이다. 이를 토대로 관련 법안을 제대로 마련하고, 철저한 법집행과 더불어 교육과 관리를 위한 제도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나아가 축산 농가에서는 유해물질의 위해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준수사항을 철저하게 지키는 등,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관리와 실천이 필요하다. 신기술 개발, 동물의약품 대체제의 개발, 위해성 평가 등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장하기 위해 지속적인 학술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듯 정부와 학계, 농가와 사료업계 및 축산업계가 다 같이 협력하여 축산환경개선, 사료 및 축산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관리와 노력을 지속하여 가축의 건강과 복지는 물론 고품질의 안전한 축산물 생산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 암연구소 2015년 보고서’에 대한 분석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가공육 및 적육 섭취가 암 유발 위험성을 높인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가공육은 1급 발암물질로, 적육은 2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더불어 적육이나 가공육이 영양적 가치는 높으나, 그 섭취량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육과 가공육의 영양성과 위험성을 모두 충분히 고려하여 섭취할 것을 권장한 것으로 적육과 가공육 섭취에 대한 ‘위험과 편익의 균형(risk and benefit balance)’을 강조한 보고서였다. 보고서는 각 나라별 음식문화에 따른 적정 섭취량 설정 및 요리방법의 개선도 권고했다. 문제는 한국 언론들은 이 보고서를 과도하고 왜곡된 방식으로 보도했다는 점이다. 특히 적육과 가공육에 들어있을 수 있는 발암물질의 심각성만 과장하여 선정적으로 보도하면서, 소비자에게 큰 혼란과 불안감을 조성했다. 이에 대해 필자는 2015년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 10차 월례회를 통해, 가공육과 적육의 섭취 및 암 유발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과 교육의 자리를 마련했었다.
‘가공육’이란 고기를 갈아서 모양을 변형시키거나, 염장, 훈연, 건조, 열처리 등을 통해 고기 본래의 성질이나 형태를 변화시키는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육제품을 말하며, 적어도 3000년 이상 전부터 식육가공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육을 만드는 과정과 조리 과정에서 발생되는 니트로사민, 아질산나트륨 등의 성분들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한 것이다. 나아가 세계보건기구는 가공육을 매일 50g먹을 경우 암에 걸릴 가능성이 18% 증가한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한국인의 가공육 섭취량은 연간 1인당 4.4kg으로, 미국인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 즉 대부분의 한국인 섭취량은 WHO의 권고 섭취량이나 미국의 섭취량에 비해 매우 낮다. 물론 한국인 중에도 섭취량 기준 상위 99% 그룹의 연간 가공육 섭취량은 55kg으로 매우 높기 때문에 그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은 가공육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보고서는 가공육 내 합성첨가물인 아질산나트륨, 소르빈산칼륨, 염화나트륨에 의한 발암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합성첨가물의 첨가량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으며, 이는 인체 안전기준치보다 매우 낮다. 더불어 보고서는 가공 과정 중의 발암물질 생성도 발암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열처리 시간, 저장 방법 등에 따라 발암물질 생성량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가공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 생성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연구가 아직은 미흡한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WHO는 동물성 식품을 양질의 단백질 식품으로 보고 그 높은 영양성을 인정한 것이고,  다만 과하게 섭취할 경우 발암 요인 즉 위해요소(hazard)가 있으니, 올바른 육식을 통해 발암확률(cancer risk)을 낮추라는 내용을 권고한 것이다. 따라서 각 나라의 보건당국은 자기 나라의 다양한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근거로 가공육 및 적육 섭취의 ‘위험과 편익의 균형(risk and benefit balance)’ 및 가공과정에 따른 발암위험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조사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IARC 발표에 대한 학문적 논란은 계속 되겠지만, 암과의 연관성에 관한 IARC의 연구는 서구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결과이고, 한국인의 섭취량을 생각해보았을 때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물론 소비자들의 걱정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국도 적육과 가공육의 섭취량과 발암 연관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리고 한국 소비자들 중에서도 잦은 외식과 서구식 식습관으로 적육과 가공육의 섭취량이 높은 분들은 적육과 가공육의 과도한 섭취를 지양하는 건강한 식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군맹평상(群盲評象), 과유불급(過猶不及). 근시안적인 귀납의 오류로 질병의 근원이 동물성 식품의 섭취에 있다고 보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인식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질병은 식품의 과다 섭취로 인한 영양 불균형에서 초래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바르게 전달하는 것이 우리 축산인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축산물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알리는 것은 중요하며, 소비자들 역시 축산물에 대한 잘못된 오해로 인해 축산물을 기피하는 태도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