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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단>인간의 속성 인식과 성공의 열쇠

  • 등록 2019.11.06 09:55:39


동 균 이사장(前 상지대교수, 강원도농산어촌미래연구소)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도대체 왜 나는 이 시기에 이곳에 태어나 살고 있으며,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까?’를 한 번 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이 질문은 생애가 다 할 때까지 지속되지만 속 시원한 답을 얻지 못한 채 인생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기가 무엇이며, 인간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가는 이가 진정 있겠는가? 단언하건대, 이 짧은 생애에서 그것을 다 알기란 불가능하다. 인류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성인 또는 종교 창시자들이 우주 삼라 만성의 모든 이치를 꿰뚫는 깨달음을 얻었노라고 주장하지만 진실을 입증할 길은 없다.  
인간의 몸은 생물체의 속성 속에서 잠시 작동하다가 때가 되어 기능이 사라지면서 우리의 정신은 육신을 떠난다고 알려져 있다. 생자필멸(生者必滅)의 법칙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현상이 아니라 다른 모든 생명체는 말할 것도 없으며, 심지어는 영원할 것 같은 ‘별’에게도 적용되는 진리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우리의 의식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는 다는 설이 팽배해 있어서 재생론이나 윤회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연 전생이 있으며, 내세가 존재하는가? 이 물음도 과학적으로 접근 중이지만 확실한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부분적으로는 비슷한 경우들이 나타나 있지만 모든 인간에게 적용된다는 확증은 없다. 일부 임사체험을 연구한 결과에서, 약 30%정도의 사람들이 생물학적 사망 직후의 기억을 가진다는 보고가 있는 정도이다.  
  사람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생각은 오늘날 거의 설득력을 잃었고, 우리는 거대한 생태계의 일원으로 잠시 살다가 사라지는 존재일 뿐이다. 과학적 근거를 종합해 보면, 인류는 적어도 6백만년 전부터 진화를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렀음이 확인되어 있다.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할 무렵에는 검증되지 않았던 이론의 상당부분이 화석으로 입증되었으며, 최근에 보완된 유적에 의하여 이 흐름은 전혀 되돌아감이 없이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이 밝혀졌다. 약간의 이상한 주장(예컨대 8억년 전 유물에서 현대인과 동일하게 생긴 미이라가 발견되었다는 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계에서는 반복적인 증거가 없는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러한 절차로 축적된 과학기술의 혜택으로 현대인은 수많은 편익을 누리며 살고 있다.  
우리 몸은 다섯 가지 기관을 통하여 세상을 보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만져서 그 사물이 무엇인가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며 지내고 있는데 그 성능이 다른 동물보다 우수하지는 않다. 그나마 이 성능도 몸이 새것일 때와 오래 쓴 것 간에 차이가 많아서 세대 간 세상 이치에 대한 이해의 정도에 차이가 있다. 인간에게 빼 놓을 수 없는 속성 중에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가 오관(五官)으로 체험한 점을 강하게 믿는 성질이 있다. 이 성질을 ‘집착’이라는 말로 나타내기도 하지만 반복하여 겪은 일을 경험이라는 개념으로 인식하면서 강한 믿음을 갖는다. 우리 축산인이 고집 센 까닭도 이러한 속성에 터 잡은 것이니 탓할 일이 아니다.
자기중심적 관점에서 보면 직접 경험한 것보다 더 믿을 것은 없다. 이것이 축적되고 뭉쳐지면 ‘나’라는 정체성(正體性)이 생긴다. 이 ‘나’ 속에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자기의 관점(주관)이 자리 잡으면 좀처럼 그 둘레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주관이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면 ‘집단의식’을 만들고 그것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의 대립으로 시끄럽고, 상대를 공격하려는 악담도 많이 만들어 내고 있다. ‘좌빨’, ‘수구꼴통’이 대표적인 표현이지만 요즘은 기원조차 알 수 없는 말들이 양산되고 있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을 보면, 잠간 들끓다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는 일과 꾸준히 반복되는 큰 틀이 있다. 여기서 우리는, 현명한 선택을 하여야 미래가 편안해 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인류사회는 종교, 사상, 권력자의 성질 등이 특정지역 사람들의 집단의식을 흔들어 왔다. 그 중  현실적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이 ‘권력’이라는 진단이 나와 있다. 이 점은 동서양 인간이 살아 온 흔적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인류역사는 권력에 눈 먼 인간들이 부모나 형제를 죽이고 자기를 따르던 주변 사람도 제거하는 일을 밥 먹듯 했으며, 다른 나라를 침공하여 짓밟아 무너뜨리고 빼앗는 일로 점철되어 있다. 이렇게 보면 인간의 야수성은 다른 짐승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고상하지 않다. 그런데 권력, 종교·이념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 같지만 그것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돈(재화)이라는 말이 있다. 생활인이라면 이 신세를 안지고 살 수 없다. 이것은 ‘파리지옥’같은 성질도 가지고 있다. 누가 돈의 유혹에서 완전하게 벗어날 수 있을까? ‘해탈’을 해도 살아 있으려면 물질을 소비해야 하고 이것을 조달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 살아있는 우리에게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돈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하의 갑부일지라도 저승에는 동전 한 닢도 가져갈 수 없음이 명백하므로 현실에서 누리는 편익은 ‘잠간 빌려 쓰다가 가는 것’이다. 그래도 현실은 우리에게 ‘돈을 벌라’고 소리질러댄다.
축산 하는 사람이라면 가축을 비롯한 자원의 성질을 제대로 알고 쓰는 지혜가 필요한데 여기에서도 경험이 한 몫을 한다. 그러나 잘 모르는 것을 ‘아는 체’했다가는 나중에 후회할 일이 많이 생긴다는 점을 자주 잊어버린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쓴 맛’을 반복적으로 본 후에야 이 폐습을 제대로 고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확실하지 않은 일에 대하여는 더 잘 아는 이에게 묻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세상은 참으로 오묘해서, 전문적인 분야 속에도 파고 들어가 보면 진짜 고수가 또 있다. 참된 길을 만나는 운이나 선택을 결정하는 것도 결국 자기의 힘이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자기를 바르게 가꾸고 제대로 아는 것이 성공의 열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