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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단>`육하원칙’

  • 등록 2019.08.29 19:13:31


박규현 교수(강원대학교)


언제부터인가 스마트란 말이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고 많은 영역에서 접두어처럼 사용이 된다. 사전적인 의미는 ‘말쑥한’, ‘깔끔한’도 있지만 이제는 ‘똑똑한·영리한’의 의미가 더 익숙한 것 같다. ‘스마트 폰’이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고 있으며 그 스마트 폰은 내가 원하는 것(경우에 따라서는 내가 모르고 있는 내가 원하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센서를 통해 정보를 획득하고 분석한 후 내게 필요한 정보를 전해준다. 내가 원하는 것을 ‘콕’ 집어서 알려주면 정말 신기하다. 정책적으로도 ‘스마트’란 말이 사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고부가가치 미래성장 농식품산업 육성을 목표로 스마트농업 확산을 중점 추진사항으로 발표했다. 요약한다면 소비자가 요구하는 안전성과 균일한 품질을 맞추기 위한 대응 방법이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통신기술과 재배기술을 결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예로 자주 나오는 단어가 스마트팜이다. ‘내’가 없어도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24시간 세세하게 농장관리를 할 수 없지만 스마트팜은 프로그램을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지금은 스마트팜이라고 부를 수 있는 농장들이 생겨난다. 그럼 내가 기계보다 스마트하지 않다는 의미인가? 

축산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나오는 용어가 있다. 기후스마트축산이다. 그렇다. 스마트축산 앞에 기후가 붙었다. 그렇다면 스마트팜처럼 센서들을 사용하고 그 정보를 컴퓨터가 분석한 후 최적의 운영방법을 결정해서 관리하는 것일까? 앞선 설명을 보면 그런 것 같다. 스마트 폰을 예로 설명하겠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스마트 폰은 그 스마트 폰이 생산되는 과정의 것이 아닌 생산된 이후에 내가 구입해서 사용하는 과정이 중심이 된다. 스마트 팩토리에서 생산된 스마트 폰이라면 모든 과정에 스마트가 들어간다고 할 수 있겠다. 어느 경우에서든 산업 현장에서는 효율성을 중심으로 한다. 내가 얻을 수 있는 이익/편리의 극대화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스마트 폰은 내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지/있도록 하는지가 기술력이다. 하지만 기후스마트축산은 그 접근 방법이 다르다. 우선 축산의 트렌드를 보자. 축산은 식량안보에 공헌을 했다. 단순히 에너지가 아닌 고영양 식품으로서 말이다. 지난 몇 십 년 간 전 세계적으로 고기, 우유, 달걀들은 급격히 팽창했다. 이는 개발도상국가에서 특히 강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인데 인구증가와 소득 증가, 도시화에 따른 것이었다. FAO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에서 1960년과 2005년 사이의 일인당 고기 소비량은 3배 이상 증가했고, 우유 소비량은 거의 두 배, 달걀 소비량은 5배 증가했다. 반면에 곡물은 소폭 증가했고, 근채류(무, 당근 등)와 과경류(감자, 고구마 등)는 소폭 감소했다. 중국과 브라질을 제외한 개발도상국의 일인당 고기 소비량은 2030년에는 26 kg, 2050년에는 32kg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소비량 차이가 존재하므로 향후에도 소비량 증가가 예상된다.

이러한 식량안보의 개념에서 기후변화는 생산량에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축산에게 매우 큰 위협요소이다. 하지만 그 위협을 정량화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데 그것은 농업(경종), 기후, 주변 환경, 사회 및 경제 사이들의 매우 복잡한 상호작용과 불확실성 때문이다. 축산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 강우 패턴의 변화, 극한 기상의 발생 빈도 증가들은 축산의 생산성을 줄일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사료작물의 질과 이용성 감소, 가축질병 발생, 다른 분야들과의 자원 경합이 발생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다. 또한 사료생산량 감소와 사료 부족, 더 높은 연료(에너지)가격 등 역시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이며 가축 질병 발생 빈도와 패턴 변화, 감염원의 발생 및 확산 등 또한 간접적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다른 환경적 요소들과 사회경제학적 요소들(토지이용의 변화, 국제 무역, 이민, 공공건강정책 등)을 고려한다면 기후변화와 그 대응책들이 주는 이익과 손해의 총합이 결과적으로 이익인지 손해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이렇듯 기후스마트축산이라는 것은 단순히 식량 안보의 효율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축산을 둘러싸고 있는 제반 환경들을 고려하고 그 속에서 경제적 효율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관점에서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소득을 중심으로 한다면 소득 증대 방법, 환경을 중심으로 한다면 환경에 대한 피해 최소화 방법이 중요하겠지만,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다면 기술, 환경 및 사회경제학적 여러 변수들에 대한 현재와 미래의 종합적 평가가 중요할 것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의한 충격(식량안보), 그 충격의 완화, 그리고 향후 그 충격에 대한 적응의 흐름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한다고 보면 자연환경의 변화 뿐 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도 반영해야만 한다. 이를 통해 식량안보의 유지 또는 강화, 기후변화 완화전략 및 적응전략의 효율성 향상을 달성할 수 있어야만 한다.

FAO에 따르면 우리나라 축산과 같이 집약적 축산기술을 사용하는 곳에서의 기후스마트축산 기술은 가축관리(향상된 사양관리기술, 회복력 증대 기술), 시설관리(온도조절 기술, 질병감시기술, 에너지 효율 향상 기술), 분뇨관리(혐기소화조를 이용한 바이오가스와 비료 생산 기술(혐기소화기술), 가축분뇨의 관리/퇴비화/시용 기술(퇴비화 기술))로 크게 7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식량안보의 기능을 강조할 경우 혐기소화기술, 향상된 사양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완화전략의 기능을 강조할 경우 혐기소화기술, 에너지 사용 효율성 기술, 향상된 사양관리 기술이 중요하다. 적응전략의 기능을 강조할 경우 혐기소화기술, 온도조절기술, 질병감시기술, 복원력 증대 기술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어렵게 하는 것은 대부분 정보의 부재, 기술에 대한 접근성 부족, 부족한 자본 때문이지 기술 자체인 것은 아니다. 이러한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지도와 금융지원시스템을 포함하는 구체적인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며 축산 관련자들은 환경적 서비스에 대한 믿음과 비용 지불 능력을 높여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축산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경제적 환경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거나 축산 관계자들이 생각하는 스마트축산은 생산과 관련된 기술적인 부분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봐도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그것만으로 미래 축산에 도움이 될지, 효율적인 것인지는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한다.

미래는 일 초 후도, 한 달 후도, 일 년 후도, 십 년 후도 미래다. 스마트라는 유행어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현재 ‘우리’가 대응하려고 하는 미래가 ‘언제’이며 지금의 ‘위치’에서 ‘무슨’ 일을 ‘왜’ 하는 지,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를 해야만 기후변화에 스마트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단어보다는 본질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즉,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받아오고 농장에 필요한 최선의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기후스마트축산의 한 부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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