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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피해 유발 축산물 가격입찰제 그만”

육가공업계, 대형마트 확산 조짐에 즉각 중단 촉구
업체들 냉동 전환 손실 감안 ‘울며겨자먹기식’ 입찰
소비자가격 반영 미미해 ‘마진 챙기기’ 수단 의혹
“육가공업체 경영난, 축산농가 피해로 직결” 호소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납품할수록 손해다.”
육가공 업체들이 대형마트의 가격입찰제가 과도한 출혈경쟁을 유발하고 있다며, 즉각 중단해 줄 것을 강력 촉구하고 있다.
육가공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 대형마트에서 축산물 가격입찰제 시행에 들어갔다. 현재는 한 곳뿐이지만, 점차 다른 대형마트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시행하고 있는 축산물 가격입찰제는 매주 부위별 가격입찰을 실시해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축산물을 구매하는 형태다.
보통 이 입찰에는 5개 가량 육가공 업체들이 참여한다.
대형마트에서 워낙 많은 축산물을 판매(돼지고기의 경우 소매단계 판매량 27.1% 점유)하고 있다보니, 육가공 업체 입장으로서는 결코 이 시장을 놓칠 수 없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최대한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출혈경쟁이 벌어지게 된다.
한 육가공 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도 수익을 바라지는 않았다. 손해보지 않는 수준에서 물량을 납품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하지만 ‘3년만 납품하면 망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가격입찰제는 적자를 넘어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토로했다.
육가공 업체들은 이렇게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대형마트에 납품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냉동전환할 경우 그 손실이 더 커지게 된다는 하소연이다. 
특히 최근과 같은 최악 불경기에서는 재고로 쌓아두기에는 워낙 위험부담이 커 당장 물량소진이 최우선일 수 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관계자는 “가격입찰제가 시행되면서부터는 매일·매주가 전쟁터다. 과거 삼겹살·목살 등 할인행사 부위에 대해 인하해 주고, 전지·후지 등 다른 부위 인상을 통해 가격을 보존받던 납품형태가 그리워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전했다.
게다가 육가공 업체들은 낮은 가격으로 납품됐다고 해도, 그 인하 분이 소비자 가격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가격입찰제가 ‘대형마트 마진챙기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육가공 업체들은 가격입찰을 통해 형성된 낮은 가격이 대형마트 뿐 아니라 정육점, 일반음식점, 2차 육가공 업계, 단체급식 등 다른 소매단계 판매점으로 점차 퍼져나가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가격입찰제가 출혈경쟁과 낮은 납품가격을 야기하고, 다른 판매점으로 확대돼 육가공 업체를 옥죄는 모양새다.
결국 국내산 축산물을 합리적 가격에 공급하려면 가격입찰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수차례 질의에도 해당 대형마트에서는 마땅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육가공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수년 동안 높은 가격에 원료를 구매하고, 낮은 가격에 판매하면서 적자에 시달려 왔다. 올 들어서는 적자폭이 더 심해져 도산한 업체가 수두룩하다”고 밝혔다.
이어 “육가공 업체 경영난은 곧 축산농가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육가공 업체와 생산자가 협력해 건전한 축산물 유통질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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