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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한·일 FTA도 대비해야 한다

  • 등록 2016.02.05 11:33:15

 

윤 봉 중<본지 회장>

 

공일증 앓는 재계 반대에도
한·일 FTA 연기 모락모락
양국 축산 정면승부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전략 필요

 

중국이 무서워하는 것 중 하나가 한국축구라고 한다.
중국축구는 1978년 이후 치러진 30여 차례의 한·중전에서 한국을 단 한 번밖에 이기지 못하면서 공한증(恐韓症)이란 말까지 생겨났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입에서 ‘축구굴기’란 말이 나올 정도이니 과장은 아닐 것이다.
반면 한국은 일본경제에 중국의 공한증보다 더 심각한 공일증(恐日症)을 갖고 있다. 일본이 최근 20년간 장기불황에 시달리고 우리나라 반도체나 스마트폰 수출이 약진하면서 예전과 달라졌다고는 하나 부품산업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제조업 경쟁력은 우리에겐 여전히 높은 ‘벽’이다. 이 때문에 미국 등과의 FTA 체결에는 농축산업계의 분노에도 아랑곳없이 쌍수를 들어 환영하던 경제계가 일본과의 FTA 체결에는 ‘F’ 자만 나와도 경기(驚氣)를 일으킨다. 우리가 자랑하는 무역 1조 달러, 한해 600억 달러에 달하는 대중무역흑자는 일본의 부품 ·소재산업을 빼고는 설명이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언론인과 학계 일각에서 재계의 ‘희망사항’과 역행하는 주장들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이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일본의 대중문화를 개방하면 한국은 온통 왜색(倭色)으로 물들 것이라고 반대했지만 거꾸로 K팝이 일본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으며 스크린쿼터 폐지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는 1천만 관객이 그리 놀라운 뉴스가 아닐 정도로 성장한 만큼 우리 제조업도 공일증에서 벗어나 일본과 정면승부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일 FTA 체결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며 심지어 ‘신의 한수’라고 한술 더 뜨는 학자도 있다.
현실적으로 한·일 FTA가 쉽게 이뤄지긴 어렵지만 급변하는 동북아정세를 감안하면 의외로 빨라질 수도 있다. 그리고 FTA와는 별개로 정부가 일본과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가입에 목을 매고 있는데 TPP는 명칭만 다른 FTA다.
있지도 않은 한·일 FTA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이것이 성사될 경우 한국축산도 지대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축산강국 미국과 EU, 호주의 공세는 가격 중심이지만 일본의 그것은 품질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이란 점에서 가벼이 여길 일이 아니다. 수입개방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한국축산의 살 길은 누가 뭐래도 프리미엄 전략인데 같은 전략을 구사하는 일본축산업과 국내시장을 놓고 겨루는 상황을 맞이하는 것이다.
문제는 일본축산의 프리미엄 전략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데 비해 우리의 대비책은 별로 내세울 게 없다는 점이다. 일본은 뉴욕의 타임스퀘어나, 야경으로 유명한 프라하의 전광판에까지 화우고기 광고를 내보낸다. 런던이나 베를린 등 세계각국의 주요도시에서 대대적인 판촉행사도 열고 있다.
이에 비하면 한우산업의 프리미엄 전략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며 그마저도 마블링 시비와 같은 ‘태클’에 시달리고 있다. 낙농업도 마찬가지다. 한국낙농이 가장 기초적인 수급문제에 막혀 쩔쩔 매는 사이에 일본을 대표하는 홋카이도 낙농은 펄펄 날고 있다. 홋카이도에서 생산된 우유와 유제품은 오래전부터 프리미엄급으로 대접 받고 있다. 일본의 주요 공항에서 팔리는 초콜렛의 포장에는 어김없이 홋카이도산 우유를 사용한다고 표기하고 있다. 홋카이도의 우유아이스크림은 우리 국민들에게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통하지 않는가.
희망사항일지 모르지만 한·일 FTA로 인한 축산피해는 폭발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우리 축산의 생존전략은 프리미엄 전략일 수밖에 없는 만큼 일본축산의 생존전략은 반드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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