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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최윤재의 축산 인사이트 8> 축산업 발전의 가장 큰 적, 냄새

  • 등록 2026.01.07 12:56:28

최윤재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가축분뇨 처리 못지않게 축산업에서 중요한 과제는 냄새 관리이다. 축산 냄새 문제는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축산업 전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떨어뜨리고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들어 지역사회 내 축산 관련 민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냄새 문제다.
문제는, 축사 단지를 외곽으로 이전하거나 집단화하는 방식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점이다. 가축들은 환경 변화에 민감해 지나친 밀집 사육은 질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결국 현실적인 해결책은 냄새를 줄이는 관리, 즉 분뇨가 만들어지기 전후 단계를 종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분뇨로 나오기 전에, 사양관리를 통한 냄새 관리
축산 냄새의 근본 원인은 분뇨 속에 있는 질소(N)와 인(P), 그리고 이들로부터 발생하는 암모니아(NH3)와 아산화질소(N2O), 황화수소(H2S), 메탄가스 등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다. 이는 대부분 사료 내 단백질이나 유기물이 장내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못해 발생한다. 따라서 사전에 불필요한 과잉영양 공급을 줄여 냄새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 바로 ‘가축 정밀사양’ 이다. 정밀사양은 가축의 성장 단계별 생리적 변화와 영양 요구량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불필요한 과잉 급여를 방지하고 균형 잡힌 급이를 실현하는 사양관리 기술이다. 생애주기별로 적절한 사료 급여를 적용한다면 사료의 낭비를 줄여 경제성을 높일 뿐 아니라, 소화되지 않고 분뇨로 배출되는 잔류 영양소의 양을 줄임으로써 냄새 발생과 환경오염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다. 이때 실제로 어느 정도의 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국내의 기후 조건과 지역별 농가의 사육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료첨가제를 적절히 활용하면 가축의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개선해 냄새를 한층 더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냄새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인돌계 아미노산의 생성을 억제하는 첨가제를 사용하면 냄새 발생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또는 가축의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질 경우 대사 과정에서 냄새를 내는 유기산 물질이 생성되기 쉬운데, 사료 첨가제를 통해 유익균이 잘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면 이러한 문제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결국 냄새는 분뇨로 나오기 전에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가축 건강과 사료 효율, 더 나아가 탄소중립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다.

 

분뇨로 나온 이후, 시설처리를 통한 냄새 관리
분뇨가 배출된 이후에는 냄새를 줄이기 위한 물리적, 생물학적 관리가 중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축사 내외부에 냄새 저감 시설을 설치해 냄새가 외부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으로 밀폐형 저장시설, 공기정화 바이오 필터, 흡착 및 세정장치, 배수 및 청소관리 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잘 알려진 사례로는 바이오커튼이 있다. 이 시설은 돈사에서 배출되는 냄새물질과 분진이 바람을 타고 확산되는 것을 막는 차광막 형태의 장치로, 내부에서 미세한 물 입자를 분사해 냄새 입자를 포집하고 확산을 차단한다. 또 다른 대표적 방식인 습식세정식 탈취탑은 세정수가 분사되는 필터층을 공기가 통과하면서 냄새물질과 먼지를 씻어내는 원리로 작동한다.
분뇨를 잘 퇴비화 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퇴비 부숙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분뇨 속의 암모니아, 메탄, 황화수소 같은 휘발성 냄새물질이 대부분 분해되어 냄새가 현저히 줄어든다. 완전 부숙된 퇴비는 별도의 폐기 과정 없이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높이는 친환경 비료로 농경지에 환원할 수도 있다. 결국 악취 저감은 가축분뇨를 자원으로 전환해 순환농업을 실현하는 핵심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냄새 저감 시설이나 환기 시스템을 설치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든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중소규모 농가의 경우 자체적으로 시설 개선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그러나 냄새 민원의 상당 부분은 바로 이러한 소규모 농가에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시설 개선 여력이 부족한 농가를 대상으로 축사 현대화 자금 지원과 시설 개선 인센티브 같은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될 때에야 비로소 냄새 문제가 체계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더 심해질 냄새, 서로가 이해하는 소통이 필요하다
오늘날 축산농가와 민가의 거리는 과거보다 훨씬 멀어졌다. 2005년 ‘악취방지법’이 제정되고, 지자체마다 법으로 정해진 기준에 따라, 축사는 민가로부터 최소 200미터, 멀게는 500미터 이상 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냄새 민원은 해마다 늘고 있다.
냄새 자체가 과거보다 심해졌기보다, 냄새에 대한 사람들의 민감도와 불쾌감이 커진 것이다. 여기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고온 기후가 악취를 더욱 심화시키는 현실은 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
해외에서는 일찍부터 축산 냄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노력들을 해왔다. 예를 들어,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은 바이오필터와 배기공기 처리 시스템으로 분뇨에서 발생하는 냄새 물질을 걸러내고 있으며, 덴마크는 탄닌산과 불소화합물(fluoride)을 이용한 냄새 저감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가스 어베이트(Gas Abate)’라는 첨가제를 활용해 분뇨 내 냄새 유발 물질을 화학적으로 중화하고, 프랑스는 2023년 ‘농가를 냄새 민원으로부터 보호하는 법률’을 통과시켜 냄새 완화시설 설치를 제도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우리 축산업계 또한 해외 선진 사례를 적극 참고하여 한편으로 냄새를 줄이기 위한 기술적 노력을 지속해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지역사회가 냄새 문제를 함께 이해하고 조정해 나갈 수 있도록 상호 협력의 장을 넓혀가야 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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