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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메탄저감에서 시작하는 탄소중립 축산 <3>

최윤재의 축산 인사이트

  • 등록 2025.10.22 11:28:35

최윤재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무엇을, 얼 만큼, 어떻게 줄일 것인가
축산업이 탄소중립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가장 큰 과제는 단연 메탄가스 감축이다. 소와 같은 반추동물이 되새김질 과정에서 내뿜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약 28배 강력한 온실효과를 낸다. 이에 따라 축산업 분야의 탄소중립은 글로벌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30% 감축을 공동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런 국제적 흐름 속에서 과연 우리나라 축산업은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을까, 연구는 어느 단계까지 진척되었는지, 또 국내 연구 현황은 어떤지 점검이 필요하다.

 

메탄 무조건 나쁘다 생각해서는 안돼
우리나라 역시 축산업 분야의 메탄 감축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3년 10월 4일 ‘사료관리법’ 개정 고시를 통해 ‘메탄저감제의 기준’(제8조 제1항 관련)을 새롭게 공표했고, 2023년부터 저메탄 사료 보급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 사료관리법에 따르면, ‘메탄저감제’란 단미사료 또는 보조사료 가운데 가축의 장내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일정 수준 이상 감축할 수 있음이 인정된 물질을 의미하고, ‘저메탄사료’란 이렇게 인정된 메탄저감제를 가축의 성장 단계별 급여량(용법)에 맞게 첨가하여 제조한 사료를 뜻한다. 즉, 메탄저감제는 성분·첨가제의 차원에서 정의되고, 저메탄사료는 이를 실제로 급여 가능한 사료 형태로 만든 최종 산물로 정의되는 구조다.
그러나 메탄은 단순히 줄이기만 하면 되는 ‘불필요한’ 부산물로만 볼 수는 없다. 반추동물의 장내에는 섬유소를 분해해 메탄을 생성하는 다양한 박테리아가 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생기는 휘발성지방산은 가축에게 중요한 에너지원이 된다. 사람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메탄 생성은 반추동물의 생리적 과정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으며, 이를 무조건 줄이기만 한다면 젖소의 경우 우유 지방 생산이 감소하고, 육우는 지방 축적과 마블링 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메탄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배출을 줄이면서도 반추동물의 생리적 필요와 축산물 품질을 해치지 않는 균형을 찾는 일이다.

 

전세계에서 메탄저감제 연구 활발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히 논의되는 메탄 저감 기술은 ‘메탄저감제’ 개발이다. 2025년 현재, 전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메탄저감제로 인증받은 제품은 네덜란드 DSM사가 개발한 ‘3-NOP’가 유일하다. 미국 FDA는 2024년 3-NOP 성분(상용명 Bovaer)을 젖소 대상 첫 메탄 저감 사료첨가제로 승인했다.
유럽과 영국도 이미 해당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 검토를 마치고 사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여기에 해조류, 질산염(nitrate), 식물성 지방(essential oils) 등 다양한 첨가제 연구 역시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국 역시 이러한 메탄저감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자체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해외 기술을 그대로 가져오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되며, 한우·젖소 등 국내 주요 축종별로 데이터화하는 작업과 현장 검증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국산 저메탄 사료나 첨가제가 개발된다면, 향후에는 단순한 환경 대응을 넘어 수출 경쟁력 강화와 신산업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현재까지 메탄저감제로 공식 인증받은 국산 제품은 전무한 상황이기에, 이 분야에 대한 연구 투자와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

 

메탄저감 기술관리 다변화 필요
장기적으로는 온실가스 저감 기술을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메탄저감제 개발뿐만 아니라, 사료 연구, 부산물 활용, 그리고 축종 개발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
우선 사료 자체에 대한 정밀한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 조사료와 농후사료의 비율은 메탄 배출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내산 조사료를 활용한 맞춤형 실험이 필수적인 이유다.
일반적으로 젖소는 조사료:농후사료 비율을 6:4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반추위 건강을 지키면서도 유지방 생산에 유리하다. 반면, 적절한 육질·마블링 형성을 고려해 한우와 육성기 비육우는 조사료: 농후사료 비중을 4:6으로 하는 것이 권장된다. 그러나 이러한 비율은 조사료와 농후사료의 성분에 따라 적정비율이 달라질 것이다.
사료 가공 및 부산물 활용은 또 하나의 핵심 연구 축이다. 예컨대 미역 부산물을 젖소 사료에 활용했을 때, 유지방 함량과 면역 성분이 증가하고 동시에 메탄 배출이 줄어든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사료 첨가제와 국내 자원화 전략을 병행할 경우, 메탄 저감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아직 국내에서는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온실가스를 상대적으로 덜 배출하는 축종을 개발하는 육종 연구가 필요하다.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자원이 많이 투입되는 사업이기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탄소 줄이기의 성패는 결국 우리 축산업이 얼마나 빠르게 현실적 해법을 도입하고, 한국형 모델을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무엇을, 얼 만큼, 어떻게 줄일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국내 축종에 맞는 정교한 메탄 저감 연구가 시급하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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