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퇴직 후 영월서 포도농사 도전…품종 시험 끝에 ‘흑아롱’ 주력
포도공선출하회 회장 취임…공동 출하·전국 유통망 구축 박차

서울우유에서 35년이 넘도록 근무하고 노후대책으로 몸담은 포도농사가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나머지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화제의 현장은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금마리 821번지. 별빛포도농원<대표 이기정(67세)>. 이기정 대표는 1984년 9월 서울우유협동조합에 입사하여 2019년 12월 퇴직할 때까지 35년 3개월 동안 영업부서와 홍보라인에서 주로 근무했다.
그러나 많은 직장인들이 겪었듯이 이기정 대표도 서울우유조합에 근무할 때 퇴직 후의 노후대책에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
물론 퇴직연금이 수령될 예정이지만 생활비는 물론 자녀 뒷바라지에 빠듯할 듯싶었다.
그런 상념에 빠졌던 이기정 대표는 2015년 설날 처갓집(영월)을 방문했을 때 매물로 금마리 야산 1천200평이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 평생반려자인 동갑내기 김진아씨(67세)와 논의 끝에 구입했다. 공휴일과 휴가를 받는 날은 고양시 일산에서 강원도 영월까지 350리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옻나무 등 우거진 잡목을 걷어내었다.
이 대표는 적합한 작목을 살펴보던 중 영월농업기술센터를 찾았다. 관계자들은 금마리는 석회질토양이고 온도차이가 커서 과일재배가 적지라고 분석하여 영월 관내는 물론 뒤뜰농장 장세흥씨 등 화성과 김천 등 전국의 포도재배를 잘한다는 명장을 만나서 일일이 메모해 가면서 배웠다.
영월농업기술센터에서 배운 신기술과 정보도 오늘날 별빛포도농원이 있도록 했다.
특히 2015년 4월 당도가 14∼16브릭스에 이르는 ‘캠벨얼리’ 품종 400주와 당도가 18브릭스까지 올라가는 ‘청향’과 ‘청수’ ‘블랙스타’도 한 두주씩 심어 장단점을 파악해 보았다.
몇 년 후에는 ‘샤인머스켓’ 300주와 강원도에서 개발한 품종 ‘흑아롱’도 100주를 심어봤다. 그러나 ‘샤인머스켓’은 실패작인 반면 ‘흑아롱’은 씨가 없는 데다 당도가 19.3 브릭스로 높아 아이들은 물론 신맛을 싫어하는 어른들로부터 인기다.

따라서 몇 년 전 추가로 구입한 금마리 672번지 1천500여평의 밭에는 ‘캠벨얼리’와 ‘흑아롱’ 품종을 심어 지난해부터 맺기 시작했는데 올해까지 수확량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 이기정 대표의 말이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품종간 장단점을 분석한 이기정 대표는 지난 3월 영월군 한반도농협 포도공선출하회 회장으로 피선되어 15명의 회원이 생산한 포도들은 모두 공동 출하, 판매키로 했다.
특히 한반도농협 포도공선출하회는 지난 8월 13일 정기총회를 열고 8월 20일경 첫 출하를 하여 10월 14일 마지막으로 출하하는 운영계획을 논의했다. 출하가격은 품질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kg당 1만원 전후다.
또 농협 안성물류센터를 통한 전국 하나로마트에 공급하고 쿠팡 새벽배송 공급, 경남권은 서원유통을 통해 공급하는 등 판매계획을 폭넓게 개진했다.
이기정 대표는 “회원들로부터 수집한 포도의 전 매출액이 5억원을 상회하면 중앙정부로부터 인건비와 포장재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우리회가 결성된 역사는 짧지만 회원들을 하나로 결속하는데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기정 대표는 이어 “한반도농협에는 7년전 결성한 토마토공선출하회가 있는데 현재 회원 60명은 토마토 선별을 로봇이 할 정도로 앞서있는 자생단체”라면서 우리 포도회는 앞으로 토마토공선출하회를 롤 모델로 삼고 꾸준히 답습하여 포도생산자와 소비자가 믿고 구입할 수 있는 신뢰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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