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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제5회 청정축산 환경대상 수상농가<14> 제주 애월 제일양돈농장

노후시설 현대화로 냄새잡고 위기 극복

수익 중 10%는 반드시 시설에 재투자

코로나로 힘들어도 매년 6천만원 기부
여걸과 사위가 합심해 만든 청정 농장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제5회 청정축산 환경대상 시상식에서 우수상(농협중앙회장상)을 받은 제주 애월 제일양돈농장(대표 조희순)은 대지면적 1만3천847㎡, 건축면적 5천505㎡에서 돼지 4천660두를 일관 사육하며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과 HACCP 인증을 받았다.
축산농가가 많은 제주도 애월읍 광령리 마을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끝자락에 돌과 꽃, 그리고 다양한 식물들로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진 농장이 나온다. 마치 공원 같은 제일양돈농장은 조희순 대표와 사위가 운영한다.
돈사 9동에 액비 저장조 등 처리시설까지 농장 규모가 큰데도 가축 분뇨나 돈사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제일양돈농장은 노후화된 시설을 재건축하고 현대화된 시설로 바꾸는데 40억원을 투자하면서 냄새 민원을 최소화했다
돼지 부산물과 육가공공장을 했었던 조희순 대표가 양돈장을 하게 된 건 우연이었다. 공장 일로 인연을 맺었던 농장주가 갑자기 몸이 아파 돌아가시고 자녀들이 어려서 운영을 할 수 없게 돼 조 대표가 2017년 3월 얼떨결에 농장을 인수했다.
조 대표이 양돈장을 인수하자마자 위기가 닥쳐왔다. 일명 제주도 가축분뇨 무단 방류사건이 터진 것이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면서 양돈농가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싸늘해졌고 제주도가 악취 농가를 지정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하고 얼마 안 돼 악취 지정 농가가 됐다. 동네에 양돈장이 많은데 우리 농장이 제일 끝에 있다. 좀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
악취 사건으로 인해 처음 1년 동안 동네 주민들과의 협상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사사건건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조희순 대표는 동네 주민들에게 굳게 약속했다.
“내가 분명하게 얘기했다. 100% 냄새는 못 잡는다. 사람 사는 집도 냄새를 못 잡는데 돼지 키우며 어떻게 냄새를 전혀 안 나도록 할 수 있겠나. 하지만 피해를 줄 정도의 냄새는 반드시 잡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을 했지만 노후화된 시설 문제가 골치였다. 결국 현대화된 시설로 교체했다. 기왕 할 거 잘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처음 돼지농장을 봤을 때 상상 밖이었다. 그래서 내가 본보기를 보이자고 생각했다.” 돈사를 하루에 한 번씩 소독하고 냄새 여과장치인 바이오 커튼을 설치해 안개 분무 장치가 24시간 돌아간다. 바이오 커튼은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악취 저감 시설로 축사 내부 공기 시설을 이중으로 씌운 공기정화장치다. 돈사 내부 공기를 이중막으로 씌운 여과장치에 보내 공기를 정화하는 원리이다. 안개 분무를 통한 먼지 물질 제거, 미생물제 처리공법 등을 동시에 적용해 돈사 냄새를 획기적으로 저감시키는 역할을 한다.
농장을 시작한지 이제 몇 년 안 됐지만 조 대표는 벌써 후계자를 정해뒀다. “농장을 현대화 시설로 싹 바꾸고 나서 사위가 들어왔다. 나는 일 안 하는 사람은 싫은데 우리 사위가 진짜 성실하고 일을 열심히 한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했던 사위 병선씨는 결혼 초 2년 동안 처가살이를 하면서 조 대표가 고생하는 걸 보고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었다고 한다. 제주에서는 부모의 업을 자식이 이어받는 경우가 많기에 조 대표 또한 흔쾌히 받아들였다. 병선 씨의 주 업무는 돼지들의 건강. 돼지 생식기 호흡기증후군(PRRS), 마이코플라즈마, 써코바이러스, 유행성설사병, 로타바이러스, 파보 바이러스 감염증, 돼지열병, 대장균 설사증, 구제역, 일본 뇌염 등 모든 예방접종을 전담하면서 청정 농장을 지키기 위해 열심이다.
돈사도 충분히 깨끗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조 대표. 현대화 시설로 바꾸면서 사료나 물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주니 축사도 훨씬 깔끔해졌다. 모돈이 들어가는 곳은 무조건 깨끗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분만실과 모돈실, 자돈실을 하루에 세 번씩 변을 치우고 물청소를 한다. 물청소에만 한 달에 2천800~3천만원 정도가 든다. 조 대표 입장에선 전혀 아깝지도 않고 줄일 수도 없는 비용이다.
제일양돈농장에서는 돼지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상수도 물을 마신다. 그냥 상수도 물이 아니라 제대로 소독한 물이다. 깨끗한 물을 마셔야 건강하다고 믿는 조 대표의 철학에서 비롯된 운영 방침이다.
버는 것의 10%는 시설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 대표. 과감하게 시설에 투자하고 열심히 가꾼
덕분일까. 제일양돈농장의 돼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이전에 비해 매출도 80% 정도 늘었다. 꽃도 많이 심고 텃밭도 잘 가꿔 앞으로 농장을 공원화시키는 것은 사위 병선 씨의 꿈이기도 하다. 어렵게 일궈냈지만 어려운 사람들 돕는 일에도 인색하지 않고 적극적인 조 대표.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기부를 1년에 6천만원씩 빠짐없이 해오고 있다. 조금이라도 돈을 벌 수 있는 입장이라면 서로 돕고 사는 게 좋지 않냐고 되묻는 조 대표의 얼굴에서 여걸의 호탕함과 당당함이 엿보인다. 

# 제일양돈농장 CLEAN POINT
- POINT 1. 노후시설의 현대화
안개 분무시설을 전체 돈사에 설치하고 모든 방문에 환기창을 달았다. 바이오 커튼으로 축사의 냄새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또 한 번 차단한다.
- POINT 2. 하루에 3번 돈사 물청소
미생물을 먹이고 물도 미네랄수를 먹인다. 분만실과 모돈실, 새끼 돼지실은 하루에 세 번씩 변을 치우고 물청소를 한다.
- POINT 3. 농장을 공원처럼
농장을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많이 찾아오는 공원처럼 만드는 게 꿈. 꽃도 많이 심어 경관이 아름답고 텃밭도 가꾸고 있다. 꼼꼼한 예방접종으로 질병도 사전 차단한다.  <끝>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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