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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산티아고 순례길<31>

나만의 인생 길, 스스로 개척할 때 최고 가치


(전 농협대학교 총장)







목적 의식·긍정적 사고·실행 의지가 원동력


▶ 에필로그 

 마침내 해냈다. 감격스럽다. 이번 산티아고 순례길의 완주를 이 두 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 길을 걸으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목적지만을 그리면서 무심히 걸었던 것 같은데, 무심했던 것만은 아니었나 보다. 마음에서 일어난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 많은 가톨릭 신자들의 버킷리스트(bucket list)에는 산티아고 순례가 들어있다. 신자가 아닌 일반인들 중에도 이 순례길을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 850km를 걸어서 가는 것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 시작할 용기가 없을 뿐이다. 자기의 능력대로 걸으면 된다. 남이 30일 만에 걷는다면 나는 40일에 걷겠다고 마음먹으면 못할 게 없다. 천천히 걸어도 완주는 완주다. 까미노 순례길은 기록경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 길은 목적지가 있어야 걷는 의미가 있다. 인생 또한 마찬가지로 목적이 있어야 가치가 있다. 목적지가 없이 걷는 것은 방황일 뿐이다. 세상에 끝이 없는 길은 없다. 끝까지 가지 못해서 끝을 보지 못하는 것뿐이다.

-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먼 거리가 걸으면서 줄어들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든 시작을 위한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 

- 긍정적 사고가 중요하다. 할 수 있다는 암시를 자신에게 계속 주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티베트에서는 오체투지 순례도 하는데 걷는 것은 그에 비해 훨씬 수월하지 않은가. 

- 스스로 나이가 많음을 내세우지 말자. 나이가 많다고 체력이 약한 것은 결코 아니다. 달력나이와 신체나이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모든 언행을 할 때 나이든 태를 내면 안 된다. 말대로 행동대로 몸이 따라간다. 절대로 나이대접을 받으려 하지 말자. 젊은이를 이해하고 그들과 어울리자. 80세 노인이 순례길을 걷는 걸 봤다.    

- 그러나 만용은 금물이다. 자신의 능력에 맞게 도전해야 한다. 해발 500m 고지도 못 오르는 사람이 1천m 고지에 도전하는 것은 만용이다. 걸을 때도 남의 페이스에 맞추지 말고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키포인트다. 남을 따라가려다 오버 페이스가 되면 무너진다. 

-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이번에 9~10kg이 나가는 배낭을 지고 걸었는데 처음에는 무게감을 실감했지만 날이 갈수록 짐의 무게가 가볍게 느껴졌고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배낭의 무게가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다. 매일 지고 가야 하는 짐이니까 당연히 지고가야 한다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 장거리를 가려면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몸을 계속 단련하여 자신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 큰 경기를 앞둔 운동선수가 오랫동안 단련하듯이 충분한 기간 동안 준비해야 한다. 

- 일단 걷기 시작하면 완주할 수 있다는 것을 믿자. 누구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하기 때문에 힘이 생긴다. 

- 동행의 소중함을 잊지 말자. 먼 길을 갈 때는 혼자보다는 동행하는 것이 훨씬 좋다. 혼자서는 견디기 어려운 난관도 둘이서는 쉽게 극복할 수 있다. 

- 누구나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길을 남이 대신 걸어줄 수가 없다. 옆에서는 도와줄 수 있을 뿐이다. 자신의 인생도 스스로 걸어가는 것이다. 남을 흉내 내는 것은 나의 길이 아닌 남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자신의 힘으로 걸어갈 때 그것이 내 인생이고 가치가 있는 것이다.    

- 식품 에너지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먹는 것은 바이오 에너지이므로 몸에 에너지 공급이 부족하면 신체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없다. 순례길을 걸으려면 세끼 식사를 잘 챙겨야 한다. 

- 마음의 여유를 갖고 걸어라. 쫓기듯 걷는 것은 자신에게 스트레스로 돌아올 수 있다. 사람이 사는 곳인데 무언들 안 되겠냐고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다. 인근에 유적지나 명승지가 있으면 지나치지 말고 가본다. 나중에 일부러는 못 온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오늘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여유롭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을 바 꿔야 한다. 인생을 너무 서두르지 말자. 마음을 비우면 저절로 여유가 생긴다.         

- 남의 삶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나의 인생을 자신 있게 걸어가자. 남이 하는 일이 내게도 맞는 것은 아니다. 내 인생의 색깔을 다른 사람의 것과는 다르게 칠하자. 남이 하는 것을 다 흉내 내려고 하면 그것은 이미 자신의 인생이 아니다.  

- 순례를 마친 후에는 가급적 ‘포스트 까미노’ 배낭여행을 계획하면 좋다. 그 먼 곳까지 갔는데 바로 귀국하기보다 여행을 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다. 필자의 포스트 까미노 여행을 소개한다. 

* 3일간 버스를 타고 포르투갈을 여행하며 세계 3대 성모발현성지의 하나인 파티마(Fatima), 600년 역사를 지닌 꼬임브라대학교가 있는 중세도시 꼬임브라(Coimbra), 포르투갈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도시인 포르토(Porto)를 다녀왔다. * 비행기로 마드리드로 이동하여 3일간 여행을 했다. 프라도 미술관, 솔광장, 마요르 광장, 마드리드 왕궁, 똘레도 등을 돌아보고 플라멩고 댄스공연도 관람했다. * 마드리드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바르셀로나로 이동하여 3일간 여행을 했다.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카탈루냐 광장, 람블라 거리, 까사 밀라, 구엘공원, 보께리아 시장, 벨 항구, 컬럼버스기념탑 등을 둘러보고 중세의 몬세라토 수도원을 다녀왔다. 

- 미흡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저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인해  혹시 마음에 불편한 부분이 있었더라도 너그럽게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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