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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재 교수의 ‘목소리’ <3> 교육자·연구자로서의 역할 (3)

축산물 올바른 가치 제고·남북축산 교류 활성화 역점
축산, 생태계와 이상적 공존모델 개발 포부

  • 등록 2019.10.08 20:20:54


(서울대학교 교수,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과학과 시민 사회와의 소통
과학이나 과학자가 시민 사회와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과학은 사회와 동떨어져서 별개로 존재하지 않기에, 사회의 정치, 경제, 법제도적 여건들 안에서 시민들과 협력하고 때론 경합하면서 진행되는 것이고, 따라서 과학자와 시민사회의 관계는 물고기와 물의 관계와 닮았다. 과학은 시민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 시민들이 과학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관심하거나 혹은 오해가 크면, 그 사회에서는 과학이 제대로 발전하기 어렵다. 한편 시민사회에 진정한 도움이 되는 과학을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과학은 시민사회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 그래서 과학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과학을 시민 사회와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과학이 시민사회를 만나는 목적과 방법을 명확히 구분하여 정도(正道)를 밟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다양한 미디어와 인터넷의 발전과 온갖 sns의 발달로 해서, 과학자가 시민과 만날 수 있는 경로가 많아졌는데, 여차하면 그 다양함은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축산학도 예외는 아니다.
과학자가 자신의 연구결과를 학회지 등을 통해 발표하는 이유는, 인증이나 공유의 의미도 있지만 동료심사의 의미도 있다. 한 과학자나 연구실의 연구 결과가 의도치 않은 오류나 부족함, 지나친 자기중심성 등의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동일 분야의 동료 과학자들로부터 검증 받는 과정의 의미가 크다. 그래서 가능하면 과학자는 논문으로 학계를 통해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정도(正道)이다. 물론 상황이나 분야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외 여러 연구자들이 경쟁하면서, 연구 결과 뿐 아니라 누가 더 먼저 결과를 도출 하는가 등으로 주도권 다툼을 하는 상황은 좀 다를 수 있다. 학계가 아닌 언론을 통해 결과를 발표하거나 적극적인 홍보를 해야 하는 상황 혹은 시민 교육성이 높은 사안의 경우 언론을 먼저 만날 수도 있지만, 이를 예외적인 경우로 생각해야 한다.
그 예외적인 것도 내 생각에는 과학 내의 공개된 장으로 그 분야 담당 전문 기자가 와서, 취재와 함께 일정한 질문과 답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해당분야를 전공하거나 나름대로 공부를 열심히 한 기자들의 역할이 크다. 언론에 공개된 장은 당연히 관심 있는 시민에게도 열린 자리이고, 그 자리에서 발표되고 질의 응답된 내용을 기자가 시민의 언어로 언론을 통해 공유하면 되는 것이다. 
내 경우 ‘스스로 어떤 과학자를 지향하느냐’에 대해서, 나 자신을 교수와 연구를 전담하는 과학인으로 정체화 했다. 물론 은퇴 후에는 우리 축산 살리기 활동이나 남북공동축산운동을 확장하는 활동 등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시민사회와 소비자 및 필요하다면 해당 공무 담당자들도 직접 만나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민사회와 소비자들에게는 축산 식품 섭취와 건강에 대한 올바른 홍보와 교육을 위해 ‘대한저탄고지식이협회’ 또는 축산관련학회와의 공동 심포지엄을 지금처럼 계속 개최하여, 건강에 관한 다양한 시리즈를 준비하여 대중들에게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시민사회와 소비자뿐 아니라, 더 넓게는 지역사회, 남북한, 지구촌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소통의 창구를 점점 넓혀가고자 한다. 지역사회에는 축산농가와 도시 소비자 간에 상생협력을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구축하고,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필요하다면 양식 있는 축산 생산자들의 도움을 받아서 도와줄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려고 한다. 또한 남북한의 농축산 분야가 함께 할 수 있는 협력 방안들을 구체화하고, 적극적인 대화와 연구 교류를 통해 남북한 축산업을 활성화하는 일에 매진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범지구적 관점에서는 축산과 생태계와의 공존 모델까지도 구상하고 실현하고자 한다. 이상적인 공존 모델과 지속가능한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앞으로 친환경 축산과 동물복지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할 것이다.
과학과 시민 사회와의 만남을 지켜보면서 느꼈던 소회를 이야기하고 싶다. 소비자와 시민들 때로는 정치인들이 과학이나 과학자를 대하는 태도는 상당히 모순적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는 과학이나 과학자를 자신들의 삶과는 상관없는 별도의 전문영역으로 여겨서, 적당히 떠받드는 한편 실제로는 무관심하다. 그러다가 무언가 이슈가 터지면 원인이나 과정에 관한 다각적인 고려와 판단 없이, 영웅으로 떠받들거나 괴물로 맹비난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혹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악선전을 하며 소위 ‘소비자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과학 기술의 발달을 막아서는 사례도 많다. 과학기술진영과 시민사회는 끊임없이 소통하고 토론하며 필요한 경우 적정한 합의점을 도출해야,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은 물론 소비자인 국민들의 보다 나은 삶도 실현되는 것이다. 
21세기와 이후의 사회에서 과학기술 특히 생명공학이라는 첨단과학의 위상과 윤리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과학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막강해지지만, 과학자의 사회적 위상과 영향력은 오히려 좁아지거나 왜곡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어떤 면에서 과학자라는 사람들은 연구에 집중하느라 다른 사람들에 비해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소외될 가능성이 많다. 그런 과학자들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사회와 기업이 어떤 태도와 관점을 가지고 과학적 기여와 노력에 상응하는 적정한 대우를 하고 위상을 만들어주느냐는 중요한 문제이며, 이러한 문제들은 축산학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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