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곽춘욱 고문(건지·벤코코리아)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며 우리 축산업계는 유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로 겨울나기가 버거운 현실에서 설상가상 무관세 수입축산물과 경쟁을 해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탄소저감, 악취제거 등 시대적인 상황에 따른 환경분야의 요구사항까지 맞춰내야 하는지라 도대체 돌아설 공간이 없다. 특히 2025년부터는 닭의 생활면적을 산란계 수당 0.05㎡에서 1.5배가 넓은 0.075㎡로 넓혀주어야 한다. 그로 인하여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산란계 사육규모는 현재보다 30~40%가 감소하게 될 것이고, 이것은 곧 계란생산량의 감소로 이어져 사육농가는 소득감소의 압박을,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계란 값이 오르는 현상이 유발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시장물가가 높아 고통스러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란 값까지 인상된다면 앞으로 전개될 일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결국 다음 수순은 물가를 잡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할당관세의 특혜까지 주어가면서 계란을 추가로 수입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사육농가와 소비자가 함께 겪게 될 것이다. 언제까지 우리는 이러한 시
[축산신문] 김성진 소장(아태반추동물연구소) 아름다움의 기준은 무엇일까? 특히 여성의 아름다움은 인류가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어떤 시대에 사느냐, 어떤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한다. 이와 같은 생각으로 철학자 움페르토 에코는 “미의 역사”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시각과 사고의 변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에코는 “아름다움이란 절대 완전하고 변경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역사적인 시기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가질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중학교 도덕 교과서에도 미적 가치는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우리가 느끼는 아름다움의 대상이나 기준이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 여성의 아름다움은 작은 얼굴에 브이라인, 날씬한 체형, 긴 다리 등으로 대변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성적 표현이 강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풍만한 여성이 미인으로 여겨지던 역사도 있었다. 여러 학자들은 고된 노동력이 필요한 고대 사회에서는 자식을 많이 낳는 여성이 더 아름다워 보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필자는 소의 아름다움도 많은 송아지를 생산할 수 있는 모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한우를 비롯한
[축산신문] 이경우 교수(건국대학교)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둘레만 1㎞를 훌쩍 넘는 제법 큰 인공호수가 있다. 인공호수의 중앙에는 또한 와우도(臥牛島)라고 불리는 조그만 인공섬이 존재하는데, 한자에서 알 수 있듯 소가 누워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인공섬이라서 목적을 가지고 그런 모습을 가지도록 설계한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소가 누워있다는 것은 소가 풀 사료를 먹고 편안한 자세로 반추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인데 이러한 건강한 모습이 우리 축산의 현재와 미래를 표현하고 있다고 본다. 종종 상허생명과학대학의 이름에 관해 많은 질문을 듣곤 한다.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상허’라는 명칭이 생소하기 때문이다. 상허는 대학의 설립자인 유석창 박사의 호에서 가져왔는데, ‘항상 조국의 건국을 생각하고 민족의 번영을 위해 마음을 비운다’라는 정신을 담아 상허(常虛)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상허 유석창 박사는 축산대학을 육성해 축산분야 인재양성과 축산 기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에 농림축산식품부가 기획한‘한국 농업의 별’로 선정되기도 했다. 와우도의 이름 작명에서 알 수 있듯이 설립자는 축산업의 건강한 발전이 곧 국가의
[축산신문] 김성훈 소장(한돈미래연구소) 출발부터 부정적 측면 초점 동물복지에 대 한 개념은 이미 1960년대에 정립이 되었다. 당시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가축의 복지에 대해 발표한 브람벨보고서(Brambell Report)에서 시작된 동물의 5대 자유는 세계동물보건기구(World Organization for Animal Health, WOAH)에 채택되면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본 원칙이 되었다. 이것은 1. 배고픔과 목마름으로부터의 자유, 2.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3. 통증·부상·질병으로부터의 자유, 4.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 5. 두려움과 괴로움으로부터의 자유 등으로 주로 기본적인 사항을 담고 있다. 애초 부정적인 5대 자유에 의해 강조되고 있는 가축 복지에 대한 논쟁은 사람에게 미치는 사회적 이익과 건강 등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일반적으로 축산의 부정적인 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5대 자유는 말하기는 쉽지만, 농장 상황이나 축산에서 달성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어떤 것이 가능한 것인가를 정부나 사회에 교육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자유인 ‘배고픔과 목마름으로부터 자유’ 는 단순해 보이지만, 돼지의 실제적인 요구가 고려되지
[축산신문] 곽춘욱 고문(건지·벤코코리아) 어느 날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아이가 엄마에게 귓속말로 “나 2학년 되기 싫어. 그냥 1학년에 남아있을 거야”라고 칭얼거리는 모습을 간혹 보게 된다. 또한, 과거 조선 시대에 유행했던 상투(혼인한 남자의 머리카락을 모두 올려 빗어 정수리 위에서 틀어 감아 맨머리 모양)를 틀었던 머리를 자르는 것에 심한 반발력으로 어지간한 진통을 겪었고, 필자가 어렸을 적만 해도 시골에서 초가지붕을 걷어내고 슬레이트나 기와지붕을 올리는 데 그 반발은 적지 않았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어느덧 학년을 올라 대학생을 거쳐 성인이 되었고, 1895년 을미개혁의 단발령(斷髮令)으로 상투 머리는 금지되어 오늘에 이르렀으며, 초가지붕은 모두 홀랑 벗겨지고 그 자리에는 아파트나 빌딩이 자리 잡았다. 이러한 것은 일련의 사례는 사회가 진화하고 변천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려지는 사회적 변화이다. 사회라는 것은 어느 한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며 진화하고, 때문에 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곧 선두그룹을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마치 허기지고 굶주림에 배고팠을 때는 무조건적인 먹거리가
[축산신문] 이 만 재 원장(한국낙농유가공기술원) 한국의 낙농관련 단체는 낙농진흥회, 낙농육우협회, 낙농협동조합 등이 있다. 대부분의 낙농가는 이 단체들에 귀속되어 있다. 한편 낙농가들이 생산한 원유를 사서 유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유업체들은 유가공협회를 결성하고 있다. 이렇듯 낙농산업은 원유를 생산하는 낙농가들의 단체와 유가공업을 영위하는 유업체들로 구성된 이익 대변 협회가 있고 이 두 그룹은 낙농산업이라는 수레바퀴의 한쪽 씩 역할을 맡아 어느 한쪽도 서로가 필수 불가결한 존재로 유지되어 왔다. 그러면서도 서로가 이익이 상반되는 거래 교섭의 상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구도는 정부가 낙농산업의 생산기반을 유지하기 위하여 가격경쟁력이 높은 외국의 우유제품을 관세장벽과 같은 울타리를 치고 국내 낙농가들을 보호하여 우유, 유제품을 자급하고자 하는 정책의 결과로 나타나는 구도이다. 그러므로 유가공업체는 낙농가들이 미우나 고우나 붙들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그러한 구도는 2년 후 가격경쟁력이 두, 세배나 더 막강한 외국산 유제품의 무제한 수입 개방을 앞둔 지금 이제 점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유가공업체들은 이제 힘주어 꽉 잡고 있
[축산신문] 김성진 소장(아태반추동물연구소) 가축 방역이란 무엇이냐고 챗GPT(인공지능)에게 물어보면 “가축 방역은 가축의 질병을 예방, 통제, 제거하는 조치를 총체적으로 말합니다.” 라고 답을 한다. 1차로 질병을 예방하고 그 다음 통제하고 제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항이다. 이 글에서는 가축 방역이란 개념을 전쟁의 개념으로 확대해 풀어 보고자 한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하마스 무장정파와 이스라엘 전쟁 등 지구상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 숱한 전쟁으로 인한 치욕과 아픔의 역사가 있다. 질병 방역에 있어 예방이 부족해 생긴 위험 노출, 즉 사전 차단을 못해 발생한 전쟁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임진왜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특히 이순신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통해, 적절한 예방을 위한 노력은 수세에 몰리더라도 우리가 마주한 적을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사전 방비는 질병 유행을 막을 수 있으며, 방역망이 뚫렸다 해도 이순신과 같이 최후의 적까지 몰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임진왜란은 1952년 음력 4월 13일 발발하였다. 임진왜란 전부터 당시 조선은 일본의 움직임과 대마도주 왜의 조선 침략
[축산신문] 김현범 교수 (단국대 생명자원학부 동물자원학전공) 코로나19 방역 상황으로 연기되었던 아시안게임이 5년 만에 열렸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많은 선수들이 흘렸을 수많은 땀과 노력을 생각하며 경기 결과와는 무관하게 국적을 떠나 모든 선수들에게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아쉽지만 경기 출전을 위한 노력의 대가는 가혹하게도 종목별 몇 명의 선수에게만 메달이라는 영광의 트로피를 선사한다.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선수들은 시상대에 서지 못한다. 하지만 다수의 메달을 확보하지 못한 선수들도 좌절하지는 않는다. 이들이 입상을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좌절이 아닌 다음 대회 입상을 위한 경험으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자기 발전의 계기로 지난 경기를 받아 들이는 것을 바라보며 이들에게도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선수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들도 다음 기회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더욱 노력할 것이라 믿게 된다.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선수들의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방역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중앙 정부, 지자체, 관련 단체 및 양돈 농가들은 방역이라는 공통 분모를 공유하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축산신문] 곽춘욱 고문(건지·벤코코리아) 우리말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이 말이 만들어졌는지 모르겠다. 양잿물 그 자체도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공짜에 익숙한 사람이 너무 많다. 말 그대로 제 값을 치르지 않고 거저 먹으려는 얌체족들. 이런 얌체족들이 결국 정의사회구현(正義社會求賢)을 가로 막고, 사안에 따라서는 사회문제의 골칫거리로서 사회악을 조장하는 매체역할을 하기에 문제는 더 커진다. 우리 축산분야에도 이러한 얌체족이 없는지 우리 스스로 뒤돌아볼 일이다. 즉, 미흡한 가축·관련 환경 관리를 함으로써 결국 축산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축산업의 총체적인 불신을 조장하는 암적인 존재가 아직도 주변에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에서 축산물의 총생산액이 일반 농업생산액을 초과한 상황에서 이제는 축산물이 모두에게 기초식품으로서 자리매김했다. 이렇기에 축산물생산자는 위생적인 환경보전과 우량한 품질 및 저렴한 축산물을 생산해야 하는 절대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고정관념으로 축산업을 영위하려 한다면 그 당사자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고, 오히려 업계를 위해서
[축산신문] 이만재 원장(한국낙농유가공기술원) 낙농가의 폐업 진행이 해를 거듭할수록 그 폐업율의 증가 속도가 30% 이상 가속이 기록되고 있다.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의 1년 사이 전국의 낙농가수는 4천847호에서 4천718호로 2.7%가 감소하였고, 2022년 6월부터 2023년 5월의 그 수는 4천573호에서 4천408호로 3.7%가 감소하였다. 지난번의 본 시론에서 예측한 수치보다 약간의 가속도가 붙은 결과다. 이미 예상한 대로 지속 불가능한 환경문제, 후계자 문제, 원가경쟁력의 저하 문제 등으로 이 가속도는 2~3년 후에는 감소율이 5~7%로 증폭될 소지가 여전히 잠재되어있는 것이 현재 한국 낙농의 현실이다. 이미 제기되어있는 문제로 위 속도로 낙농가의 폐업이 진행되고 향후 5~10년 뒤 낙농가 수 2천여 호, 집유량 110만 톤이 실현된다면 우리는 몇 가지 예상과 그에 따른 대응책을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응책을 마련하기 전에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필수 불가결한 요건이 그 반석으로 굳혀져야 한다. 그것은 바로 정부가 낙농산업을 국가의 주요 기간산업으로 간주해야 할 태도와 자세이다. 그것은 국가의 의무이기도 하기 때
[축산신문] 이경우 교수(건국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 올해는 예년보다 강력한 태풍과 장기간의 폭염으로 축산업에 피해가 많은 한 해가 되고 있다. 가축은 축사 내부에 있든 외부에 있든 여름철 폭염 스트레스는 상당하고 심하면 폐사에 이를 정도로 고온 환경에서는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더위를 예비한다고 하더라도 완전하게 예방하기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가축은 고온에 워낙 취약해서 농장에서 전기 누전 등으로 순식간에 가축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국내·외에서 자주 듣게 되기도 한다. 연도별 폭염일수가 차이가 있으나 과거보다 증가하는 것은 자명하다. 환경부는 올해 4월에 발간한 ‘대한민국 기후변화 적응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지난 109년간 약 1.6℃ 상승해 전 세계 평균인 1.09℃보다 높고, 표층 수온 역시 최근 50년간 1.23℃ 상승해, 세계 평균 0.48℃보다 약 2.6배 높다고 했다. 기후변화는 서서히 하지만 매섭게 다가오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일최고기온이 33℃ 이상인 폭염일수는 19일로 2018년 35일과 2016년 24일 다음으로 많은 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30년간 평균 폭염일수가 8.8일임을 고려하면 올해 무더위
[축산신문] 김현범 교수 단국대 (생명자원학부 동물자원학전공) 올 여름은 겨울이 그리울 정도로 유난히 덥고 습하며 비도 많이 오고 있다. 날씨의 영향 탓인 지 필자를 포함해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낼 만 한 사회적 이슈들도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으 며, 그중 고양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진 에 대한 지난 7월의 소식은 필자의 시선을 사로 잡기에 충분한 이슈였다. 국내에서 고양이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은 놀라움으로 다가왔지 만 그에 따른 관련 부처 및 방역 당국의 적절하 고 빠른 대처로 필자가 안도했던 기억이 난다. 조류인플루엔자가 조류에서 고양이를 매개 로 인체 감염을 유발한 사례가 보고된 예는 없 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또 한 현재 조류인플루엔자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공표하 고 있다. 따라서, 고양이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사실만으로 과도한 사회적 불안 조성은 불 필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하지 만, 조류인플루엔자에 의한 사람을 포함한 동물 감염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 는 과학적인 예찰 및 선행 조치는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