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조합, 합병대상 등 최악의 위기에 몰렸던 축협이 조합원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들의 합심으로 전국에서 가장 경제사업을 잘하는 모범조합으로 우뚝섰다. 농협중앙회(회장 최원병)는 지난 5일 농협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2012년 축산육성대상’ 시상식에서 음성축협(조합장 조철희)에 전국 1위를 시상<사진>했다. 음성축협은 등록우 송아지 경매시장과 축산물플라자 활성화로 큰 폭의 사업실적 증가는 물론 안정적인 경제사업 기반을 구축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축산육성대상은 농협중앙회가 우수 축산물 생산과 유통에 앞장서는 선도조합을 발굴해 경제사업 추진의욕을 고취시켜 조합원의 실익증대 및 축산물 생산과 판매·유통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전국 1위를 차지한 음성축협에는 농협중앙회장상(상금 150만원)과 함께 무이자자금 5억 원이 지원됐다. 경제사업 선도조합으로 평가받은 음성축협을 찾아가 봤다.
송아지 경매시장·축산물 플라자 활성화…경제사업 안정
양질 조사료 생산·동물병원 진료서비스, 지도경제사업의 꽃
활발한 장학사업 전개…지역과 상생하는 협동조직으로
2000년 농·축협중앙회 통합 이후 53억 원 적자로 합병위기에 몰렸던 음성축협은 그 동안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전체 임직원과 조합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경영정상화에 노력한 결과 전국 1위 축협이라는 열매를 수확하게 됐다. 2002년 -5.7%였던 순자본비율은 지난 연말 6.40%로 개선됐다.
음성축협의 축산육성대상 전국 1위가 특히 빛나는 것은 위기를 협동으로 극복해냈다는 점에 못지않게 신용사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벗고 경제사업 활성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면서 거둔 성과이기 때문이다. 조합원을 위한 조합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신용과 경제사업의 불균형 해소에 매진한 결과다. 지난해 음성축협이 농협중앙회에서 받은 축산물 판매 300억 원 달성탑도 역시 같은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는 성과다.
음성축협은 또한 조합원들이 생산한 우량 혈통 송아지를 경매시장에서 판매하면서 안정적인 사육기반 구축과 소득제고에 힘썼다. 등록우 송아지 경매시장은 2010년 419두(암 102, 수 317)에서 2011년 695두(암 179, 수 516), 2012년 826두(암 170, 수 656)로 비약적으로 늘었다.
음성축협이 공정한 가격의 생축평가와 경매 진행으로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 감곡면 왕장리 소재 음성축협 등록우 송아지 시장은 매월 9일 개장한다.
친환경축산물플라자와 프랜차이즈 사업은 조합원들로부터 ‘판매축협’이라는 또 다른 신뢰를 얻는 기반이 됐다. 다양한 판매채널을 확보해 축산농가 경영안정을 돕겠다는 차원에서 시작된 친환경축산물플라자는 2011년 소 159두, 돼지 183두, 2012년에는 소 163두, 돼지 341두를 판매하면서 지역 소비자들에게 ‘축산물=축협’이라는 인식을 각인시켰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형태로 음성 감곡면 복숭아홍보관에 문을 연 음성축협 한우판매점 1호도 지역에서 한우고기 소비 대중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 매장이 인기를 끌면서 올해는 제2호 판매점도 계획하고 있다. 물론 이들 판매장과 플라자는 산지-소비지 가격이 연동되는 생산자-소비자 상생매장이다.
음성축협이 매진하고 있는 중요한 경제사업 중 하나는 바로 조사료 생산사업. 축산농가 사료비 절감과 고급육 생산 지원 두 가지가 목적이다. 조사료 사업은 음성축협과 음성군 협력사업이다. 지난해 7월부터 9월30일까지 53농가 50ha 면적에 옥수수 등 조사료를 수확 대행했다. 음성축협은 수확장비(3억 원 상당)을 투자해 축산농가에 대한 조사료 공급체계를 갖췄다. 올해도 재배면적 확대와 곤포사일리지 생산 저변 확대 등 조사료 자급률 향상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음성군과 협력해 추가로 장비를 구입할 계획이다. 2011년 개원한 동물병원도 음성축협 지도경제사업의 꽃이다. 임상수의사가 귀한 농촌지역에서 축협 동물병원은 저렴하고 질 좋은 진료서비스, 찾아가는 서비스로 없어선 안 될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음성축협은 지역사회 공헌 활동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어려운 고비를 넘어 오는데 지역주민들의 믿음과 지역사회의 관심이 많은 도움이 됐다는 음성축협이 이제는 지역과 상생하는 협동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나눔축산운동의 깃발 아래 진행되는 음성축협의 사회공헌 활동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장학사업이 특히 활발하다. 음성축협은 매년 음성군장학회에 2천만 원을 기탁해 지역사회 인재양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음성축협은 앞으로도 친환경축산물플라자에서 나오는 수익을 갖고 장학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친환경축산물플라자에선 삼성면과 대소면 등 인근지역 독거노인 후원을 계속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후원 1주년 기념으로 음성지역 거주 독거노인 모두에게 축산물을 전달해 훈훈한 정을 나누기도 했다. 고엽제전우회 음성군지회에도 후원금을 지원하는 등 음성축협은 지역 곳곳의 힘든 이웃을 돌아보며 나눔축산운동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음성축협은 선도 조합원 육성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2012년 HACCP 평가관리부문 전국 우수농가상,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미경산우부문 우수상, 축산물평가대상 고급육부문 우수상을 받는 등 지도사업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어둡고 힘들었던 터널을 합심해 빠져나온 음성축협 구성원들. 2012년 축산육성대상이라는 성과 앞에서 서로 격려하면서 또 다른 미래, 또 다른 비전을 찾아 힘찬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인터뷰/음성축협 조철희 조합장
생산자·소비자 동시 만족
전국 제일의 판매축협 구현
“축산육성대상 수상에는 전체 조합원들이 임직원들과 함께 주인의식을 갖고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열정이 숨어 있다. 앞으로 조합원들의 뜻을 더욱 받들어 축산물 판매사업의 모델축협을 만들겠다. 또한 경제사업 활성화를 바탕으로 조합원들의 경제적 지위향상에 심혈을 기울여 지역사회에서 축산인과 축협의 위상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조철희 음성축협 조합장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전국 제일의 판매축협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축산물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앞장서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현대화 사업을 통해 가축시장 이전을 추진해 조합원들이 가축시장, 사료창고, 동물병원을 한 곳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경제사업 메카를 만들겠다. 경제사업장이 신설되면 지도사업도 당연히 강화될 것이다.”
조 조합장은 이어 “가축분뇨처리를 책임지고 해 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자원화시설을 최대한 빨리 만들어 자원순환농업의 구심체가 되도록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조합원 실익증대를 위한 경제사업 중심의 시스템을 만들어 조합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조 조합장은 “지금의 실적에 만족하지 않고 투명하고 건전한 경영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꼭 필요한 축협, 고마운 축협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