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일 사업구조개편이 예정돼 있는 2012년 임진년은 농협중앙회에 있어 아주 중요한 해이다. 50년 역사를 가진 농협의 사업구조 틀이 변화되는 시기를 맞아 축산인들은 특히 농협축산경제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농협축산경제는 올해 FTA로 인한 시장개방 가속화와 소 값 등 축산물 가격불안, 축산농가들의 생산비용 증가를 비롯한 대내외적인 위기요인과 구조개편이라는 내부 환경변화 속에서 경제사업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축산 기반 구현이라는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 올해 농협축산경제의 기능과 역할에 따라 한국축산이 선진화로 가는 주춧돌이 놓여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아 농협중앙회 축산경제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방향에 대해 남성우 대표이사를 인터뷰 했다.
조합 경제사업 지도·지원 강화 전담조직 신설
안심축산 중심 축산계열화 사업도 적극 추진
FTA 대응 경쟁력 막는 가축사육제한 조례
반드시 재고돼야…무허가 축사 해법도 시급
축산업, 지역사회와 공존공생할 수 있도록
범축산업계 나눔운동 확산 주도적 역할 매진
- 새해를 맞아 축산인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올해는 60년 만에 찾아온 흑룡띠의 해라고 한다. 지난해는 어느 때보다 축산인들에게 고통과 시름을 안겨주었다. 새해에는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용처럼 모두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용솟음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농협도 사업구조개편 원년을 맞아 변화와 혁신을 바탕으로 국민과 소비자에게 든든한 믿음을 주고 축산인에게는 제값 받고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진정한 협동조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생각이다.”
- 그동안의 사업성과와 앞으로 사업방향은.
“협동조합 경제사업의 가장 중요한 키는 유통이다. 그동안 축산물 유통판매 역량이 크게 강화됐다. 앞으로도 안심축산과 목우촌을 투톱으로 서로 장점을 살리고 보완하면서 축산물 유통에서 협동조합의 장악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일선축협 사업과 상생 ‘권역별 유통인프라’ 확충
안심한우는 출시한지 불과 4년 만에 연간 판매량이 7만2천두로 늘었다. 한우고기 시장점유율도 12% 달성했다. 2020년까지 2천개로 늘릴 안심축산물전문점은 연간 소 5만두, 돼지 120만두를 판매해 축산물 시장에서 협동조합의 교섭력을 한층 높여줄 것이다. 농협목우촌도 매출액 5천628억원, 3년 연속 흑자 달성으로 국내 최고 축산종합식품가공회사로 정착하고 있다. 일선축협 축산물플라자도 지난해 146개소에서 올해는 161개소로, 2020년에는 3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음성축산물공판장 외에도 최신 최첨단 시설을 갖춘 축산물 유통인프라 확충에도 전념할 생각이다. 특히 권역별 유통인프라 확충은 일선축협과 상생할 수 있도록 충분히 논의하고 추진할 생각이다.
지난해에는 축산농가 경영안정과 지속가능한 축산업 정착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사료업계에서 유일하게 2010년 5.1% 가격을 인하한 농협사료는 지난해 41%의 인상요인에도 불구하고 업계 최저수준인 7.46%만 인상했다. 그것도 가장 늦게 해 농가부담을 경감시켰다. 지난 연말 개장한 안성팜랜드도 앞으로 농축산업의 다원적 가치를 제고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축산발전을 위한 농정활동과 FTA 대응 노력으로 축발기금 존치, 군납 우유 경쟁입찰과 반위탁급식 저지했다. 축사도 부동산 등기가 가능하도록 특례법 제정도 성공시켰고, 농축협의 간척지 임대대상 자격지위 획득, 배달용 축산물 원산지 표시법령 개정 등의 성과를 거뒀다.
한미FTA와 관련해 축발기금 재원 2조5천억원 확충, 축산소득 비과세 상향조정, 배합사료 부가세 영세율 유지, 수입사료원료 무관세 적용, 분뇨처리시설 농사용 전기세 적용, 면세유대상확대 등도 일궈냈다.”
- 지난해 FMD와 소 값 하락으로 고통 받는 농가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주요 추진내용은.
“중앙회와 조합의 전사적 방역활동을 전개했다. 방역인력만 연 인원 7만2천명, 방역용품과 장비 126억원 직접 투입, 피해조합과 농가에 1조3천800억원 자금지원, 희망젖소나눔운동 전개, 가축 재입식 요령 전파와 무료소독 실시, 재입식 농가 보상금 및 입식상담을 실시했다.
가축방역·소값 안정 협동조합이 앞장
한우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협동조합이 누구보다 앞장섰다고 자부한다. 한우가격안정자금 2천억원을 소비촉진과 암소도태장려금, 사료가격안정자금에 투입했다. 한우불고기 페스티벌은 농협계통매장 모두가 합심해 추진해 가격하락을 막아내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런 노력으로 한우지육(Kg당) 가격이 지난해 5월 1만1천746원에서 10월에는 1만3천176원으로 12% 올라 연간 한우농가 소득이 약 4천억원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 농협축산경제 자립경영기반 구축은 어떻게 되어 가는지.
“통합농협 출범 이후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축산경제부문이 모든 구성원들의 합심된 노력으로 자립경영기반을 착실하게 닦아 나가고 있다. 2009년 경상이익 84억원 흑자를 최초로 이뤄낸 뒤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업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2011년도는 3조3천836억원으로 2007년 2조2천67억원 보다 53.3%나 성장했다. 당기순익도 2007년 적자 599억원 대비 82.1%가 성장했다.”
- 나눔축산운동 추진방향은.
“성장일변도로 달려온 축산업계도 이제는 주위를 돌아보며 어려운 이웃도 살펴야 한다. 그래야 지역사회서부터 축산인들의 우군이 늘어나고 축산사업도 보다 안정적인 기반위에 설 수 있다. 2010년 첫 시작한 나눔축산운동은 올해 범 축산업계가 동참해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성숙한 축산으로 정착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25일 범 축산업계와 학계, 소비자단체까지 참여한 가운데 사단법인 나눔축산운동본부 창립총회를 가졌다. 나눔운동본부는 앞으로 축산인 스스로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지속가능한 선진 축산업 도약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 시급히 해결해야 되는 축산현안을 꼽는다면.
“무허가 축사면적은 현재 30.4%이다. 축종별로는 오리가 56.1%로 가장 높다. 축산업 허가제 시행과 축사시설현대화 자금 지원을 위해 무허가 축사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 또 가축사육을 제한하는 지방조례 제정 확대를 막아내야 한다. 환경부의 가축사육 제한구역 지정기준 권고안은 사실상 축산업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 FTA 대비 축사시설현대화 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축산업 경쟁력 제고에 걸림돌이 되는 가축사육제한 권고안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
- 사업구조개편과 관련한 조직 운영방향은.
“축협 경제사업 지도 지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축산회원경제지원단을 신설한다. 축산컨설팅부는 친환경축산부로 개편해 청정축산 추진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토록 하겠다. 사료사업부를 신설해 축산자원의 효율적인 생산과 유통체계를 구축하고 쇠고기이력제 업무는 축산지원부로 이관해 생산단계에서의 업무 일원화를 추진한다. 안성팜랜드는 분사체제로 만들어 책임경영을 강화한다. 안심축산 중심의 축산계열화 사업도 추진한다. 축산유통부에 유통계열화팀을 신설해 축산유통부문 투자전담 조직으로 운영하고 판매분사는 안심축산분사로 명칭을 변경해 안심축산사업의 지속 확대를 추진한다.”
건실한 가족농 역량모아 축산유통그룹 육성
- 구조개편 후 축산경제사업 추진목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종합 축산유통그룹 육성이 목표다. 이를 통해 축산인에게 실익을 주는 판매농협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길이 없으면 길을 찾고 찾아도 없으면 만들면 된다는 말이 있다.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신규 투자를 하고 개방화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생각이다. 협동조합형 축산물가공유통경영체를 육성하고 권역별로 도축 가공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사료공동사업 강화와 종축시설 확충, 경영혁신을 통한 축산경제 자립경영시스템 확립이 중점 추진 과제다.
우리나라 축산업을 짊어지고 나갈 유능하고 건실한 전업 가족농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다. 안성팜랜드를 모델로 전국에 권역별로 축산체험시설을 확대해 축산업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첨단산업화를 이뤄 나가겠다. R&D 기능확충을 위해 강원 평창의 서울대 그린바이오 연구단지에 농협목우촌연구소를 설치하고, 승마산업, 곤충사업, 애완동물사업 등 축산저변을 넓힐 수 있는 신성장 동력사업도 농협이 앞장서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다.”
- 끝으로 축산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국내 축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가축질병 예방과 품질고급화, 위생 안정성 제고 노력이 중요하다. 소비자와 시장 지향적인 축산물 생산은 이제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전제조건이 되고 있다. 축산인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겠다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이다. 올해도 모두 일치단결해 국내 축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해를 만들어 가자. 농협도 축산농가 실익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 새해를 맞아 축산인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