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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송아지’ 배내기로 지역경제 불 지펴

■나눔축산운동 우수사례<4>/ / 남해축협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경남 남해는 예로부터 좋은 송아지가 많이 나기로 유명한 곳이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바람이 불고 공기흐름이 좋아 소가 건강하다. 25년 전 다른 지역보다 먼저 시작한 한우개량단지화 사업은 전국의 우상인들을 불러 모았다. 국내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 중 하나인 보물섬남해한우는 전국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 여섯 차례나 연속으로 입상하기도 했다. 요즘 남해에서는 ‘나눔’을 화두로 한우산업, 축산인과 축협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높이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조합장 2% 직원 1% 급여 모아 송아지 매입

혈통등록 한우 밑소  희망의  릴레이 기증

다문화가정 정착·영세농 소득안정 기여

축산사랑 기금 적립 내년부터 사업 본격화 


남해축협(조합장 류영실)이 진행하는 나눔축산운동의 중심에는 한우 송아지가 있다. ‘다문화가정 희망송아지 릴레이’와 ‘남해금송아지 릴레이’가 그것이다.

남해축협은 2011년 직원 급여 1%, 조합장 급여 2%를 나눔 기금으로 적립하기 시작했다. 적기시정조치 대상조합에서 벗어나 관리조합에서 정상경영조합으로 거듭나면서 40년 역사 상 처음으로 최고의 흑자를 기록하자 나눔 기금을 모으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이 재원으로 혈통 좋은 암송아지 네 마리를 구입해 다문화가정에 전달했다.

남해축협은 이밖에도 다문화가정과 결연을 맺고 하나로마트를 이용하면 포인트를 더 적립해 주는 등 조합 이용 시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농촌지역에서 다문화가정이 제대로 정착하는데 축협이 앞장서서 도움을 주자는 취지다.

남해축협은 또 지난 2010년 11월12일 ‘희망의 남해 금송아지 기증 릴레이’ 행사를 가졌다. 이때 세 마리의 금송아지가 한우자율학습조직 회원농가에 전달됐다.

‘남해금송아지’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처음에 ‘남해’와 가장 좋은 의미를 담아 ‘금’자를 붙였는데, 나중에 남해축협 군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송아지 브랜드 공모에서도 같은 의견이 나와 좋은 평가를 받고 선택됐다. 남해축협은 특허청에 ‘남해금송아지’ 상표출원을 했다.

남해 한우 송아지 품질을 높여 ‘금송아지’를 만들기 위한 축협의 노력은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도매시장에서 1천만원 이상의 가격에 경락되는 한우가 나오면 어미, 아비, 손자 소까지 혈통을 추적하고 있다. 이렇게 찾은 송아지는 축협이 직접 매입해 릴레이로 기증하게 된다. 릴레이 농가는 최소 다섯 마리까지 송아지를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첫 배는 축협에 귀속되지만 나머지는 릴레이 농가의 재산으로 인정되며, 축협이 적정가격에 매입해 다른 농가에 릴레이 시킨다.

올해 남해축협이 혈통을 추적해 구한 괜찮은 송아지는 모두 40마리다. 이중 30마리는 농가에 릴레이 중이고, 생축장에서 6마리를 키우고 있다. 4마리는 아직까지 원소유주가 갖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 릴레이 한 송아지 50마리 중 10마리를 수정해 송아지를 생산, 다시 릴레이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경락가격 1천만 원짜리 형질을 보유한 금송아지가 계속 남해지역 전역에서 릴레이를 계속하는 셈이다. 금송아지는 5마리 이하 영세농가에 릴레이 된다.

남해축협은 릴레이 상황을 체크하고 좋은 형질의 송아지를 찾기 위해 본소 2층에 ‘금송아지 생산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상황판을 보면 좋은 송아지가 어디서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1차 릴레이 사업으로 2009년 김해축산물공판장에서 1++등급으로 최고의 성적을 올린 한우의 혈통을 이은 암송아지를 받은 김성(49, 남해 삼동 봉화리)씨는 한우사육 15년 경력을 가진 농가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기 전 이런저런 이유로 한우를 모두 처분했다. 그 후 한우를 키우고 싶어도 만만치 않았던 김 씨는 “한우사육의 꿈을 다시 키우게 해준 축협이 너무 고맙다. 잘 키워 다른 어려운 농가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해축협의 나눔사업은 송아지 배내기 사업만이 아니다. ‘축산사랑기금’을 만든 것이다. 축산사랑기금 관리위원회는 남해군의원과 남해군 축산팀장을 비롯해 유통전문가, 한우협회, 조합 임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남해축협은 관내 개인이나 단체의 기부금도 받지만 기본적으로 계통출하나 가축시장 거래 시 각각 5천원씩 조합원들이 적립하고, 배합사료 판매 장려금에서 10%, 한우플라자 판매금액 중 1%를 모아 축산사랑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남해축협 류영실 조합장은 “사면이 바다에 싸인 남해에서 한우는 주민들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중요한 산업이다. 남해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지닌 송아지를 생산할 수 있다면 지역주민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남해축산업도 살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조합장은 어려운 곳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나눔의 의미를 제대로 살려나가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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