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전국축협 조합장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전국축산발전협의회(회장 나상옥)는 지난 7·8일 농협안성교육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전국축협 조합장 회의를 개최했다. 전국의 조합장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7월 강원 평창에서 열린 워크숍에 이어 네 달 만이다. 축협조합장들은 7일 오전 11시 농협안성팜랜드 준공식에 참석해 국내 최대 체험형 놀이목장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준공기념 ‘행복콘서트’를 관람했다. 오후 4시부터는 농협안성교육원으로 자리를 옮겨 1박2일 일정으로 전국 축협 조합장 회의를 가졌다. 회의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여·야·정 합의 13개 조항 조속한 관철을” 한목소리
오정규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대화의 시간’
8일 열린 오정규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과의 ‘대화의 시간’에서는 축산분야 한미FTA대책에 대해 보다 실효성 있는 내용들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축협조합장들의 의견이 쏟아졌다.
조합장들은 축산위기에 대한 현장목소리를 전달하며 여야정이 합의한 13개항의 조속한 관철을 촉구하고 제도개선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다.
먼저 김용태 금산축협장은 “가축사육을 제한하는 환경부 권고안을 철회해 축산의 살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여야정이 합의한 FTA 축산대책의 조속한 관철을 촉구했다.
또 축협에 대한 방역활동비 지원을 건의했다. 나상옥 목포무안신안축협장은 “환경부가 가축사육을 제한하는 권고안을 자치단체에 시달한 것에 대해 축산인들의 의구심이 높다”며 “위기에 빠진 축산인들에게 범정부 차원서 힘을 보태 달라”고 강조했다.
정세훈 동진강낙협장도 “축산규모가 늘어난 만큼 농가들의 부채규모도 늘었다. 별도의 국가특별예산을 만들어 축산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조합장은 육우가격 하락에 대한 대책마련과 조사료 생산지원, 수급조절 차원서의 고령농가 폐업보상 등도 건의했다.
권학윤 양산축협장은 4대강의 유휴지에 조사료 생산이 가능하도록 특단의 대책강구를 촉구했고 전상철 울산축협장은 한우 출하월령 27개월은 시장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철호 파주연천축협장은 액비센터의 면세유 사용과 농업용 전기사용을 건의하고 “협동조합형 대형패커 육성을 위한 전국 단위 패커 물류기지 건립도 FTA대책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권 옥천영동축협장은 “FTA대책으로 지원하는 모든 자금이 쓸 수 없는, 그림의 떡이다. 축산농가들은 담보한도가 꽉 차 있어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다. 농민들의 경영노하우는 신용평가 대상조차 안 되고 있다. 신용한도를 농가능력에 맞춰 개선해 실질적으로 정부지원 자금 활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강식 고흥축협장은 “일선축협과 민간법인이나 단체가 경합하는 방식의 한우사업단 육성과 운영은 축산경쟁력을 저해하게 된다”며 “정부가 축협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상균 한국양봉조합장은 “품목전문조합 육성을 말하면서 정책은 오히려 협동조합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호 함안축협장은 “정책자금 대출시 근저당 설정비를 조합이 부담토록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개선을 촉구하고 가축거래에 필요한 FMD백신접종증명서와 소 브루셀라 병 검사증명서를 일원화를 건의했다.
이 조합장은 또 “목장용지의 양도소득세 면세범위 300평을 현실에 맞게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농지에 지은 목장까지 양도소득세를 부담시키는 것은 경종농업과 축산업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 차관과 조합장들의 대화의 시간에 앞서 이천일 농식품부 축산정책과장은 지속가능한 축산업 대책을 설명하고 조합장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현장의견을 수렴했다.
“강한농업 위해 강자와 차별화하는 생각 필요”
민승규 농진청장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특강
7일 회의 첫 시간으로 진행된 특강에서 민승규 농진청장은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을 주제로 강소농 육성전략에 대해 특강을 했다.
민 청장은 ‘인터러뱅(물음느낌표)’을 설명하면서 규모가 작은 한국농업이 작지만 강한농업을 만들려면 강자와 차별화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생각과 사고를 같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청장은 꿈, 열정, 연개소문 전략 순으로 특강을 진행하면서 한국농업을 위기로만 보는 우리의 고정관념이 정말 위기라고 강조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자본주의를 뛰어넘는 패러다임은 바로 생명자본주의이며, 그 핵심은 농업이라고 설명했다.
민 청장은 진흥청과 축협이 같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서로 연계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보자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장원경 원장을 비롯해 축산과학원 간부직원 전원을 소개한 민 청장은 진흥청은 연구하고, 농협은 그 결과를 현장에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작지만 강한 축산농가를 육성해 나가자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 목적은 조합원 실익제고”
남성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이사 ‘대화의 시간’
남성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이사는 조합장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에 대해 일부 조합장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는데 개편의 목적은 조합과 조합원의 실익제고라고 강조했다.
정부지원 자본금 6조원이 확보되면 축산분야에 5년 동안 1조7천억원이 인프라 구축에 투입된다고 밝히고 기본원칙은 중앙회와 조합이 한 틀 속에서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 대표는 산지기능은 일선축협이, 가공유통 등 소비지기능은 중앙회가 담당하는 방식으로 협동조합의 역할을 확장시켜 한국축산 발전을 선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남 대표는 또 내년 축산업 허가제와 관련해 농가교육은 협동조합이 맡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소개하고 공동방제단도 전국축협이 400개의 방제단을 만들어 조금 힘들더라도 가축방역만큼은 우리가 직접 책임지자고 강조했다.
남 대표는 이어 한우가격안정화를 위한 협동조합의 역할 강화를 당부하고 자급조사료 생산기반 확대, 일선축협의 사업기반과 지역사회에서의 역할 강화 등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