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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높아지는 축산비중…홀대 받는 축산조직

■분석/ 축산업 발전과 축산조직 변화를 보니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축산업이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농촌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축산조직’을 축소하거나 힘을 빼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축산인들은 한 마디로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많은 축산인들이 축산업을 폄훼하거나 축산조직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인물들의 발언, 또는 이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상대적 박탈감에서 출발한 ‘몰이해’ 때문이라고 단언할 정도로 축산업과 축산조직은 농업과 비교해 비중에 걸맞은 대우를 못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문제들이 우리나라 농촌현실에서 그나마 세계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축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한 마디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축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축산인들이 느끼는 반발심은 더욱 강할 수밖에 없다.

축산조직 전문성 무시 ‘몰이해’…산업 발전 ‘발목’
농협 사업구조개편, 축산업 비중 걸맞게 이뤄져야

실제로 농·축협중앙회가 통합농협으로 새롭게 출범한 2000년을 정점으로 협동조합 안팎에서 축산조직이 홀대받거나 축소되는 사례는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물론 그동안 정부 내에서도 축산조직이 산업위상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 축산업의 비중과 역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전체 농업생산액 중에서 축산업 생산액이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경연이 지난달 21일 발표한 ‘농업전망 2010’에 따르면 올해 농업 전체 생산액은 39조3천220억원으로 전년의 39조270억원(추정액) 대비 0.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중 축산업 생산액은 15조4천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2%가 증가해 농업 생산액의 39.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축산업을 제외하고 쌀을 포함한 재배업은 23조8천620억으로 전년대비 2.5%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는 2015년 이후에는 우유가 쌀로부터 제1식량의 지위를 넘겨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년도 쌀과 우유의 1인당 소비량은 73.1kg과 62.9kg으로 쌀이 10kg가량 많지만 2015년에는 68.1∼67.7kg과 67.8kg으로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후 2020년에는 쌀은 61.7∼61.4kg으로 줄어들고 우유는 71.7kg으로 늘어나 제1식량의 지위가 우유로 넘어온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농업 생산액 상위 10개 품목을 살펴보면 축산업이 얼마나 농가소득에, 농촌경제에 기여해 왔는지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농경연 농업전망 자료에 따르면 1995년 생산액 상위 10위에 축산은 한육우(1조7천756억원) 2위, 돼지(1조4천66억원) 3위, 우유(8천556억원) 7위, 닭(7천727억원) 8위 등 4개 품목이 들어갔다. 상위 10위 총 생산액 22조6천15억원 중 축산이 4조8천105억원으로 18%를 차지했다.
2000년에는 돼지(2조3천720억원) 2위, 한육우(1조8천788억원) 3위, 우유(1조3천517억원) 4위, 닭(8천208억원) 6위, 계란(6천512억원) 7위 등 축산이 5개 품목(7조745억원)으로 늘면서 상위 10개 품목 총 생산액(31조9천678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1%로 늘었다.
상위 10위 품목을 기준으로 보면 축산이 5년 만에 147%의 성장을 한 셈이다.
이에 따라 총 농업생산액에서 차지하는 축산의 비중도 점점 높아졌다. 1990년 17.8%에서 1995년 26.6%에 이어 2000년 32%로 1/3의 비중까지 늘어났으며, 2004년 36.2%, 2008년 38.5%에 이어 올해는 39.4%로 40%대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 축산조직 변화
축산업이 성장하는 추세에 비례해 오히려 우리나라의 축산조직은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시련을 겪었다. ‘현재진행형’인 이 시련은 지금도 그들만의 잣대로 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축산현장에서 전혀 공감대를 갖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축산조직의 시련은 먼저 1980년 전문화 추세에 맞춰 독립한 축협중앙회가 시대적인 역경을 넘지 못하고 2000년 기존의 농협중앙회와 다시 합쳐 통합농협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본격화된다.
이 당시 일선축협은 모두 197개였다. 그러나 정부와 농협이 주도해 제정한 구조개선법에 의해 수많은 축협과 조합원들이 고통을 겪으면서 10년이 지난 지금은 142개의 축협만이 남았을 뿐이다. 무려 30% 가까운 축협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셈이다. 이렇게 많은 축협이 인근조합으로 흡수 합병되거나 해산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조합원들은 출자금 감자는 물론 주인으로서의 권리조차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고통을 겪었다.
통합농협 안에서의 축산조직도 마찬가지다. 통합과 동시에 시작된 농협축산경제에 대한 구조조정은 전국에 걸쳐 있던 축산경제사업장(판매장 포함)의 폐쇄로 이어졌다. 유가공공장(목우촌우유) 매각을 시작으로 농협축산유통은 농업경제부문의 농협유통과 농협무역으로 나누어 흡수당하고 판매장들도 정리되거나 흡수됐다. 중앙본부 부서들도 최근까지 줄기를 반복했으며, 축산경제사업의 핵심 축인 사료분야와 가공 유통분야(목우촌)는 자회사로 기업화됐다.
협동조합에서 축산조직이 산업 비중에 못 미치는 대접을 받는 동안 정부 안에서도 축산조직에 대한 축소 시도가 계속 이어졌다. 축산단체장들은 지난 10년 동안 농식품부(농림부)는 기회만 있으면 축산국을 없애려고 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단체장들이 이를 막으려고 쫓아다니며 축산의 전문성을 설명했던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래도 농식품부 축산국은 지난해 검역과 위생 관련 업무가 식품안전 분야로 넘어가고 자원순환과가 없어지는 시련 속에서도 전문성을 지닌 조직으로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축산조직의 지속적인 축소에도 불구하고 축산업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축산인들의 정예화, 전문화, 그리고 무엇보다 열정과 땀방울이 스며있기 때문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농협중앙회 개혁 논의가 한창이다. 축산인들은 이번 농협 사업구조개편 과정에서 또 다시 축산조직만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산업 비중에 걸맞은 대우를 바라는 목소리에 대한 메아리를 기다리는 축산인들의 마음을 헤아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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