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뚜레 농협중앙회가 정관 개정을 통해 현재 6명인 축협조합장의 중앙회 이사 수를 4명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현재 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된 후 차기 이사 선거부터는 지역축협의 경우 3명에서 2명으로, 품목축협도 3명에서 2명으로 줄게 됐다.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26일 이사회에 상정된 정관 개정안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시키고, 형평성과 통합정신에 어긋난다며 반대 입장을 강하게 밝힌 축협조합장 이사들이 단체로 퇴장한 가운데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사회에서는 이 문제로 인해 축협 조합장들과 농협 조합장 간에 고성까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중앙회는 다음날 비공개로 대의원회를 열고 이사회에서 통과시킨 원안을 그대로 상정해 의결을 받아냈다. 대의원회에서 나상옥 목포무안신안축협장(전국축산발전협의회장)을 비롯한 축협 조합장들이 2000년 통합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강하게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농협 조합장들의 고성에 묻힌 속에 의결된 것이다. 새로운 농협법 시행(12월10일)에 따라 전체 이사 정원이 현재 35명에서 30명으로 줄게 돼 불가피하다는 것이 농협중앙회의 설명이지만 석연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현재 조합장 이사는 모두 20명으로 농협 14명, 축협 6명이다. 이는 2000년 농·축협중앙회 통합 당시 축산분야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에 따른 것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농협은 이사 정원을 5명 감축하면서 사외이사 3명을 줄이고, 남는 2명의 감축 분을 모두 축협으로 떠넘겨 버렸다. 여기에는 “통합된 지 벌써 10년인데 아직도 축협 몫을 고수하냐” 또는 “전체 회원조합 중 10% 남짓한 축협이 너무 많은 이사 자리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농협인들의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원병 회장은 대의원회에서 “사업구조 개편 등으로 인해 다시 조정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다음에는 축산분야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조정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는 기회만 있으면 축산분야를 홀대하려고 한다”는 축산인들의 인식이 더욱 굳어져 축산과 농협의 거리감만 늘리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도 최 회장의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고 조합장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