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들이 임직원 적극 설득해 달라” 주문 일선축협장 “농협 내부에 문제 있다” 격앙 농협중앙회가 구조개혁추진단이 만든 ‘사업구조 개편 실무안’을 갖고 전국 순회 토론회를 계속 진행하는 과정에서 최원병 회장이 “농업경제와 축산경제를 통합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농협 내부에 많다”고 밝혀 일선축협 조합장들과 관계자들이 “역시 농협 내부에 문제가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8일과 9일 경남과 중앙본부에 이어 지난 13일 경기지역본부에서 토론회를 이어갔다. 경기지역 조합장을 대상으로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최원병 회장은 “축협 조합장들의 뜻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농협조합장들이나 축산경제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부문별 대표들과 실무자들이 (농업경제와 축산경제를) 통합해야 한다고 해 나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어 “축협 조합장들이 다른 사업부문 대표들이나 실무자들을 설득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철호 파주연천축협 조합장과 권우택 안양축협 조합장의 축산조직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를 요구하는 질의에 대한 답변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최 회장의 발언으로 그동안 축산조직의 축소 또는 폐지를 추진해온 세력이 농협 내부에 있다고 지목해온 범 축산업계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게 됐다. 특히 계속해서 모든 조합과 조합원, 직원들이 공감하는 사업개편안을 만들겠다고 강조해온 최원병 회장의 공언을 말 그대로 공언(空言)으로 만드는데 농협중앙회 대표들과 실무자들이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축산인들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수장이 공식적으로 밝혀온 입장을 뒤집기 위해 속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축산업에 대해서는 겉과 속이 다른 농협중앙회 진면목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실소도 뒤따른다. 정부나 국회에서조차 농협중앙회 내 독립적인 축산조직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조직의 큰 틀을 새로 짜는 중요한 시기에 사업 분리를 명분으로 축산조직을 애써 부정하고 ‘축산홀대’의 큰 획을 그어보겠다는 일부 농협인들의 노력이 불쌍해 보일 정도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원병 회장이 농협중앙회 축산조직을 없애려는 세력을 구체적으로 거론함에 따라 축협 조합장들의 움직임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경기지역 축협 조합장들은 토론회가 끝난 후 앞으로의 활동방향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범 축산업계가 구성한 ‘축산업 생존을 위한 공동 비상대책위원회(상임위원장 이승호)’도 새롭게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대상을 찾아 저지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