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산업 육성법 이후 인프라 구축 넘어 승마 대중화·산업 다각화
경마 수익, 말산업 생태계 전반 지원화 재편…퇴역마 활용 확대
정부, 말 복지 강화·지역 거점으로…정책 패러다임 전환 가속화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우리나라의 말(馬) 관련 정책은 최근 몇 년 사이 중요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오랫동안 경마 산업이 중심이었던 정책 구조에서 벗어나, 승마·관광·재활승마·교육·지역경제 활성화·말 복지 등으로 영역이 확장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말이 단순한 레저·스포츠 활동을 넘어 농촌경제 활성화, 국민 여가·건강, 반려동물·복지 분야와 연계된 복합 산업 자원이라는 관점에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말산업 육성은 농업·축산업 정책의 틀 안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동시에 스포츠·관광·교육·복지·지역개발 정책과도 맞닿아 있는 복합 구조를 가진다는 점에서 정책의 폭과 깊이가 커지고 있다.
◆말산업 육성법 중심 산업화 기반 구축
우리나라 말 정책의 근간은 지난 2011년 제정된 ‘말산업 육성법’이다. 이 법은 말산업을 농·축산업에 기반한 국가 전략산업으로 정의하고, 정부가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법 제정 이후 승용마 생산 지원, 말 등록 및 이력 관리, 전문 인력 양성(조련사·승마지도사·말관리사 등), 승마 시설 확충 사업이 추진되며 산업 기반 형성에 집중해왔다.
이 과정에서 말산업 특구가 지정되고, 지역별로 승마장·조련시설·관광 승마 프로그램 등이 들어서면서 말산업이 농촌지역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잡도록 기반이 갖춰졌다. 다만 산업 초기에는 시설 중심·인프라 중심 투자에 치중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말을 타는 산업에서 함께 즐기는 산업으로
최근 정책의 가장 큰 흐름은 승마의 대중화다. 과거 승마가 고가 종목이라는 인식으로 시장 확장이 더뎠던 반면, 농촌형 승마시설, 학생 승마체험, 생활승마 프로그램 등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식으로 시장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관광과 연계된 승마도 적극적으로 육성되고 있다. 지자체들은 해안·초지·관광지와 승마 프로그램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상품을 추진하며, 제주·경북·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승마 관광 클러스터화가 시도되고 있다.
또한 재활승마는 말산업 다각화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장애인 재활·정서 안정·아동 치료 등 말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활용한 치료 프로그램은 일부 지자체에서 공공 서비스 형태로 자리잡고 있으며, 관련 전문 인력 양성 및 지원체계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경마산업, 말산업 전체 지원으로 역할 재정의
말 정책의 역사에서 경마 산업은 핵심 동력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정책 기조는 경마가 말산업 전체 생태계를 견인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구조를 재편하는 방향을 띤다.
경주마 생산 및 말 번식, 승용마 전환, 부가가치 활용 등을 통해 경마와 비경마 분야 간 연계를 강화하고, 경마산업 관련 수익이 말 복지·승마 대중화·산업기반 구축에 기여하도록 구조적 조정이 진행 중이다.
◆정부, 말 복지 정책 강화로 체질 개선 시동
2025년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말 복지 증진 대책은 국내 말 정책의 상징적 변화로 평가된다. 생애주기별 관리, 학대·방치 대응, 퇴역 경주마 관리 강화, 말 복지 교육 의무화 등 11개 세부과제로 구성된 이 대책은 산업 중심에서 말 생명권·복지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퇴역마의 활용 확대는 복지와 산업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승용마·관광마·재활승마 전환 자원이 강화되고 있으며, 말의 은퇴 이후 관리 공백을 줄이기 위해 공적 관리체계 확립 논의도 시작됐다.
말 복지 향상은 산업 이미지 제고뿐 아니라 국내외 승마·재활승마 시장의 신뢰 확보에도 직결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과 접점 확대
말산업은 농촌 현장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가진 만큼, 지역 활성화 정책과의 연계가 본격화되고 있다.
말 특구·승마 관광단지·재활승마 센터·훈련장·조련사 양성기관·말 유통거점 등 거점 단위 산업화 모델이 여러 지자체에서 추진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클러스터 단위 생태계를 실험 중이다.
'말을 매개로 한 일자리 창출'은 정부와 지자체 모두가 공통으로 강조하는 전략이다. 사육·조련·승마지도·관광·교육·복지 등으로 직종이 세분화되며 전문 인력 양성 정책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말 정책, 큰 변화의 초입에
우리나라의 말 정책 방향은 명확하다.
경마 중심 생태계를 넘어 승마·관광·교육·재활·복지·지역경제로 말 정책의 지평을 확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제도 존재한다.
승용마 공급 부족, 승마시설의 안전·보험 문제, 복지기준 정착, 전문 인력 확보, 수익구조 균형 등이 향후 정책 효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장에서는 “산업 확대가 곧 복지 강화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정책의 지속성과 책임 있는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우리나라 말 정책은 지금 큰 변화의 초입에 서 있다.
산업·복지·여가·치유·관광을 결합한 말산업 생태계 시대를 지향하는 만큼, 앞으로의 정책 설계와 집행 결과가 승마 산업뿐 아니라 축산업·지역경제·경마·공공복지 전반에 걸쳐 중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