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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기획> 돼지 도매시장 활성화 ‘할 수 있다’ (상) 도매시장 출하 2% ‘요동치는 기준가격’

출하물량 감소 도매시장, 대표성 논란 ‘불씨’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출하비중 2%대…거래 위축으로 기준가격 진폭 커져
“업계 협력 통한 활성화…‘유통허브’ 위상 다시 세워야”

 

도매시장은 ‘농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개설되고, 운영된다. 그 목적에 따라 농수산물 유통을 원활하게 하고, 적정가격 유지에 기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생산자·소비자 이익을 보호하게 된다. 도매시장 가치는 투명성·건전성·안전성 등 공익성 확보에 있다.

 

2%대마저 무너질 수도
돼지 도매시장 역시 당연히 도매시장의 공익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건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돼지 도매시장에서의 경매가격은 돼지 기준가격으로 활용된다. 자연스럽게 도매시장 가격에 대표성이 부여되고 있다.
국내 양돈농가, 가공업체는 좋든 싫든 대부분 이 기준가격으로 정산하고 거래한다. 다만 이 가격이 법정 의무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도매시장으로 출하되는 돼지 물량이 너무 줄었다.
올 들어 9월까지 전체 출하 1천378만7천855두 중 도매시장으로 출하된 돼지는 29만1천678두다. 2.1%(제주, 등외 제외)에 불과하다.
게다가 2016년 5.0%, 2018년 4.4%, 2020년 3.4%, 2022년 2.7%, 2024년 2.2% 등으로 점점 감소세다. 이대로 가다가는 2%대도 무너질 수 있다. 지난 2000년 도매시장 출하 물량 비중 27%는 ‘옛 영광’이 돼버렸다.
유통업계에서는 도매시장 출하 물량이 적다보니 돼지 기준가격의 진폭이 더 커졌다는 불만도 나온다. 월별·계절별 뿐 아니다.
일각에선 “도매시장에 돼지 출하차량 한대만 더 들어오면 폭락, 덜 들어오면 폭등한다는 말이 결코 과장처럼 들리지 않는다”는 반응까지 보인다.
물론 단순히 상장물량의 비중만으로 가격의 대표성이나 안정성을 논하는 건 무리다. 그러나 적정 거래 물량 확보·유지, 다수 시장 참여는 가격 안정성을 끌어올리는 힘이다.

 

2차육가공‘수입확대’ 빌미도
널뛰기 돼지가격에 따른 논란은 상당하다. 우선 돼지고기 수입을 늘리는 빌미로 활용되기도 한다. 햄·소시지 등을 생산하는 2차 육가공 업계는 “돼지가격이 내려가도 원료육으로 국내산 비중을 늘리기 쉽지 않다. 언제 어떻게 가격이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부담을 호소해 왔다.
외식업계 역시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나 식당 경영에서 가격 안정성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조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양돈농가들도 상장물량 감소가 신경쓰이는 건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저품질 돼지고기가 도매시장에 몰릴 경우 기준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 가격 변동 리스크는 유통정보에 취약한 생산자의 부담으로 떠안겨질 수도 있다.
특히 시장 수급 상황과 기준가격에 엇박자가 나타날 경우 생산자와 육가공업체 거래 과정에서 불신이 발생할 수도 있다.

 

농가, 비용 상승에 출하 외면
왜 도매시장 출하가 줄었을까. 농가에서는 당장 비용문제에 부딪힌다. 도매시장 출하시 상장수수료, 중개수수료를 별도로 부담해야 하고 더 비싼 도축수수료 고지서를 받을수도 있다.
운송비도 스스로 부담해야 할 처지다. 일반 도축장보다 두당 1만원~2만원 가량 더 들수도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지리여건도 농가들이 도매시장 출하를 기피하는 요인이 되곤 한다.
이에 따라 사료업체와의 출하계약 등이 도매시장 상장보다 더 매력적이게 다가온다.
가공업체 역시 규격 위주(생돈과 지육간 품질차이가 크지 않음)로 거래되고 있는 만큼, 농가 직거래를 선호하고 있다.
일부 도매시장은 ‘돈 안되는’ 돼지 취급을 기피하고 있다는 시선도 적지않다. 도매시장 운영에는 중도매인, 운송팀, 새벽작업 등에 적지 않은 인력을 써야 한다. 그 사이 돼지 경매를 포기하겠다는 도매시장도 하나씩하나씩 고개를 들고 있다. 아울러 소규모 유통업, 식육점 등 도매시장 주 고객층이 조금씩 이탈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돼지 도매시장은 유통거점(HUB)으로서의 기능이 약화되는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도매시장 외에 기준가격으로 내세울 만한 마땅한 다른 방법이 눈에 띄지 않는다.
농가, 가공, 운송 등 축산업계, 소비자 모두는 돼지 도매시장 활성화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이제 실천할 일만 남았다.
최진웅 한국식육운송협회장은 “양보, 협력 그리고 정부 의지가 있으면 돼지 도매시장 활성화가 충분히 가능하다. 돼지 도매시장을 활성화 해 양돈산업 발전, 식량 안보 확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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