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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음지서 ‘숨은 가치’ 창출…축산·환경 긍정의 시너지 극대

#스토리 1
음식 폐기물 수거해 불순물 걸러내고 건조기술로 자원화
전국의 잔반처리 건조공장 물량 절반 이상 공급망 구축
#스토리 2
영양분 가득하지만 한번 쓰고 버려지는 버섯배지 이용
버섯농가 고충 해결…양축현장 사료비 절감 우수사례로
#스토리 3
도축장 가축혈액 가공해 혈분 제조…고품질 첨가제로
“소수지만 반드시 필요한 분야…파트너로서 존중해 주길”

<폐기물 재활용 사료자원화 우수업체 사례>

식료품의 경우 세척, 절단, 가공 등의 제품이 많아지면서 생산자와 생산지에서는 이것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상주의 감 껍질, 제주의 귤 껍질, 의성의 마늘껍질과 그 외 줄기 같은 것이 그런 것들이다. 원하는 것은 알맹이지만 부산물 없이 알맹이 만 얻을 수는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쓰고 남은 것. 흔히 말하는 폐자원들이다. 마치 세상에 양지와 음지, 빛과 그림자가 존재하듯 상존하는 이들의 관계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남는 것의 진실

축산업계를 환경 유해적인 산업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인 이유는 아마도 이런 음지의 역할 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상을 알고 나면 분명히 달라지게 될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남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제로로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남은 음식물을 환경적인 부담을 줄이고 잘 처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내 야 할 일이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사료 원료로 만들어 수출까지 해서 달러를 번다면 믿겠는가?

A사는 남은 음식물을 원료로 사료를 만들어 베트남에 수출하고 있다. 이곳은 예전에 빵이나 과자 공장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사료를 만들던 기술을 발전시켜 이제는 음식물을 건조시켜 가공하고, 선별하는 과정을 통해 고품질의 원료사료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곳의 B대표는 “남은 음식물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처리 방법도 많이 발전했다. 최근 가장 주목 받는 것은 각 지자체별로 선정된 수거 업체에서 모아, 건조공장으로 보내고 이곳에서 불순물을 걸러 내고 수분을 날려 유기물만 다시 우리 회사로 보낸다. 우리 회사에서는 이렇게 모은 원료를 다시 한번 거르고, 섞어 균일하게 맞춰 완제품을 만들고, 해외로 보낸다.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는다. 건조로 수분을 날리고, 파쇄한 상태의 제품이라 설명을 하기 전에는 남은 음식물로 만든 사료라고는 믿지 않는다. 물론 완성한 제품은 반드시 공인된 검사기관에 의뢰해 사료로서 적합한지에 대해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 문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 원료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창고에 가보 았다. 바닥에는 비가 오는 날씨였음에도 수분의 흔 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움쿰 집어 냄새를 맡 았다. 대표의 설명대로 남은 음식물로 만든 것이라 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냄새는 합격점을 받을 만 했다.

B 대표는 “수거 단계까지는 어쩔 수 없지만 건조 공장을 거치면 대부분 이런 형태로 원료가 나온다. 우리는 오랜 기간 동안 음식물을 효율적으로 처리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고, 기술이 좋아지면서 원료 사료로써 활용이 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했다. 지금은 전국의 남은 음식물을 처리하는 건조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의 절반 이상을 우리 업체가 받고 있다. 연간 70만 톤의 원료사료를 베트남에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조공장의 시스템은 단순하다. 1차 선별 후 탈수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유는 원심분리를 실시해 바이오디젤을 분리해 낸다. 이 과정에서는 전체 폐유의 2.5%가 바이오디젤로 추출된다. 이것은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탈수 이후 남은 고형분은 분쇄 후에 저장고로 옮겨진다. 이어 건조기를 거쳐 수분을 날리고, 냉각기로 식혀준 다음 2차 선별을 실시한다. 2차 분쇄를 하고 출고를 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 받은 원료를 A 업체에서는 다시 선별과 균일화 작업을 한다. 과하다 싶을 만큼 선별과정이 많다.

B 대표는 “간단하다. 버려지는 것을 쓰는 만큼 품질 하나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 우리 회사나 우리 제품에 대해 편견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편견 때문에라도 우리는 품질에 대해서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 위생과 품질은 재활용 회사의 생명 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수거업체의 경우 지자체로부터 처리작업에 대한 용역비를 받는다. 그리고 건조업체로 보내지고, 이 곳에서 가공된 것은 A 업체가 구매하는 것이다. A 업체는 이것을 고품질의 완제품으로 만들어 높은 가격에 수출한다. 버려지는 것은 최소화된다.

 

절대 놓칠 수 없는 품질과 가격

버섯배지는 한때 양축농가들에게 자가 TMR의 원 료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버섯 종균을 배양하기 위한 영양분이 가득한 배 지는 1회용이다. 당연히 버려지는 양이 상당했고, 이 것을 축산농가에서 받아 자가배합용 TMR 기계에 넣어 사료비를 절감하는 우수사례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원료의 안전한 관리였다. 버섯배지는 유기물로 관리가 소홀하면 금방 변패가 될 수 있다. 축산 농가 수준에서는 안정적인 원재료의 관리가 불가능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농장에 대형 냉동 저장고를 설치하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이니 말이다. 그렇게 버섯배지는 축산농가에게 사료로써 가치가 없는 것이라는 인식 속에 사라 져 가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주목한 업체가 있었다.

전남 함평의 그린피드(대표 차태원)는 인근에서 버섯배지를 수거해 원료 사료로 만들어 배합사료 생산 공장과 자가 TMR 농가에게 공급하고 있다. 생산물량이 월 1천 톤 정도 된다. 버섯농가에서는 배지가 한동안 처치 곤란 함을 겪었지만 그린피드가 생기고 나서는 고민이 싹 사라져버렸다. 인근에서 생산되는 버 섯배지 중 1/3을 그린피드가 받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배지 처리를 위해 투입되던 비용은 더 이상 필요 없어졌을 뿐 아니라 이제는 그린피드에 돈을 받고 팔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차태원 대표는 “부산물을 재활용한 사료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가 해결돼야 한다. 첫째로는 가격이 싸야한다는 것, 그리고 품질이 좋아야 한다 는 것, 마지막으로 깨끗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지켜지지 않으면 절대로 선택받을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그린피드는 이 세 가지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 당일 받은 원료는 당일 생산 하는 것,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 언제든 누구에게든 공개할 수 있도록 공장과 생산라인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린피드 기술의 핵심은 단순하다. 발효를 통해 사료 원료로써 가진 단점을 중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인 품질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바로 기술이다. 차대표가 오랜 연구를 거쳐 개발한 자체 생균제를 배양해 사용하면서 비용을 낮추는 것은 물론이고, 생균제를 충분하게 넣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차 대표는 “유익균이 우점하도록 하면 된다. 자체 배양한 생균제를 충분히 넣어주면 안정적이면서 기호성이 좋은 원료사료가 될 수 있다. 원료사료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있다. 원료가 가진 위험성을 낮춰야 하고, 영양소가 균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서는 부산물의 경우는 반드시 가공과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 점에 주목했다. 원료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린피드는 이제 더 다양한 원료를 사용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최근 개발한 마늘껍질을 발효한 제품은 시험사양 결과가 매우 좋게 나왔고, 함평군 관계자를 모아 개최한 시식회에서 호평을 받았을 만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은 반추동물의 탄소발생 저감 효과에 대한 실험을 순천대학 교에서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 이라고 차 대표는 말했다.

 

도축장에서 버려지는 혈액도 자원

일반적으로 가축의 혈액은 선지나 순대로 쓰지 않느냐고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식용으로 사용되는 것은 전체 도축장에서 나오는 혈액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나머지 9는 어디로 갈 까? 대부분은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정화시설에서 폐기물로 처리된다. 이 혈액을 수거해 수분을 제거하면 단백질 90% 에 가까운 최고품질의 사료원료인 혈분이 된다. 혈분은 닭 사료와 수산물 사료의 원료로는 최고로 평가받는다.

혈분전문생산업체 (주)이나의 신승훈 대표는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 말한다. 그는 “도축장에서는 매일 작업이 진행되고, 반드시 혈액이 처리돼야 한다. 저장에도 한계가 있고, 혈액은 정화시설도 커야하고, 시간도 오래 걸 리기 때문에 자체 처리를 한다는 것은 비용적 면에서나 고정비용 투자, 민원문제 등 도축장으로서는 고민거리다. 그런 면에서 우리 같은 혈분제조공장은 그들에게는 큰 고민을 덜어주는 존재인데 인식은 아직 많이 못 미치는 것 같아 아쉽다. 버려지는 폐기물을 받아가는 업체라고, 사람까지 폐기물은 아니다. 자존심을 다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자세한 설명을 듣지 않아도 신 대표의 말이 금방 이해가 됐다. “축산업계 전체에서 보면 소수이면서 생소한 분야여서인지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제대로 알 려지지 못한 점은 아쉽다. 물론 혈분업계 스스로가 더 좋아지려 노력해야겠지만 우리 업계가 하고 있는 긍정적 역할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폐기물을 자원화하는 사례들은 이들 말 고도 국내에 여러 곳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축산과 환경 분야에 긍정적 역할을 하면서도 정부의 지원보다 우선되는 규제강화 등으로 지칠 때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폐기물을 재활용하여 자원화하는 만큼 사료 안전성은 확고히 유지해야 한 다. 그 원칙을 지키는 업체라면 적극 지원을 통해 산업을 활성화 시켜서 폐기물 처리에 따른 탄소저감정책에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지속되는 사료원료 수급 문제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산업을 육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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