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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116. 축산물플라자 - 축협은 정직을 판다

브랜드 축산물 시대 부응…조합원·소비자 요구 동시 충족
‘판매사업, 수익사업 정착’ 새 이정표 제시

  • 등록 2019.08.21 11:08:09


(전 농협대학교 총장)


▶ 협동조합의 사업 중에서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사업은 축산물판매사업이다. 여기서는 학교급식, 단체급식, 군납 등 특정 계층을 상대로 하는 판매사업은 제외하고, 일반소비자를 상대로 농·축협이 직접 판매하는 소매사업 분야에 대해서만 기술한다. 전국에는 2018년말 현재 139개의 축협이 있는데, 이중 지역축협이 116곳, 낙농조합이 12곳, 양돈조합이 7곳, 양계조합이 2곳, 그리고 양봉조합과 양토양록조합이 각각 1곳이 있다.

 
▶ 축산물판매장의 형태를 보면 조합 브랜드나 지자체 브랜드 축산물을 판매하는 브랜드축산물 전문판매점, 축산물을 이용한 식당, 이 두 가지를 병행하는 혼합형 매장인 축산물플라자 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2008년에는 전문판매점이 20곳, 식당형이 14곳, 플라자가 41곳으로 총 75개의 매장이 운영되어, 소매 판매사업을 하지 않는 조합이 많았다. 그러나 브랜드 축산물 판매요구가 커지면서 조합들의 판매사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고, 농협중앙회도 판매사업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자금지원, 예산지원, 홍보강화 등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13년에는 전문판매장이 87곳, 식당이 16곳, 플라자가 107곳으로 총 210개소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2018년에는 축산물플라자 등 판매장이 모두 315개소로 늘어났다.


▶ 전체 매출액을 보면 2008년 1천254억 원이던 것이 2013년에는 3천847억 원으로 연평균 38%씩 성장했다. 손익은 2008년에 5억2천900만 원이 2013년에는 254억 5천800만 원으로 크게 개선되어 판매사업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정착되었고, 경제사업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는 기존의 고정관념도 깨졌다.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2018년에는 총 매출액이 4천844억 원으로 성장했다.


▶ 이렇듯 소매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조합장들의 사고 전환과 조합원이 생산한 축산물을 잘 팔아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유통사업을 제대로 해달라는 조합원과 일반 소비자의 요구를 협동조합이 충족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조합원들은 자신이 생산한 가축이나 축산물을 제값에, 제때에 팔아줄 것을 요구해왔고, 소비자들은 고품질의 안전한 축산물을 적정가격에 공급해 달라고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협동조합의 경제사업 활성화라는 정책적 목표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도 각 조합들이 판매사업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많은 조합들이 축산물플라자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에 두 곳의 사례를 소개한다.


▶ 평창영월정선축협의 ‘대관령 한우타운’ : 평창영월정선축협은 2008년 9월 25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대관령 한우타운’을 개장했다. 평창군의 지원을 받아서 육성한 브랜드인 ‘대관령한우’를 판매하기 위한 종합판매장이다. 식당은 판매장에서 고기를 구입해서 식단 차림비 3천 원을 부담하고 직접 구워먹는 셀프식당과 일반식당처럼 앉아서 직원의 시중을 받는 노블 레스토랑, 그리고 단체전용식당으로 꾸몄다. 입지여건이 용평스키장으로 가는 도로 길목에 있고 IC에서 가까웠다는 점으로, 연중 고객수가 고르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여건이 좋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당시 김영교 조합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의지와 추진력이 성공의 원동력이었다. 


▶ 초기에 대관령 한우타운을 건설하면서부터 지역 음식점들의 반발이 매우 거셌다. 조합에서는 고심한 끝에 군의 협조를 받아 횡계리 일대를 대관령 한우마을로 발전시키기로 상인들과 합의를 끌어냈다. 조합이 운영하는 한우타운 판매장에서 ‘대관령한우’를 구입해서 상가지역 협력식당 중 어디를 가도 똑같은 상차림 가격(당시 1인당 3천 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사업시스템을 개선했다. 그렇게 하자 조합의 한우타운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고객들의 불편도 없어지고 가맹음식점들도 영업수익이 오르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업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 평창영월정선축협의 또 하나 자랑은 조합원이 한우를 출하할 때 두당 1만 원씩을 적립하여 ‘대관령한우복지재단’을 운영하는 것이다. 적립된 기금으로 지역 내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복지시설에 기부도 하는 등 지역사회에 온정을 베푸는 나눔축산운동을 펼치고 있다. 식당의 식재료도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이용함으로써 지역농업 발전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 의성축협의 ‘의성마늘소 마을’ : 경북 의성군 봉양면에 가면 ‘의성마늘소 마을’이 있다. 자그마한 면소재지인데 대구 등 인근지역에서는 맛있는 명품 쇠고기를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이름났다. 이상문 의성축협조합장은 관내 조합원이 생산한 ‘의성마늘소’를 많이 소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한 끝에, 접근성이 좋은 봉양면 소재지에 ‘의성마늘소 타운’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면소재지 중간에 금융지점을 내고 바로 옆에 의성마늘소 판매장을 개설했다.


▶ 관내에 있는 음식점들에게는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상생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모두 13개인 가맹음식점 간판은 똑같이 ‘의성마늘소 식당’으로 통일했다. 축협판매장에서 쇠고기를 구입해서 어는 곳이든 가맹음식점에 들어가서 식당 차림비 1인당 3천 원만 부담하면 손님이 직접 구워먹도록 했다. 이외에도 전국의 축협에서 운영하는 축산물플라자나 판매점이 각 지역마다 있으므로 여행할 때 인터넷으로 농축협 ‘축산물플라자’나 ‘한우플라자’를 검색하여 이용하면 안전하고 맛있는 한우나 한돈 고기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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