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최근 위축돈이 도매시장으로 집중적으로 흘러 들어가며 휴가시즌임에도 돼지가격이 맥을 못추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낮은 돼지가격 형성에 양돈농가도 한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일부 도매시장에 출하된 돼지의 상위등급 출현율이 각각 한자리 숫자에 머물며 돼지 평균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A도매시장의 경우 지난 8일 2등급 출현율이 97%에 달한 반면 상위등급 출현율은 3%(1+등급 1.5%, 1등급 1.5%) 불과했다. 이 도매시장의 이날 돼지 평균가격은 지육kg당 3천226원에 그쳤다. 같은날 전국 도매시장의 평균가격(등외, 제주제외)은 kg당 3천957원으로 전일보다 44원 하락했다. 특히 다음날인 9일에는 A도매시장 출하돼지 100%가 2등급 판정을 받으며 2천357원의 평균가격을 기록했다. 3천993원에 형성된 전국 평균가격과 kg당 1천600원의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A도매시장은 지난 13일 상위등급 출현율이 70%에 달하며 평균가격도 4천390원으로 오히려 전국 평균가격(4천25원)을 상회, 대조를 보이기도 했다. 품질이 떨어지는 돼지출하가 몰릴 경우 해당 도매시장의 경락가격을 끌어내리면서 전국의 시세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비단 A도매시장 뿐 만 아니다. 지난 13일에는 B도매시장의 2등급 출현율이 85%를 기록, 이 시장과 전국 평균가격이 kg당 800원이나 육박하는 차이를 나타내기도 했다. 대한한돈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확인 결과 도체중 80kg 미만의 위축돈이 집중 출하된 영향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무더위로 인한 위축돈이 늘어난 상태에서 육가공업계의 휴가시즌과 맞물려 일부 양돈농가에서 돈방정리가 이뤄진 여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인 도매시장 출하물량 자체가 적다보니 많지 않은 위축돈에도 평균가격이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도매시장 전문가들은 “도매시장 출하가 감소할 수 밖에 없는 국내 양돈산업 구조속에서 지엽적인 현상으로 인해 전체 돼지시세가 영향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위축이나 잔반 등 비정상돈을 전국 평균가격에서 제외하는 단기대책과 함께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도매시장 가격왜곡이 일어나지 않도록 양돈농가 스스로의 노력도 절실한 시점이라고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