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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온고지신(溫故知新) <9> 계란은 살아있는 생명체다

계란 등급판정, 유통체계 안전성 강화 새 전기
닭고기 등급제는 일대 홍역…소비자 요구로 안착

  • 등록 2018.04.12 18:39:31
[축산신문 기자]


윤영탁 전 본부장(축산물품질평가원)


2017년 8월 14일 농림축산 식품부가 친환경 농장을 점검하던 중 경기도의 일부 산란계 농장에서 살충제의 일종인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검출되었다는 언론의 발표는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급기야 전국적으로 조사가 시작되었고, 안전성에 문제가 되는 살충제가 검출된 농가에서 출하한 계란을 전량 회수하는 등 한동안 그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그때 TV에서 비춰준 것이 등급판정된 계란에 표시된 농장 이름이었다. 그러나 계란의 등급판정은 자율적으로 실시되기에 등급을 이용한 수거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이와 같이 평소에는 그 가치를 잘 모르고 지냈던 것도 극단의 상황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경우가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계란 유통은 세척·코팅되지 않은 상태로 집하장에서 중간 유통상인을 거쳐 거래되는 형태였다. 산란계가 알을 낳고 이동되는 과정에서 여러 이유로 계란의 껍데기가 금이 가거나 깨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계란은 분변으로 오염되기 쉬워 유통과정에서 쉽게 변질되게 된다. 특히 살모넬라에 오염된 계란을 먹을 경우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계란의 등급판정은 소비자에게 위생적이고 신선한 계란을 공급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검토되었다.

2001년 12월 12일 한국양계축협 대구집하장에서 시범실시가 시작되었다. 자율적인데도 역시 기득권의 반발이 만만하지 않았다.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세척함으로 인해 보존기간이 짧아진다는 주장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금이 간 계란인 경우 오히려 오염이 빨리 될 수 있기 때문인데 그만큼 계란의 유통구조가 열악했던 것이다. 하지만 반대를 하는 입장의 속내는 오래된 계란의 유통이 어렵게 되는 환경을 우려한 것이다.

계란은 생명을 갖고 있는 생물이다. 따라서 계란은 유통과정에서도 호흡을 한다. 호흡을 하기에 장기간 보관할 경우 에너지 소비로 인한 영양가 손실이 생기게 되고, 외부로부터 세균에 오염된 경우 곯게 된다. 

계란등급판정에서 흰자의 높이를 측정하는 이유도 얼마나 신선한 계란인가를 보는 것이다. 신선하지 않은 계란은 껍데기를 깨어 놓으면 흰자가 푹 퍼지게 된다. 

얼마 전 등급판정 받은 꿀을 선물 받은 적이 있다. 이제는 소·돼지·닭·계란의 등급판정을 넘어 오리와 꿀까지 등급판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개무량했다. 

이와 같이 무(無에)서 유(有)의 창조가 그 뿌리를 내려 우리 축산물의 든든한 기둥으로 생산·유통·소비의 지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의 기본에 등급이 있다

등급은 브랜드와 상호 보완적이기도 하고 대립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등급은 보편적인 반면 브랜드는 기업의 색(色)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색에 등급을 잘 활용하면 상호보완적이지만 기업이 색만을 중시하면 등급은 브랜드의 차별화에 방해가 된다고 본다.

예를 들어 1등급으로 판정받은 고기는 브랜드 유무와 관계없이 품질이 균일하다는 일반적인 생각을 브랜드파워가 강한 기업으로서는 불만족스러운 것이다.

잘 알다시피 등급은 보편적인 기준이지 어느 브랜드의 특성에 맞춰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그것은 소비자에게 최소한의 객관적 알 권리와 생산의 지표로 사용될 수 있도록 통일된 잣대를 만든 것이다.

우리 축산업 중에서 위탁·계열화 사업이 가장 잘되어 있는 곳이 육계 산업이다. 그 결과 세계적 수준의 브랜드 업체가 생기게 되었다.

처음 닭고기 등급판정을 시작할 때 브랜드와 등급의 대립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중소 브랜드는 등급을 원했고, 대 브랜드는 등급이 차별화를 저해한다고 본 것이다. 

이렇듯 닭고기 등급판정 정착은 순탄하지 않았다.  

2001년 11월 축산법 개정으로 닭고기 등급판정의 법정근거를 마련하고 2003년 4월 체리부로를 시작으로 시범사업을 확대하였으나 본 사업 전환을 앞두고 등급판정 수수료 납입 등의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학교급식 등 소비자 측에서 등급 닭고기의 요구와 감사원의 닭고기 등급재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반영되어 2007년 3월 하림, 마니커, 농협 목우촌, 신명, 우림인티 등 5개 업체에서 시작되었다.

닭고기는 소·돼지·계란과 다른 특수성이 있다. 소·돼지는 한 마리에서 나올 수 있는 고기량이 많고 품질의 차이도 크다. 그리고 계란은 온전한 형태로 최종 소비단계까지 전달된다. 하지만 닭의 경우 마릿수도 많을 뿐만 아니라 한 마리에서 나올 수 있는 고기의 양은 1kg 전후다. 그것을 다시 부분육으로 분할하게 되면 더 없이 작아지게 된다.

그렇다고 등급의 필요성이 적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소비자들은 브랜드도 신뢰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제 3기관에 의해 평가받은 상품이 브랜드 상품에 이용되길 원한다. 등급과정에서 선별되는 결함지육 즉 방혈불량, 수종, 피부상처 등이 있는 닭 도체는 가공과정에서 그 일부가 제거 되었다 하더라도 품질이 정상적인 것과 같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는 오리까지 등급이 확대되었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판정비율이 저조하다는 것은 해결되어야 할 과제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