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장에서는 무엇이 오갔나? 제 1차 소위원회는 지난 5월 6일 개최됐다. 이날 생산자측에서는 생산비 상승 요인에 따라 자체적으로 인상요인을 분석한 결과 34.4%의 인상요인이 있지만 경제여건 등을 감안해 29.4%를 원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수요자측에서는 생산비 기준을 놓고 생자자측과 이견을 보이며 논란은 6월 16일 5차 회의까지 지루하게 이어졌다. 이후 6차 협상에서는 유업체 측에서 9.8%를 제시하고 생산자측에서는 25.7%를 제시하면서 다소나마 접근이 이뤄졌다. 7차 회의에서는 유업체에서 12.1%를 제시해 양측 간의 의견이 더욱 좁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8차, 9차, 10차 협상까지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며 더 이상 협상이 진행되지 못했다. 9차 회의에서는 당초 협상시한이 6월말까지이던 것을 7월 18일까지 연장키로 합의해 현재까지 진행 중에 있다. 특히 11차 협상에서는 유업체측에서 17.1%가 마지노선이라며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고 못 박은 이후 13차 협상까지 이어지고 있다. ▶협상장 밖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원유가 현실화를 위한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이던 6월 17일 전국에서 몰려든 7천여명의 낙농가들의 규탄대회가 여의도에서 개최됐다. 이후 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과 선종승 이사는 이날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단식농성은 19일간 진행됐으며 유업체측에서 마지노선으로 17.1%를 제시한 7월 4일 11차 협상 직후 5일 개최된 낙농육우협회 이사회에서 단식농성을 풀고 본격적으로 납유거부 투쟁에 돌입키로 결의해 장외 투쟁의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낙농가들은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공장과 본사 앞에서 릴레이 항의집회를 개최하는 등 수요자측을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또 이때부터 낙농육우협회는 납유거부 투쟁을 선언하고 낙농가들로부터 납유거부 동의서를 제출 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가운데 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는 지난 7월 2일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고 19.8%의 절충안을 내놓았으며 서울우유는 6월 25일 조합원과 집행부간의 협상을 통해 자체적으로 25% 인상안을 합의해 협상의 변수로 떠올랐다. ▶원유가 현실화 무엇이 문제인가? 이번 협상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무엇보다 생산비 산출근거를 놓고 상호간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또 최근 경기 침체와 각종 물가 인상으로 인해 원유가 인상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도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보다도 근본적인 문제는 생산자와 수요자간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점이다. 이번 협상 결과가 어떻게 결론 나더라도 생산자는 생산자 대로 수요자는 수요자 대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생산자는 물론 수요자 역시 호소문과 당부를 통해 상호 신뢰 회복과 협상 이후에는 결코 불미스러운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원유가 협상 전망은? 17.1%라는 마지노선을 제시한 수요자측과 25.7%의 인상안을 요구하는 생산자측간의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못하고 있어 협상 시한인 18일을 넘길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납유거부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 양측 모두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낙농육우협회에서 농림수산식품부에 적극적인 개입과 중재를 요청해 놓은 상태로 정부의 중재로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소위원회에서 인상률을 합의하더라도 낙농진흥회 이사회의 승인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이사회에서 소비자단체가 어떠한 반응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하루속히 협상이 타결되기를 바란다”며 “결코 납유거부 사태까지 가는 불행한 상황이 발생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협상이 마무리되면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야기되지 않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낙농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