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휴가철에는 삼겹살이 없어 못팔었어요.” “김장 시즌에는 목심, 전지, 후지 등을 대느라 몸이 두개라도 모자랐어요.” 평소보다 20~30% 이상 판매량이 늘어나며 돼지고기 소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던 돼지고기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휴가, 김장 특수 뿐이 아니다. 봄 나들이, 삼삼데이, 가정의 달, 명절, 연말연시 등 각종 특수가 아예 자취를 감추었거나 크게 오그라들었다. 축산물 가공·유통 업체들은 이에 대해 “전반적으로는 회식 감소, 경기침체 등 사회적 영향이 크다. 또한 해당특수마다 돼지고기 소비를 이끌어낼 ‘촉매제’가 줄었다. 예를 들어 휴가철에는 해외에 많이 나가고, 너무 더워 굽기를 외면한다. 연말 송년회 때는 문화행사가 회식을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공·유통 업체들은 특히 “그래도 특수에는 판매량이 증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 조그만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고 있다. 수입 돼지고기·쇠고기가 빠르게 국내산 돼지고기 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가공·유통 업체들은 한달 앞으로 다가온 올 추석 역시 특수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관계자는 “예전에도 갈비, 2차 육가공품을 제외하고는 추석명절에 돼지고기 판매가 크게 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빨리 찾아온 추석으로 인해 과일 수요가 돼지고기로 옮겨갈 것으로 나름 기대했다. 하지만, 돼지고기 갈비 선물세트를 제작한다는 소식이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사라진 특수에 관련 산업계는 물론, 생산농가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축산물 가공·유통 업체들은 “불과 3~4년 전만 해도, 특수를 겨냥해 창고마다 냉동 돼지고기를 가득 쌓아놨다. 그리고 가격이 오르면 그 때 물량을 풀었다. 하지만, 특수를 기대할 수 없는 이제는 냉동을 한다는 것은 곧 손실을 의미한다. 특수시즌에도 가격이 상승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토로했다. 실제 휴가철 지육 Kg당 5천원을 넘어가던 돼지고기 가격이 올해는 3천원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가격변동폭도 과거에 비해 확연히 완만해졌다. 이에 따라 양돈 생산농가들도 굳이 특수를 고집하지 않는 경향이 짙어졌다. 예전에는 특수 시즌에 맞춰 출하시기를 당기거나 늦추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임의적 조절에 매달리지 않는 상황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축산 업계는 이렇게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떨어지고 안정세를 찾은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산 돼지고기를 애용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원료육, 프랜차이즈 식자재용으로도 국내산 돼지고기가 상당부분 가격경쟁력을 회복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