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 없고 작용기전 뚜렷…인체용 기술로 널리 활용
‘씨티씨’ 통해 원가 절감…축산분야 경제성 문제 해결
특정균 타깃 살멸효과 따라 다양한 제품군 개발 올인
최근 동물용 항생제대체제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 박테리오파지는 원래 인체쪽 기술이었다.
1910년대 세균을 잡아먹는 생명체로 첫 규명받은 이후 각종 질병 치료제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1940년대 페니실린 등 항생제의 개발이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치료를 줄어들게 했다.
박테리오파지 기술이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항생제 오남용에 따른 슈퍼박테리오 출현과 내성문제 때문.
특히 2000년대 들어서면서 바이오테크놀로지(BT) 기술발전과 함께 투자가 활발해 졌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씨티씨바이오와 손잡고, 축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가 박테리오파지 원료를 씨티씨바이오에 제공하고, 이를 씨티씨바이오가 사료첨가제로 생산하는 형태다.
강상현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 연구소장은 “박테리오파지는 특정한 세균에 침투해 용균하는 바이러스”라며 안전하며, 내성이 생기지 않고 잔류의 우려와 부작용이 없는 매력만점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체쪽에서 개발경험이 워낙 많아서 축산용 제품개발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박테리오파지 기술이 축산분야에 적용되기까지에는 적지 않은 진통을 겪어야만 했다고 전했다. 바로 경제성이 발목을 잡았다. 아무리 효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비싸면 고객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밖에 없는 게 현실.
이러한 고민을 동물약품 업체 씨티씨바이오가 덜어줬다. 강 소장은 “씨티씨바이오를 통해 대량판매를 실현, 원가를 낮추게 됐다”고 밝혔다.
박테리오파지가 축산분야에 안착한 또 다른 기회는 2011년 7월 이후 시행되고 있는 배합사료용 항생제 사용 전면금지다.
강 소장은 “사료업체들이 먼저 접근해 올 만큼 당시 상황이 절박했다”며 사료업체들과 일당증체량, 사료요구율, 폐사율 등 효과를 확인하느라 매일같이 축산현장을 돌아다녔다고 회상했다.
강 소장이 꼽는 박테리오파지 성공비결은 명확한 작용기전이다. 그는 “설계한 대로 효과를 갖는 항생제대체제는 박테리오파지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다만, 특정균에 타깃을 두기 때문에 박테리오파지는 다양한 제품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그래서 육계, 산란계, 양돈, 축우 등에 적용할 수 있는 20여종 박테리오파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향후에는 성능을 보강하는 것은 물론 젖소 유방염 치료제 등으로 박테리오파지 활동영역을 넓히고 수산분야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테리오파지 뱅크는 현재 410여종에서 1천여종으로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박테리오파지가 세균 파쇄를 유도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단백질 효소인 ‘리신’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군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철분제를 활용해 기능성 축산물 생산에도 참여키로 했다.
강 소장은 박테리오파지 개발 과정 중 축산인을 만나면서 그 열정에 많이 놀랐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로서 ‘해결책’을 제공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뜨거워졌습니다. 우리나라 축산이 개방파고를 넘고, 소비자로부터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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