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진 박사(농림축산검역본부 바이러스질병과)
써코바이러스연관 질병(porcine cicovirus-associated disease, PCVAD)은 이유자돈의 위축 및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지난 1991년 처음 발생이 보고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대표적인 생산성 저하 질병이다. 현재까지 4개의 혈청형 PCV1, 2, 3, 4형이 보고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지난 3년간(’18~’20) 705개 시료를 검사한 결과 PCV1(5.1%), PCV2(61.3%), PCV3(2.2%) 그리고 PCV4(0.3%)가 국내에서도 모두 발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PCV2를 제외한 혈청형은 병원성이 없거나 일부 병원성 유무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현재까지 국내 농가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있다.
PCV2가 PCVAD의 주요 원인체다.
항원성을 나타내는 캡시드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있는 ORF2(open reading frame 2) 염기서열에 따라 2a부터 2h까지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주로 2a, 2b, 2d 유전형이 발생하고 있다. 1990년대 주요 유전형이었던 PCV2a에서 2003년 이후 PCV2b로 진화했고, 2009년과 2012년 각각 중국과 미국에서 PCV2d 출몰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PCV2d가 유행하며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양돈장의 병성감정 의뢰 시료를 검사한 결과, 현재 국내 농장에서 검출되고 있는 써코바이러스의 90% 이상이 PCV2d 유전형이다.
이러한 국내·외에서 써코바이러스의 빠른 유전형 이동(genotype shift)은 빠른 진화(10-3~10-4 substitutions/site/year)에도 원인이 있겠다. 하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백신 즉, PCV2a 기반 백신으로는 방어가 안되는 PCV2d 유전형의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면역 회피(immune escape)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양돈현장에서는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써코질병이 발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PCVAD는 현장에 백신이 개발되어 적용되기 전까지는 큰 경제적 손실을 유발했다. 그러나 써코백신이 국내에 도입되었고 한때 세계적인 백신 품귀현상으로 자가조직 백신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한바 있었다.
그후 백신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자돈의 생산성 저하와 폐사가 크게 감소함과 동시에 백신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는 규모 면에서 구제역백신 다음으로 큰 백신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현장에서 써코백신의 방어 효과에 대한 논란의 목소리가 있다.
문헌을 조사해보면 써코백신의 효과적인 교차방어능에 관한 보고와 백신실패 의심사례에 관한 상반된 보고들이 있다.
최근의 국내 PCV2d가 90% 이상 검출되고 있는 상황과 PCV2d와 PCV2a 유전형간 약 12% 수준의 아미노산 서열 차이를 볼 때 PCV2a 써코백신의 PCV2d 야외 분리주에 대한 교차방어능 평가가 필요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PCV2a 기반 국내·외 상용백신 3종과 국내 분리주간 교차중화능 평가 결과 백신 모두 PCV2a 및 2b 분리주에 대해서 높은 중화효율을 보였다.
반면 PCV2d 분리주에는 낮은 중화역가를 나타내어 국내 분리주 PCV2d를 이용한 백신 개발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산업체공동(’19~’21)으로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PCV2d 분리주를 이용한 재조합단백질 백신을 개발했다.
개발된 백신은 국내 분리주 PCV2a, 2b 및 2d 모든 유전형에 우수한 교차방어능을 보였다. 양돈농장 3곳에서 실시한 야외임상시험 결과에서도 PCV2d 백신그룹에서 혈중바이러스농도 감소 및 체중 증가 등 뚜렷한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PCV2d 재조합 백신은 2022년도 품목허가를 통해 시장의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국내 PCV2 백신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국적기업의 PCV2a 백신에서 국내 분리주를 이용한 PCV2d 백신으로 교체해 접종하면 써코질병 피해를 감소시켜 국내 양돈산업의 생산성이 증가될 것으로 기대한다.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질병의 예방과 제어에 있어 백신의 중요성은 이미 알려져 있다.
최근 코로나19 발생으로 전 세계가 백신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PCV2도 써코백신에 의해 선택적 압력(selective pressure)으로 계속 진화할 것이며 새로운 변이종이 출몰할 것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새로운 국내 유행주에 대한 특성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야외 분리주와 기존 백신의 효능을 평가하고 더 효과적인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 양돈농장의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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